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덕 효/ 세종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한강·낙동강 하류 가뭄 취약성 증가    
평가결과 국내 수자원 기후변화에 민감한 영향받을 전망  
가뭄 영향평갇취약성 분석기법 개발·정량화 연구 필요

 

   
▲ 배덕효 교수
기후변화, 세계적 위기 직면

최근 국내 자연과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에 하나는 기후변화일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 분야별 영향평가 및 적응대책 수립에 대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강우의 강도와 빈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3℃ 증가할 경우 아시아에서만 연간 700만 명 이상이 홍수피해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란 어떤 단기간의 기상현황보다는 장기간의 평균적인 개념의 기상상태를 말하며, 이는 대기뿐 아니라 해양, 지구표면, 생물권의 영향을 받게 된다. 심지어 인간의 다양한 활동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후변화라 하면 자연적인 변동성보다는 인간활동에 의한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원인으로는 대기중의 온실가스 및 에어로졸의 증가로 알려져 있으며, 화석연료의 사용, 토지이용의 변화, 가축사육 및 쌀 농업의 변화 등은 온실가스 변화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쳐 농업생산 행위는 기후변화에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 연구는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하나는 과거 관측자료를 분석하여 기후변화 경향 및 변동성을 규명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가상의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기후변화를 모의할 수 있는 모델을 통하여 예측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통상 장기간의 관측자료를 요구하는데, 국내 현실이 장기간 관측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GCM(Global Circulation Model)를 이용하는데, 생산자료의 공간적 해상도 문제로 인해 국내의 경우 상세화 기법(downscaling techique)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21세기 말 4.5℃ 이상 증가 예상
 
이 연구에서는 역학적 상세화 기법과 통계적 상세화 기법을 모두 사용한 혼합 상세화 기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생산된 강수 및 기온변화 시나리오는 유출모델의 입력자료로 활용되어 국내 수자원의 기후변화에 따른 시공간적 변동성을 규명했다.

그 결과 과거 30년(1971∼2000년)에 대한 미래 3기간 △2001∼2030년 △2031∼2060년 △2061∼2090년의 평균기온은 1.0℃, 2.8℃, 4.53℃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강수 및 유출량은 한강 유역을 포함한 북부지역은 증가하고 낙동강과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남부지역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량의 계절적 변동은 가을과 겨울철 유량의 증가 및 봄철 및 여름철 강수의 감소로 가뭄에 더욱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에서 민감도는 PANU(연 강수량), PN 01(일 강수량이 1㎚ 이상인 날의 일수), DRYM(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평균), MDRY(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최대값), DWF(연별 7일 동안의 평균 유출량의 최소값)을 사용했으며, 적응능력은 RES(농업용 저수지의 유효저수 용량), GW(관정을 통한 지하수 취수량), DWC(댐의 용수공급 가능량)을 사용하고, 노출정도는 WD(유역별 단위 면적당 용수수요량)을 사용했다.

즉, 연간 강수량과 하루 강수량이 1㎚ 이상인 날의 일수와 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평균이 작을수록, 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평균과 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최대값이 클수록 취약성이 크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강수량이 1㎚ 이상인 날의 일수는 섬진강 유역을 포함한 남해안 지역에 빈도가 높았고 낙동강 하류지역에는 빈도가 낮았다.

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평균(일)은 낙동강 유역에서 높은 값, 보통 3.6∼6.3일의 범위가 나타났으며, 연속적인 무강수 일수의 최대값(일)은 낙동강 하류 유역에서 높은 값, 최대 22∼31일의 범위를 보였다.

남쪽유역 가뭄 적응능력 높아

   
▲ 기후변화 따른 가뭄 취약성에 대한 유역별 가뭄 민감도 및 적응능력 평가결과, 낙동강 유역(사진)에서 민감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한강 유역과 금강 유역에서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RES(농업용 저수지의 유효저수 용량), GW(관정을 통한 지하수 취수량), DWC(댐의 용수공급 가능량)가 클수록 적응능력이 크다고 가정 시, 한강 유역보다 남쪽 유역들의 적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남쪽에 농업용 저수지가 많이 위치했고, 낙동강 유역의 많은 댐으로 인한 용수공급능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WD(유역별 단위면적당 용수수요량)는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의 요구량을 합하여 유역면적으로 나누어 산정했으며, 서울을 포함한 경기지역과 낙동강 하류지역이 물 수요량이 높았다. 유역별 자산밀도는 홍수 취약성 평가에서는 고려했으나, 가뭄의 취약성 평가에 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여 가뭄 취약성에는 고려하지 않았다.

유역별 가뭄 민감도 및 적응능력 평가결과, 낙동강 유역에서 민감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한강 유역과 금강 유역에서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가뭄에 대한 적응 능력은 한강 유역보다 남쪽 유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유역별 가뭄 취약성 평가 결과 분포가 고르게 나타났으며, 한강과 낙동강 하류 지역의 취약성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가뭄 피해액에 대한 자료수집이 힘들기 때문에 신뢰도 평가를 수행하지는 못했다.

가뭄 피해액의 정량화 난이

한편, 국외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수자원 취약성 분석은 가뭄, 홍수, 주운(舟運), 용수공급, 유지 용수, 하천생태, 수질 등 수자원의 제 분야별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제시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들 제반 요소 가운데 가뭄에 대한 취약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법을 제시하고 평가지표에 대한 결과를 분석·제시했다. 가뭄에 대한 취약성을 노출도, 민감도 및 적응력의 함수로 나타냈으며, 각종 지표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러나 가뭄의 취약성 평가는 홍수취약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과거 실측자료가 불명확하며, 또한 가뭄지표의 정량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연구하고 규명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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