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기 장 / (주)키스트 이엔지 사장

충분한 시장성 조사 후 진출 필요
가정용 정수기·공장 폐수처리 시설 유망
초기 투자 극복할 자금 확보가 성공 관건


 

   
▲ 성기장 사장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달 14일 KOTRA 국제회의장에서 지식경제부 후원으로 ‘중국 환경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환경관련 유망사업인 수질개선 사업과 CDM 사업에 대한 중국시장 현황과 중국 내 진출사례 소개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중국 환경관련 사업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획득하고 진출전략을 수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기업 및 각계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참석,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졌다. 이날 (주)키스트 이엔지(KIST ENG) 성기장 사장이 발표한 ‘중국 수처리사업 진출방안’을 요약했다.      <편집자 주>

 

음용수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유망 진출 분야  현재 중국인의 웰빙(wellbeing) 의식 증대와 소득증가 및 구매능력 제고로 가정용 음용수 및 정수기 관련 제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내 정수기 보급률은 선진국(보급률 70%)에 비하면 크게 미치지 못하는 편이나 여전히 무한 확대가 가능한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정수기 관련 제품의 관련 법규 및 관리 부문이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품질인증 취득을 위한 신청절차 및 단계별 소요기간, 인증 취득 비용 등의 까다로운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시장성이 높다 하더라도 당장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전망되고 있다.

   
▲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공장 오·폐수 처리 및 관련 설비 분야도 유망 진출 분야로 꼽을 수 있다.
중국 시장에는 아직 절대적 강자도 절대적 약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후 서비스 관리가 경쟁에서 매우 중요하다. 정수기와 같이 건강에 관련된 제품일수록 고객의 신뢰감을 얻으면 향후 판매량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 투자 판매망 구축 필수  

유통망 확보 및 마케팅의 중요성이 크다. 시음식 및 활발한 광고 홍보 등의 마케팅 활동으로 정수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 사업은 향후 부품 등의 지속적인 수요 발생이 예상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꾸준한 제품 홍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소량의 주문에도 잘 대응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단기적인 투자이익을 생각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현재 중국인의 웰빙(wellbeing) 의식 증대와 소득증가 및 구매능력 제고로 가정용 음용수 및 정수기 관련 제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정수처리 제품의 무한 확대가 가능한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중앙정부의 환경에 대한 관리 및 외국인 투자기업(합작기업 등) 집중감독이 강화됐다. 환경규제법의 방류 금지에 관한 지방조례 적용으로 조업에 사실상 지장을 미치고 있다. 주로 강소성(江蘇省), 절강성(浙江省), 안휘성(安徽省), 산동성(山東省) 등 환경 집중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

강소성의 사례로는 강소성 태호 녹조현상으로 주변 공장 폐쇄 조치 강소성 소재 일부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외국기업 설비 증설에 지장 초래 도금, 염색, 표면처리 등 종사업체 조업 정지 등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산업용 순수(純水) 및 초순수(超純水) 분야와 공장 오·폐수 처리 및 관련 설비 분야도 유망 진출 분야로 꼽을 수 있다.

중국 기업과 협력 진출 모색

중국의 시장 환경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전 세계 환경기술 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에 진출한 상태라 기술이전 등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11차 5개년(2006∼2010)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을 통해 5년 단위로 경제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산업용 순수(純水) 및 초순수(超純水) 분야도 중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 기간 중 환경 부문에 약 1조1천억 위엔(약 2천억 달러)을 투입해 도시생활 오수처리, 핵 안전 및 방사능 환경보호, 탈황시설 설치, 고체폐기물 처리 등 환경 분야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기존 시장을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등 환경산업 분야의 선진국들이 각종 차관과 민간 자본을 앞세워 중국 환경보호산업 시장을 저인망 방식으로 훑고 있다.

중국의 환경시장을 접근하려면 중국 기업과의 협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지방의 중규모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어 이것을 잘 활용한 시장진출이 필요하다.

정부·민간 기술 조합 필요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 기업들은 기술공여, 공동 프로젝트 진행, 차관 및 민간자본 공여를 통한 환경시장 개척에 나선 지 오래됐다. 때문에 후발주자인 우리 기업이 그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만큼,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한 중국기업과의 협력 진출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기업들도 날이 다르게 커가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역으로 한국 시장을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 시 동반 진출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하고 있다.   중국시장이 마냥 어렵다는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유보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도 지금의 환경시장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바, 정부의 지원과 민간자본과 국내 기술이 일체가 된 패키지적 성격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현지 정보·언어 구사 중요

실패사례  한국에서 잘 나가던 환경 분야 종합면허업체인 S기업은 자체 개발한 특허제품도 여러 개가 있었고, 국내 실적도 높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랴오닝성 심양(瀋陽)에 투자해 중국기업 여러 곳에 설비를 설치한지 3년만에 투자금과 기술설계를 합작업체에 전부 넘겨주고 철수함은 물론, 국내에 있던 기업까지 큰 손해를 입어 부도처리가 난 바 있다.

실패 원인으로 총 경리의 현지 정보 및 언어 능력이 부족했던 점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조선족을 합작 파트너로 삼고, 조선족 비서를 통해서 모든 업무를 처리했으며, 자재구매, 시장조사, 자금지출 등 중요업무를 조선족 직원에게 일임해왔다. 현장 체재기간이 부족해 한 달에 15일 정도만 중국에 출장해 보고를 받은 것이다.

또 현지의 법률 및 계약조건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하자보수 요청, 추가 공사 등을 이유로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문제를 안고 말았다. 또한 공사 감독자 능력 부족으로 적정한 공사품질 및 자재품질을 확보하지 못했고, 발주처 사장, 총 경리 등 관계자와의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으며, 자금 지출 통제기능 또한 미비해 과다한 접대비, 자재비, 인건비가 소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성 조사 자본 확보 선행

예방대책  중국 진출에 있어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려면 어떤 준비가 이뤄져야 할까? 우선 충분한 시장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신문기사, 현지인의 권유만 믿고 투자하면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초기 리스크를 넘길 만큼의 자금을 충분히 확보해 초기투자 기간에 닥칠 리스크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은 신 「노동법」 시행 후 인건비가 40∼50% 인상됐다. 이제는 중국의 저임금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 한탕하고 튀겠다는 뿌리 깊은 발상은 그만해야 한다.

중국은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이다. 현지 입찰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각 지역 환경 분야 공무원과의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들은 지역별 환경업체 3∼5개사와 관계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각 지역 환경 분야 공무원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

최소한 한자로 필담은 가능할 정도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부실한 통역, 의도적 오역에 무방비 노출돼 있어 한자의 의미를 모른다면 눈뜬 봉사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전문용어는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영어로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 영어로 대화하겠다는 안이한 태도는 버리는 것이 좋다.

   
▲ 중국은 11차 5개년(2006∼2010)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을 통해 5년 단위로 경제발전 계획을 수립, 이 기간 중 환경 부문에 약 1조1천억 위엔(약 2천억 달러)을 투입해 도시생활 오수 및 하수처리 시설, 탈황시설 설치, 고체폐기물 처리 등 환경 분야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현지 절차 따르는 것이 중요

‘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법 상식으로 중국을 이해해선 안 된다. 그들만의 법체계, 관습,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때문에 현지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져야 하며, 계약서는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상정해 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대금수금, 계약도면, 설비별 품명, 설비의 한계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자재, 자금, 인력의 현지 조달이 가능해야 한다. 자재의 수급, 각종 치공구, 주변장치 구입처를 확보함은 물론, 자재의 가격 및 품질을 매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완공 후 분할 지급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자금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인력 조달을 고려한 환경 분야 기술자는 학계에도 많이 분포돼 있다. 중국 업체와의 공동 설비 사용 및 공동 설치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리한 입지조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매입하는 것보다는 임차하는 쪽이 자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2∼3개 업체가 공동 진출을 하게 되면 리스크는 감소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등 실패사례를 참고해 볼 때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기술 및 특허만 가지고는 중국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내수시장 확대는 시간과의 전쟁으로 최소 5년 이상 소요된다.

중국의 환경시장은 2∼3년 전부터 경쟁 과열 양상을 띠고 있으며, 경쟁업체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현지에서는 OEM 생산을 통해 제3국 등으로 수출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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