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기근(饑饉)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예고는 본란이 이미 수차례 지적해 왔다.
제주도의 경우 물 공급을 언제까지 지하수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지표수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그런데 지표수를 이용하기 위해 인공 저수지(貯水池)를 건설하려 해도 주민들이 이의(異議)를 제기하고, 정부와 지자체조차 머뭇거리니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마철 풍부한 수자원을 갈수기에 사용하려면 물을 가두는 저수지 건설밖에 방법이 없는데 지자체와 정부에서 저수지 건설에 소극적이라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나.

더구나 저수지 건설비는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로 늘어나는만큼 머뭇거려서 될 일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대체 수자원 개발을 위해 2013년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성읍저수지’가 사실상 사업 첫해인 올해부터 난관에 부닥쳤다고 한다.

저수지에 포함되는 34필지 10만여 평에 이르는 수몰지 및 진입도로 예정지에 대한 토지 매입에 나서고 있으나 정부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용수 개발사업은 주민과 이해 관계자들의 이의 제기로 당초보다 상당히 축소되어 저수용량 125만5000t 규모로 착수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확정한 올해 용지매입비는 고작 9억9200만원이어서 전체 매입 예정 토지의 30%도 사들이지 못할 처지라고 한다.

다른 예산은 그렇다치고 용지 매입 예산은 우선 책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 순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에 소홀히 하는 것은 물의 소중함, 앞으로 닥쳐올 물 부족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용수 개발을 위한 저수지 개발사업을 미루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절실하고 화급(火急)한 일이다.

근년 들어 잦은 기상이변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수자원 개발은 우리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지자체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저수지 예산 확보에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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