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간접취수방식 국내 적용사례

   
▲ 지난해 4월 1일 이만의 환경부장관과 김종천 상하수도정책관 등은 창원시 대산면에 있는 강변여과수 정수장을 방문, 방사형 집수정 등 원수와 정수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
① 상수원 관리와 문제점
② 간접취수방식 해외사례
③ 간접취수방식 국내 적용사례
④ 수돗물 취수원 이전
⑤ 결론 및 제언

창원·함안, 강변여과방식 도입 비용절감

수질오염사고 많은 낙동강 ‘간접취수방식’ 도입 시급
강변여과방식, 병원생 미생물 등 유해물질 제거 탁월

   
▲ 정진섭 의원

우리나라도 수돗물 취수에 있어서 선진화된 방식인 간접취수를 이용하고 있다. 가장 수질이 문제가 되고 있는 낙동강 수계의 경남 함안과 창원에서 2005년부터 강변여과 방식으로 각각 2만 톤, 7만 톤씩 간접취수를 시작했고, 창원 2단계 6만 톤, 김해 18만 톤이 공사 중에 있다.

 물론 여기가 우리나라의 최초는 아니다. 미8군이 1970년대부터 한강 반포대교 옆에서 하루 1만 톤의 물을 강변여과 방식으로 취수해왔다. 강변여과 방식의 간접취수는 원수 수질을 상당히 향상시켰다. 지표수를 그냥 취수하는 부산 매리취수장의 경우 원수의 BOD가 2.0mg/L일 때, 강변여과로 취수한 함안취수장과 창원취수장의 경우 각각 0.3mg/L과 0.7mg/L이었다. 

 특히 총대장균군의 경우 부산 매리취수장이 590(수질기준 100mL당 불검출)일 때 함안은 2, 창원은 0으로 나타났다. 같은 낙동강 물인데 그야말로 비교가 안되는 1급수 수질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는 서울시민이 주로 먹는 암사취수장이나 광암취수장보다 원수 수질이 좋은 것이다. 이것은 취수 방식에 따라서는 수질이 나쁜 수계에서도 1급수의 원수 취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정수 과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지표수를 바로 취수한 경우는 침사­약품­응집침전­급속여과­오존접촉­활성탄 등 6단계를 거치고 염소 등 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3단계 정수과정…비용절감 높아

그러나 강변여과로 취수한 경우는 원수 수질이 좋기 때문에 정수과정도 포기반응­급속여과­활성탄여과의 3단계만 거친다. 또, 소독약 대신 소금을 정제해 사용함으로써 악취가 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현재 경남 함안, 창원의 경우 강변여과 방식의 간접취수로 전환함으로써 정수 비용이 상당히 절감되고 있다.

■ 용산 미군기지 용산 미군기지인 미8군의 경우, 미군 기지의 식수원 공급을 위해 반포대교 하류 고수부지에 수직정을 설치해 간접취수를 통해 원수를 공급하고 있다.     수처리 과정은 간접취수된 원수에 함량이 높게 나타나는 철, 망간 제거를 위한 폭기 과정과 혼화, 응집, 침전, 여과의 정수 과정을 거친 후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 수직정별 용량은 최대 511톤/일이며, 20개의 수직정을 통해서 약 1만 톤/일이 취수되고 있다.

■ 창원시  현재 창원시에서는 대산면 및 북면 지역에 각각 7개의 수직정을 설치해 시범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각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수직정의 직경은 400m, 깊이는 40∼50m, 강변으로부터 8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창원시는 현재 상수도 확장사업으로 2단계 6만㎥/일 추진 중인데, 낙동강변에 총 42개의 수직정을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림 1] 창원시 강변여과 방식을 이용한 간접취수 후속공정

   
▲ 창원시가 대산정수장에서 강변여과수를 이용해 생산, 무료 공급하는 병 수돗물.

또한 창원시에서는 장래 용수 수요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경제적이고 유지관리가 용이하면서 많은 양의 취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방사형 집수정에 의한 강변지하수 개발 타당성 조사’를 상수도 확장사업 2단계 과정의 일환으로 실시했으며, 현재 방사형 집수정 시범시설을 설치 중에 있다.

   
▲ 김해시 강변여과 타당성조사 수직정 및 Pilot test 장치.
■ 김해시  김해시는 최근 도시화에 따른 급속한 인구증가로 인해 급수 수요량이 증가하게 됐다. 이로써 2016년 목표 급수 수요량인 42만 톤/일의 시설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의 증설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낙동강 원수의 수질사고에 대비한 완충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체 취수원의 개발이 필요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김해시에서는 강변여과수 개발이 대체 취수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고 있으며, 김해시 생림면 마사리 딴섬 일원에 시범적으로 수직정을 설치해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낙동강을 수원으로 하고 있는 창원, 김해 등의 지역들은 간접취수의 도입으로 인해 취수원수를 수질오염사고로부터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넉넉한 취수원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포항시  포항시에서도 도시화로 인한 하천 수질 악화의 문제와 인구증가에 따른 급수 수요량 증대로 유강리에 하상여과공법을 이용한 간접취수 방법이 도입됐다. 하루 생산량은 5만∼7만 톤/일로 780m 길이의 유공관을 하상 표면에서 4m 깊이로 매설해 하천수와 양수정의 수두차를 3∼5m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 [그림 2] 포항시 유강리 RBF 공법 설치 개념도

지아디아 등 병원성 미생물 제거 

이상의 해외와 국내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면 강변여과식 간접취수방법은 기존의 직접취수방법과 비교해 수질사고에 대한 안전성, 양질의 취수원수 확보, 자연친화적 처리공정으로 인한 운영관리비 감소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강변여과식 간접취수를 이용해 원수를 공급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아디아나 크립토스포르디움 같은 살인 기생충뿐만 아니라 일반세균, 기타 병원성 미생물의 상당량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먹는 물 생산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미국 켄터키주 루이스빌시의 B.E. Payne 정수장에서 강변여과방식을 통해 상수원수를 공급할 경우, 지아디아와 크립토스포르디움에 대한 제거능력을 살펴본다면 그 우수성을 금세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표 1]에서 제시된 수치는 동일 샘플의 반복측정결과로 최대값을 명시한 것이며, 대부분은 측정한계 미만으로 측정됐다. 즉, 강변여과식 간접취수 시 이들 지아르디아나 크립토스포르디움에 의해 인체가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재래식 상수처리 과정에서는 이러한 살인 기생충이 처리되기 힘들며, 분리막 여과 등 별도의 고도정수처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강변여과식 간접취수의 경우 이들 살인 기생충의 수를 취수단계부터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총대장균(Total Coliform)과 일반세균(HPC Bacteria)은 하천수에 다량 존재한다.

그러나 모두가 인체에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미생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강변여과를 거쳐 취수된 여과수의 대장균과 일반세균수를 분석함에 따라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제거효율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반세균·대장균 감소효과도 탁월

B.E. Payne 정수장의 대장균 관측결과를 보면, 하천수에서 약 9∼16만5천MPNs/100mL(100mL당 최확수 대장균군 수) 정도의 대장균이 관측된 반면, 강변여과를 거친 여과수의 경우는 대부분이 1.0MPNs/100mL 미만으로 매우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일반세균의 분석결과도 대장균의 경우와 유사한 경향으로 나타났는데, 하천수의 경우는 최대 420CFUs/mL(1mL당 함유된 대장균군 수)이던 세균수가 여과수에서는 10CFUs/mL 미만으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장균에서 최대 6.0Logs, 평균 3.5Logs 수준의 제거된 효율에 따라 일반세균이 최대 4.3Logs, 평균 2.2Logs 수준의 제거효율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성 세균들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제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B.E. Payne 정수장의 탁도를 관측한 결과를 보면, 하천수에서 최소 3에서 최대 599NTU까지 측정되던 탁도가 강변여과를 거치고 난 후에는 대부분이 1.0NTU 이하로 감소되는 등 매우 탁월한 제거능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영양화 발생에 따른 조류, 우기나 홍수 시 각종 부유물이나 탁도 유발 물질의 유입 등 원수의 높은 탁도로 인해 취수과정에서부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정수처리과정에서도 응집­침전 과정에서 많은 양의 약품이 투입돼야하는 등 효율적인 정수생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그러나 강변여과방식을 통한 간접취수의 경우 매우 낮은 탁도의 원수공급이 가능하므로 기존의 직접취수에 의한 원수를 대상으로 할 때 보다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응집­침전이 가능해진다.

간접취수 방법 고려 선정돼야

강변여과식 간접취수는 기존 공정과 비교했을 때 수질사고에 대한 안전성 그리고 양질의 취수원수를 균등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공정에서 소요되는 약품 슬러지 발생량을 줄여 정수장 운영관리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충적층이 얕은 경우 홍수 시 세굴로 인한 충적층의 손실로 수질변화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취수지역 선정 시 반드시 지형 및 지질조사에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링 작업을 통한 양수량 검증 및 예측 작업이 필요하다.

이 같은 사전조사를 통해 간접취수 지역을 선정하면, 기존 직접취수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취수방법이 정착될 수 있다. 간접취수 선정 및 타당성 조사에서는 [표 3]과 같은 사항들을 사전에 꼭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2006년 11월 2일 국내 최초로 통수된 경남 창원시 대산정수장의 강변여과수 시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선정지역에서 간접취수에 충족된 지질 및 지형이 형성돼 있으면, 기존 공정과 비교 시 월등하게 우수한 취수방법으로 경제적이고도 우수한 취수원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해물질 제거로 안전성 확보

강변여과식 간접취수는 하천 인근에 집수정을 설치하고, 하천주변의 토양층을 거쳐 하천수가 자연 여과되도록 해 양질의 수자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보다 많은 양의 다양한 원수를 확보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댐이나 저수지로부터 원수를 취수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인근 하천에서 바로 취수 및 추가적인 정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물의 이송에 필요한 관로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수질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앞의 여러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과과정에서 재래식 정수처리공정에서는 제거가 매우 어려운 지아디아, 크립토스포르디움 등 병원성 미생물, 용존성 유기물 미량 유해물질 등의 상당량이 제거될 수 있다.

따라서 간접취수가 보편화된다면 취수원수의 안전도가 높아질 것이고, 정수처리공정에 많은 신뢰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먹는 물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나 테러 등으로 인해 독극물이 유입되는 경우에도 간접취수는 직접취수방식과는 달리 토양층을 거쳐 오염수가 장시간의 여과과정을 거친 뒤 취수되므로 인체에 대한 유해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즉, 불시에 발생하는 수질오염사고에도 대처가 가능함에 따라 보다 안전한 먹는 물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취수원수가 하상을 통과하면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기작을 통해 사여과와 유사한 원리로써 여러 오염물질들이 자연적으로 제거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염물질에 포함된 중금속, 질산성질소, 내분비계장애물, 병원성 미생물 등 기존 직접취수 시에는 제거되지 않고, 직접 정수장으로 유입됐던 오염물질들도 간접취수를 통하는 경우 오염물질의 상당량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간접취수 도입 필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간접취수방식이 많이 적용되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과 지질학적 특성이 달라 투수계수가 다소 낮으며, 하천의 유량과 수질도 계절적으로 변화가 심한 특징을 갖고 있어서 있어 유럽도 미국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한국형 간접취수’방식을 제안할 수 있다.

   
▲ [그림 3] 한국형 간접취수방식

한국형 간접취수 방식은 [그림 3]에서와 같이 강변여과와 함께 침투연못 또는 인공습지 등과 같은 인공침투시설로 유입함으로써 여과유량을 대폭적으로 증가시켜서 생산할 수 있으며, 강우시에는 인공침투시설을 비점오염을 처리하고 강우유출수를 저류하는 시설로 이용함으로써 하천수질 보전 및 홍수방지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는 이처럼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간접취수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실제로 적용해야 함으로써 다양한 취수원을 확보하고 수질의 불신에서 오는 사회갈등과 비용을 경감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사료된다.

특히 팔당호와 같이 광역화된 상수원의 경우 상수원이 위치한 상류지역과 이용지역인 하류지역간의 개발과 보전 논쟁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인 갈등과 비용지출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강변여과과 같은 간접취수에 의한 취수원의 다변화는 상·하류간의 갈등과 논쟁을 잠재우고 공생과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