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방식 참여못하면 도태 우려

하수관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09년까지 하수도 보급률을 8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아래 하수관거 사업에 대거 BTL방식을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7년까지 4조6천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8천여㎞의 하수관거를 정비할 계획이다.

게다가 연말까지는 지난 7월 발주된 28개 시군의 하수도 정비공사 실시설계 적격자가 선정되고 내년초 계약 체결을 거쳐 상반기부터는 착공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콘크리트흄관을 비롯한 복합유리 섬유관, 레진관, PE관, 진동관 등 하수관 생산업체들의 수주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이어지는 보수시장에도 참여가 불가능해 사실상 업계에서 도태되는 등 하수관 업계의 판도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수관거사업 어떻게 추진되나

침수피해 방지와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해 하수관거를 정비해야 하나 소요재원이 부족해 사업이 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수관거의 보급률이 65% 수준에 불과한데다 설치된 관거도 8.6m당 1곳으로 불량이 발생하고 있다.

또 242개 하수종말처리장 가운데 계획수질 대비 유입수질이 50% 미만인 저농도 처리장이 102개소로 42%에 달한다.

따라서 정부는 BTL방식을 도입, 조속히 하수관거를 정비해 오는 2009년까지 보급률을 선진국 수준인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07년까지 4조6천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하수관거 8천824㎞를 정비하고 올해는 마산시 등 17개 시군에 1조원의 민자를 유치, 50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정부는 오는 2008년 이후의 투자계획은 내년 중기 재정계획 수립시 확정하고 재정사업은 BTL사업과 병행해 꾸준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차 목표연도인 2007년까지 하수관거 보급률 75% 계획연장 13만3천865㎞ 시설연장 10만764㎞, 2009년까지 보급률 80% 계획연장 13만9천956㎞ 시설연장 11만3천61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부터 하수관 수요를 쏟아낼 사업은 사업비 1조1천945억원 규모의 다목적댐 상류지역 하수도시설 확충사업이다.

남강댐 충주댐 등이 포함된 이들 사업지역에는 하수처리장 520곳이 신설 또는 개량되고 하수관로는 329㎞가 설치된다.

또 내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비 5천28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한강수계 735㎞ 2단계 하수관거 정비사업도 하수관 생산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이다.


▷어떤 자재가 있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하수관은 흄관 레진관 딕타일주철관 PC관 진동관 등 강성관과 수지파형강관 PE관 유리섬유복합관 PVC이중벽관 등 연성관을 합쳐 20여종에 이르고 있다. 이들 하수관들은 재료와 제조공법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강성관의 경우 부식과 수밀성, 연성관은 변형과 구배불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흄관을 비롯해 진동관 PC관 등 콘크리트관은 특수부식 방지대책과 수밀성 확보대책이 시급하고 레진콘크리트관은 부식에 강하나 품질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닥타일주철관은 라이너 박리시 부식이 급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라이너 등의 수명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또 현장 CCTV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리섬유 복합관과 파형강관은 변형은 거의 없으나 대체적으로 구배가 불량하고 피복박리 부위가 발견됐다.

PVC이중벽관과 내충격용 PVC관, PE관 등은 관의 변형과 함께 종단구배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나 다짐작업을 할 때 이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특히 PE관을 융착접합할 때는 수축 및 팽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향후 시장전망은

국내 하수관 시장은 초기 단계부터 콘크리트 흄관이 지배를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20여종의 새로운 관종이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흄관은 정부의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를 건설할 때 수요가 절정을 이루며 생산업체들도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PE관을 비롯해 진동관 PVC이중벽관 등이 시장에 진입하며 흄관의 영역을 잠식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레진관 유리섬유복합관 등이 가세,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로 단체수의계약에 의한 관납 등에 의존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진동관 등 일부 품목의 경우 단체수의 계약 대상품목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2007년부터는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되고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대거 BTL로 전환됨에 따라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단체수의계약에 따라 비교적 안정된 가격에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던 업체들은 종전과는 달리 동종업체들과 피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가격이다.

20여종에 달하는 관종업체들이 물량 납품을 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시장질서는 금방 와해되고 자금력이 없는 업체들은 도태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중소기업들이 BTL 공사 시행시 하수관을 분리발주해줄 것을 관계당국에 요구하고 있으나 관철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또 하나는 향후 시장이 신설보다는 보수위주로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부터 4~5년 동안 하수도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나면 신규 시설보다는 기존 시설에 대한 보수수요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하수관거 정비공사에 납품을 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전개될 보수시장에는 발을 붙이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시장 선점을 위한 관종별 수주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판도 변화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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