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건교위 한선교 의원,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서 주장

머지않아 베올리아, 수에즈등 다국적기업에 국내시장 내줄 판
이미 삼성, 한화 등 국내 기업과 합작 국내진출, 운영권 행사
2006년 시장개방, 2007년 ISO 표준화 계기로 본격 공세 전망  
 

   
우리나라 수도산업이 머지않은 장래에 외국기업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건교위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을)은 9월 30일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우려를 밝히며 베올리아, 수에즈 등 수도관련 다국적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 수자원공사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베올리아는 이미 지난 2000년 현대석유화학 대산공장과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공업용수 시설에 대해 20년간 장기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던 하수처리 사업분야에도 진출했다. 베올리아는 2002년 인천 송도만수 하수처리 시설 사업에도 진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작해 삼성베올리아 인천환경주식회사를 세웠다. 삼성엔지니어링이 19.9%, 베올리아가 8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베올리아가 20년간 운영권을 행사하는 조건이다.

또한 세계 2위 물 기업인 수에즈 역시 매출액 10조원으로 물 사업 분야에서 13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 진출한 수에즈의 자회사 온데오는 2001년 한화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도 양주군 신천.장흥.곡릉 하수처리장 건설사업에 진출했다. 하수처리장이 완성되면 소유권은 정부로 이관하지만 20년간 운영권을 행사한다.

2001년 3월 개정된 수도법에는 "지방자치단체인 수도사업자는 수도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문기관에 수도시설을 위탁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한국도 외국계 기업을 비롯한 민간기업이 상하수도 사업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20~30년간 장기위탁경영 방식으로 진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해외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리스크가 큰 개발도상국이 아닌 중국.한국.일본을 타켓 시장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이 회사들은 2006년 말 타결 목표인 WTO 도하개발 아젠다의 시장개방과 2007년 7월 발간 예정인 ISO의 서비스 표준화를 계기로 국내 상하수도 시장에 대한 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선교 의원은 "이렇듯 수도 사업은 글로벌기업의 공격적 마케팅 상대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수자원공사는 베올리아의 마산에서의 실패를 예시로 들며 지자체는 수돗물공급의 공익성 확보와 기존 공무원 인력의 원만한 고용승계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보다는 수자원공사와 같은 공기업을 선호하고 있다"며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따라서 수자원공사는 시장개방과 표준화로 지자체의 사업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이 제도화되기 전에 국내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선교 의원은 또 "21세기는 물이 석유보다 비싼 '블루 골드(Blue Gold)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며 "수도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더욱 분발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