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기 훈/ 본지 편집위원,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참치, 고래고기서 수은 다량 함유


참치 중 가장 맛이 좋다는 대형 블루핀에 수은 가장 많이 축적
생선·조개류 먹을 땐 영양가·오염물질 함량 살핀 후 선택해야




   
▲ 홍기훈 박사
생선을 먹는 이유

생선과 조개류에는 체내에서 잘 생성되지 않는 필수지방산인 DHA와 EPA가 많고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이 또한 풍부하기 때문에 좋은 식품으로 권장된다.

DHA와 EPA는 오메가-3 지방산으로 뇌와 시신경 발달에 필수적 영양물질이고 고혈압을 방지하는 심장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이다. 식물 중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것은 들깨 기름이다.

그러나 올해 연초에 뉴욕 참치 초밥집에서 제공하는 참치회에 수은이 미국 식품기준치를 초과하여 들어있는 것이 발견되고 또한 돌고래 고기에서도 수은이 다량 검출되었다는 언론기사는 수산물 섭취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1월 25일자와 2월 20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사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참치 2007년 10월 미국 『뉴욕 타임즈』 신문은 맨해튼에 위치한 참치 식당 20여 개를 대상으로 표본을 채취하여 수은함량을 분석, 올해 초에 그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유명 일식집에서 접시에 올린 참다랑어(blue fin tuna)에서 최고 1.4 ppm에 해당하는 수은이 발견되었다. 이는 미국 식품안전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식당들은 그 참치고기를 폐기하게 됐다.

   
▲ 올해 연초에 뉴욕 참치 초밥집에서 제공하는 참치회에서 수은이 미국 식품기준치를 초과하여 들어 있는 것이 발견됐는데, 참치에 수은 함량이 높은 것은 과학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참치에 수은 함량이 높은 것은 과학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고기는 먹이사슬의 최상부에 속하고, 대형이고 오래 살수록 작고, 수명이 짧은 고기에 비하여 수은 등 유해물질을 더 많이 농축하게 된다.

참치 중 가장 맛이 좋다는 대형 블루핀에 수은이 가장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참치는 대체로 약 10년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을 양식업자는 잘 알기 때문에 참치가 너무 크기 전에, 즉 수은 함량이 높아지기 전에, 시장에 출하하고 있다고 한다. 참치 이외에도 황새치 등 포획자들의 체내에도 수은이 많이 농축될 수 있다.

고래고기 일본에 있는 인구 3천500명의 어촌인 타이지시에서는 매년 9월부터 4월까지 연안에 몰려오는 돌고래와 작은 길잡이 고래(pilot whale)를 쇠막대기로 소리 장벽을 만들어 얕은 곳으로 몰아들이고 거기서 약 2천여 마리를 죽여 왔다.

붉은 피로 가득한 으스스한 바닷가 사진의 회람이나 서방 환경운동가들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고래잡이는 타이지의 전통이고 생계수단이라면서 버티어오고 있다. 그러나 돌고래 근육부위에 수은이 10pppm에서 100ppm으로 함유되어 있고, 내장육의 경우에는 1천980ppm까지 존재하는 것이 최근 북해도대학 엔도 교수팀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고래류는 약 40년 이상 살기 때문에 참치보다 수은을 더 많이 농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범고래(killer whale)의 근육에 함유된 수은 함량은 1세인 경우보다 70세인 경우 10배 이상 더 높다.

   
▲ 고래 고기의 수은오염으로 일본에서는 돌고래와 고래 고기에 대한 시장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수은 섭취허용량을 1주일에 체중 1kg당 5㎍(마이크로그램)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은 함량이 1천980ppm인 돌고래 간 부위를 0.15g만 섭취하여도 수은에 중독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국제포경위원회(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의 자발적 금지조치에 의해 1986년 이후에는 대형고래잡이는 중단되었다. 물론 해안에 밀려오거나 어망에 걸린 고래, 돌고래, 작은 돌고래는 각국의 시장과 식당에서 팔리고 있다.

일본은 매년 1천여 마리의 밍크고래 등 대형 고래를 남빙양과 북태평양에서 ‘연구’라는 명목으로 포획하고 있으며, 또 연안에서 매년 2천여 마리의 돌고래와 기타 100여 마리의 고래를 잡고 있어서 국제 민간단체들의 항의를 계속 받고 있다.

그러나 고래 고기의 수은 오염 사실의 인지로 돌고래와 고래 고기에 대한 시장 수요는 일본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언론은 고래 고기를 먹어온 노인세대들이 사라지면 고래잡이도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포경 운동가들의 시위보다는 건강위험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 해양의 수은 오염 사례를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나마타병 역사상 최악의 수산물 수은 중독 사건은 일본에서 발생했다. 미나마타 현에서는 치소(질소의 일본발음)회사가 수은을 촉매로 하여 아세트알데하이드를 1932년 5월부터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메틸수은이 포함된 폐수를 바다로 방류했다. 메틸수은은 먹이사슬을 통하여 물고기에 농축되었다. 당시 미나마타만과 시라누이 해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수은 함량은 9∼24 ppm이었다. 사람들은 지역에서 잡은 물고기에 수은이 들어 있는 사실을 모른 채 이전처럼 계속 먹게 되었다.

그 결과 주민들의 신체와 정신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손과 발에 운동장애가 오거나 마비가 되기도 하고, 근육이 쇠약해지고, 시계가 축소되어 옆을 잘 볼 수 없게 되고, 소리를 듣기 어렵게 되고, 발음이 부정확하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정신이상, 마비, 무의식, 사망에 까지도 이르게 되었다.

태아에도 영향을 미쳐서 불구아의 출산이 있기도 했다. 이 질병은 1956년에 와서야 진단이 되었고, 1963년에 와서야 또한 그 원인이 수은 때문이라는 것이 규명되었다. 이 질병은 발생지의 이름을 따서 미나마타병으로 불린다.

치소 회사는 1966년 폐수 방류를 중지하고 1968년에는 수은 사용을 중지하여 오염원을 제거하였다. 오염된 미나마타만에 대한 정화복원사업이 1974년부터 1990년까지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상술할 예정이다.

미나마타병으로 인한 피해는 2001년 현재 사망자 1천784명 포함 총 2천265명에 달하고 약 1만 명이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았고, 아직도 일부는 소송중이라고 한다. 그 후에 1965년에 이와 유사한 수은오염이 니가타 현에서 또 발생했다.

일본은 미나마타 사건으로 수은 중독에 대해 극도로 민감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고래와 돌고래 고기에 수은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국내 언론에서 거의 홍보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수은 중독  우리 신체의 수은 노출은 주로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나 조개류를 섭취함으로써 발생한다. 미국의 식품기준은 수은 함량을 0.5ppm 이하로 권장하고 있고 우리나라 식품기준도 그러하다. 그러나 직접적인 오염원이 없는 원양에서 잡은 물고기, 특히 육식 물고기에는 수은 함량이 권장치를 넘는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농도는 자연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은은 미시간 대학교의 니라구 교수팀에 조사연구에 의하면 선진국에서는 주로 고형폐기물, 후진국에서는 주로 화석연료의 소각으로 대기로 배출되며 세계적으로는 1989년에 최대 약 2천290 톤이 이르렀으나 연간 약 1.3% 수준으로 현재까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기의 수은 농도는 산업혁명이전인 150여 년 전과 비교하면 2∼3배정도 증가했고, 수은의 대기 중 체류기간이 약 1년이기 때문에, 대양을 포함하여 전 지구 표면은 모두 수은으로 오염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대양에 서식하는 물고기 체내의 수은 함량이 또한 증가하였음에 틀림없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프린스턴대학교 모렐 교수는 1878년과 1909년에 잡아 박물관에 보관해온 참치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0년 동안 참치 체내 수은 함량이 더 늘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수은은 자연계에 여러 가지 화학종으로 존재하는 데 이 중 메틸수은(유기수은)이 먹이사슬을 통하여 물고기 체내에 축적된다.

그러나 대양의 바닷물에는 메틸수은은 50펨토몰(천조분의 일, 1/1천15) 미만으로 매우 적다. 메틸수은은 담수에서는 무산소 환경 아래에서 황환원 박테리아에 의하여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렐 교수는 해양의 경우에는 심해저 퇴적물이나 대륙사면의 해저퇴적물의 무산소 환경에서 황환원 박테리아에 의하여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참치가 서식하는 해양 표층의 총 수은 함량은 증가하나 체내의 수은 함량은 아직 증가하지 않는 이유로 보고 있다.

또한 해양의 표면에 도달한 수은이 심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1984년에 듀크대학의 바버 교수팀이 1880년대에 잡은 심해 서식 물고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연안 해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수은 오염은 대게 인위적이고 수은의 입력 경로는 대기나 하천을 통한 경로 이외에도 해저지하수 누출이 상당히 기여하는 것으로도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샤렛트 교수팀에 의해 미국 동해안에서 최근 발견되었다.

생선 고르기

물고기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메가-3 지방산의 근원으로 특히 태아나 유아 및 성인의 뇌와 시신경 발달에 필요하다. 물고기의 종류에 따라서 이 지방산의 종류와 함량이 다르듯이, 메틸수은 함량도 종류별로 10배 이상으로 차이가 난다.

미국 환경청의 마하페이 박사 연구팀이 1999∼2002년에 미국인 3천614명을 대상으로 물고기와 조개류 섭취로 인한 메틸수은과 오메가-3 지방산의 혈액 중 함량을 보면 서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고 수은 함량이 적은 것으로 열거하면 연어, 새우, 참치, 황새치, 상어의 순이다. 즉, 연어가 가장 좋다. 미국 환경청과 미 과학원은 수은 함량을 혈액 1L당 5.0 ㎍ 미만이거나 머리카락에서는 1g당 1㎍(1ppm) 미만으로 유지할 것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를 복용허용량으로 계산하면 1일 체중 1kg당 0.1㎍ 미만이 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퍼시픽 메디컬센터의 하이타워 박사 연구팀이 샌프란시스코 중산층 주민 89명을 대상으로 1년간 혈액 중의 수은 함량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수은함량은 평균적으로 여자(66명)에게서는 15㎍/L이고 남자 (23명)에게서는 13㎍/L이었다. 이중 89%가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황새치를 먹은 사람의 혈액에서 수은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또 생선 섭취를 중단하면 혈중 수은 함량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들은 미국 평균보다 10배, 일부 아동은 미국 평균보다 40 배나 더 높았다.

즉, 수산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서부 중산층에서 수은 중독우려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평균적으로 미국인은 연간 어패류를 8kg 먹고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60kg을 먹는다.

그러나 참치 등 대형 물고기에 함유된 수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계에서도 아직도 논의 중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생선은 쇠고기 등 붉은 고기에 비해서는 건강에 더 유익하고 자주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먹는 것이 낫다고 본다.

수은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서 신경 독으로 작용한다. 특히 태아와 수유중인 유아는 성인보다 10배나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임산부는 포획자 급 생선 (참치, 상어, 황새치 등)은 1주일에 1회 이하로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고기나 고래류가 체내에 수은을 그 독성에도 불구하고 많이 농축할 수 있는 이유는 체내에 함유하고 있는 셀레늄으로 해독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셀레늄을 수은보다 더 많이 섭취하면 안전한 것으로도 보는 견해도 있다.

   
▲ 생선이나 조개류를 먹을 때 영양가와 오염물질 함량을 살펴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생선을 먹을 때 셀레늄이 많은 마늘, 양파, 브로콜리, 부추 등을 많이 먹는 것은 이미 그러한 지혜를 우리가 터득하고 있음에 다름이 없다. 마늘이나 양파에는 셀레늄이 약 0.025ppm이 들어 있다. 앞으로는 생선이나 조개류를 먹을 때 영양가와 오염물질 함량을 살펴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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