도시하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활하수
강우 유출수·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원인
중랑천·탄천·수영천·금호강·광주천·갑천이 대표적 도시하천


▲ 김동욱 박사
“지금까지 우리나라 도시하천 생태복원은 ‘자연적인 도시하천 생태복원’이 아닌 ‘인공적인 도시하천 생태제작’에 치중”

모든 도시는 도시하천 끼고 있어

총 국토면적 10만140㎢ 중 산림이 64.5%를 차지하는 좁은 면적에 5천만 명 중 90%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모두 크고 작은 도시하천들을 가지고 있다.

‘도시하천’이란 도시화 지역을 배수구역으로 하는 하천을 말한다. 서울특별시의 중랑천과 탄천, 부산광역시의 수영천, 대구광역시의 금호강, 광주광역시의 광주천, 대전광역시의 갑천, 전주시의 전주천, 청주시의 무심천 등이 대표적인 도시하천들이다.

도시하천의 오염, 도시하천 생태계의 악화 등은 치유하기 어려운 도시하천 문제로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도시하천 문제란 도시하천 수문의 급격한 변화, 높은 오염물질 농도, 하천형상의 변화, 생물종 풍부성의 감소 및 내성종의 증가 등과 같은, 도시화로 유발된 변화에 의해 도시하천 및 그 하류 수역의 수문과 수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말한다.

▲ 경기도 용인·성남시와 서울시 송파·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 탄천은 도시화 밀도가 높은 상류에서부터 극심한 오염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도시하천 문제를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은 복잡하고 상호작용적이지만 그러한 악영향의 대부분은 도시화 지역의 강우유출수,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 및 누출수, 하수처리장 방류수 등과 같은 주요 오염원들에 의해 발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중 가장 심각한 도시하천 문제는 생활하수 등 인위적인 오염원에 의한 극심한 수질오염과 도시화 지역의 불투수 면적의 증가로 인한 수문의 급격한 변화이다.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도시하천도 커지지만 그와 비례하여 수질오염 등 도시하천 문제도 커진다.

특히, 대도시가 도시하천을 포함한 전체 유역의 중상류에 위치할 경우 도시하천 하류의 수생태계에 까지 악영향을 미쳐 심한 경우 수생태계가 절멸되고 극심한 수질오염으로 모든 용도의 물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영산강 유역의 광주광역시, 낙동강 유역의 대구광역시 및 구미시, 금강유역의 대전광역시 등이 전체유역의 중상류에 위치한 대표적인 대도시들이다.

극심하게 오염된 우리나라 도시하천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하천은 극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서울특별시의 중랑천의 경우 도시화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류의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Ⅱ등급, 총인(T-P) Ⅲ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으나 의정부하수처리장을 지나면서 BOD는 Ⅳ등급으로, 총인은 Ⅵ등급 이하로 떨어진다.

중랑하수처리장을 지난 중랑천의 수질은 BOD, 총인, 분원성대장균군 등 모든 수질항목에서 Ⅵ등급의 10배 이상 나빠진다. Ⅵ등급 수질이란 거의 모든 수중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물을 말한다.

탄천의 경우에는 도시화 밀도가 높은 상류에서부터 극심한 오염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지지역 등 도시화 밀도가 높은 지역을 끼고 흐르는 탄천 상류의 수질은 BOD와 총인(T-P)의 농도가 각각  23.9mg/L 및 1.15mg/L로 Ⅵ등급 수질의 2배를 넘는다. 탄천 중류와 하류의 수질은 성남하수처리장과 탄천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영향을 받아 상류와 비슷한 수질을 보인다([그림 1] 참조).

▲ [그림 1] 서울 중랑천 및 탄천 총인(T-P) 농도 (2005∼2009년)

대구광역시의 도시하천인 금호강의 경우 도시화 밀도가 낮은 상류의 수질은 BOD Ⅰa등급, 총인 Ⅰb등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으나, 도시화 밀도가 높은 중류와 하류의 BOD는 Ⅱ내지 Ⅲ등급 이하로, 총인은 Ⅴ내지 Ⅵ등급 이하로 떨어진다([그림 2] 참조).

병원성 미생물의 지표인 분원성대장균군의 상류의 수질은 Ⅰb등급을 보이고 있으나 도시화지역의 생활하수의 집중적인 영향을 받는 중하류의 수질은 Ⅲ등급 이하로 떨어진다([그림 3] 참조).

▲ [그림 2] 대구광역시 금호강의 TP 농도(2005∼2009년)

▲ 대구광역시 금호강의 분원성대장균군 농도(2005∼2009년)

 
우리나라 도시하천 극심한 유량변화

우리나라의 도시하천의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점은 강우시와 비 강우시의 극심한 유량 변화이다.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 면적의 증가로 인해 강우시 유출량 (runoff)을 증가시키고 지하 침투수량을 감소시켜 홍수가 발생하고 비 강우 시에는 지하 침투수량의 감소로 기본유량이 없어 건천(乾川)이 된다([그림 4] 참조).

이와 같은 수문현상 때문에 도시하천에는 자연적인 생태계가 거의 존재할 수 없다. 홍수 시의 거센 물살은 도시하천의 바닥에 있는 모든 생물체를 긁어가고 비 강우 시에는 하천을 흐르는 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 [그림 4] 서울특별시 정릉천의 홍수와 가뭄


우리나라 도시하천 생태복원 주제

하천에 자연적인 생태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지하 침투수에 의한 적정량의 자연적인 하천 유량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도시하천은 이러한 자연적인 하천유량이 없고 비 강우시에 도시하천을 흐르는 물은 도시화 지역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나 공장폐수 등의 누출수, 그리고 하수·폐수처리장의 방류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도시하천은 이러한 오염된 물의 하수구가 되고 만다. 탄천이나 중랑천, 안양천 등이 그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도시하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지역적인 노력이 있어 왔으나 그들 중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성공적인 하천생태복원을 위해 지켜야 할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 탓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행해진 도시하천 생태복원사업의 주요 내용은 홍수배제와 도시의 효율적인 토지이용을 위해 하천 형태를 직선화하고 하천 양안에 콘크리트 벽을 쌓으며 물을 가두기 위해 보를 설치하고 하천 둔치를 포장하여 산책길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체육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공간이 허용되면 주차장을 설치한 곳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도시하천 생태복원의 주제는 ‘자연적인 도시하천 생태복원’이 아닌 ‘인공적인 도시하천 생태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5] 참조).

▲ [그림 5] 우리나라 도시하천 생태복원의 예. 좌측은 불광천, 우측은 광주천의 모습.

우리나라 도시하천 생태복원 명제

도시하천 생태복원의 명제가 ‘자연적’인 생태복원이 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도시하천의 자연적인 생태복원을 위해서는 도시화 지역의 불투수 면적을 줄여 강우 시 유출량을 줄이고 지하 침투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도시하천의 수문변화를 감소시켜 도시하천을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또한 도시화 지역의 불투수 면적의 감소 노력과 함께 도시화 지역 상류에 소규모 저류시설이나 저류장치 등을 설치하여 강우시 유출수량을 줄임과 동시에 비 강우시 하천유량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은 도시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하수관거의 정비와 배수체계의 개선을 통해 생활하수 등 하·폐수의 도시하천 누출을 철저히 차단하고 하·폐수처리시설의 방류수의 수질을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수질환경기준에 근접하도록 고도로 처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총인(T-P)의 경우 현재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이 2mg/L로 되어 있으나, 그 Ⅰ등급 수질환경기준은 0.02mg/L임으로 방류수의 농도가 수질환경기준보다 100배나 높게 배출되며, 이는 그 유입하천의 평상시 유량이 방류수  유량의 최소한 100배가 되어야 수질환경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하천에 대한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것은 가능하면 하천에 대한 인간의 접근을 줄인다는 것을 말한다. 자연은 사람의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 심지어는 숨소리도 싫어한다. 야생(wildlife)은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아닌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야생은 인간과의 접촉이 아닌 비접촉에 의해 보호된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