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샘물 수입액 수출보다 많아

지난 5년간 연평균 27%씩 증갉수입업체도 42개로 ‘난립’
프랑스산 89%로 1위…북한산, 남북경협 활성화로 2위 부상






먹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먹는 샘물 수입이 연평균 27%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따라 북한이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 제2의 먹는 샘물 수입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4년 한해 동안 수입된 먹는 샘물은 238만 달러(4천486㎘)로 2003년에 비해 금액대비 20% 가량 늘어났다.

수입 먹는 샘물은 고가이지만 먹는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2000년 이후 높은 수입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제주삼다수의 경우 대형 할인마트 기준으로 500㎖ 300원인데 비해 일본산 해양심층수인 ‘마린파워’는 4천원으로 10배 이상 비싸다. 주요 먹는 샘물 수입국은 프랑스로 ‘에비앙’·‘볼빅’·‘페리엷 등 89%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북한 9%, 이탈리아 3%, 일본 2% 등이다.
특히 북한으로부터의 수입된 먹는 샘물은 강서샘물, 신덕산샘물, 금강산샘물 등으로 지난해 21만 달러(690㎘)로 2003년 8만 달러(365㎘)에 비해 금액대비 163%, 반입량 대비 89%로 크게 늘어났다.

부유층 상대 수요 꾸준히 증가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은 2004년도 기준 2천500억원 정도이며, 이중 수입생수의 점유율은 1% 정도로 미미하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수질악화 및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초기 일부계층에 한정되어 있던 국내 먹는 샘물 수요가 전 계층으로 확대되고, Well-being의 열풍으로 해저심층수, 빙하수, 탄산수 등 고가의 기능성 생수들을 소비함에 따라 수입 먹는 샘물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생수 수입은 2003년도 이후 수출보다 많아지기 시작하여 2004년 격차가 10% 심화되었는데 이는 주요 수출국인 일본으로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산 먹는 샘물도 우수한 품질과 해외 가격 경쟁력으로 일본·미국 등 주로 선진국으로 꾸준하게 수출되고 있다. ‘제주 삼다수’, 진로 ‘석수’, 금천 ‘게르마늄’, ‘미네랄 벨런스’, 롯데 ‘아이시스’ 등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되는 먹는 샘물은 지난 2002년 204만 달러(6천740㎘) 판매 이후 2003년 183만 달러(4천690㎘)로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200만 달러(5천467㎘)로 소폭 늘어났다. 주요 수출국으로는 일본(30%), 미국(29%) 등 선진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수질이 좋지 않아 생수를 수입해야 하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의 수출도 24%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본시장은 까다로운 수입물품 품질검사 및 일본 내 생수판매업체의 치열한 경쟁으로 2002년 90만 달러(3천431㎘)이던 것이 2003년에는 22%로 감소한 70만 달러(1천856㎘), 지난해에는 60만 달러(1천517㎘)를 수출,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에비앙 등 50여개 제품 유통

외국 먹는 샘물을 수입·판매하는 업체수는 금년 1월 현재 42개 업체로, 제품도 50여개에 이른다. 이중 일본산 먹는 샘물을 판매하는 업체가 13개로 가장 많았고, 북한 제품 7개 업체, 중국·캐나다 제품 각각 5개 업체, 프랑스 제품 4개 업체 순이었다.

현재 시중에 선보이고 있는 외국 먹는 샘물은 캐나다의 빙하에서 채취한 ‘휘슬러워터’(수입사 영진)와 ‘아이스에이지’(혜정), 일본 바다의 심층수인 ‘마린 파워’, 대형할인마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페리엷, 이탈리아 지하수인 ‘아쿠아 파냐’((주)신동), 에콰도르 장수촌 바카구아에서 채취한 ‘바카구아’(예빈컴퍼니) 등이 있다. 이들 고급 생수는 일반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프랑스산 ‘에비앙’이나 ‘볼빅’보다는 대중 인지도에서 떨어지지만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기가 더 높다.

<사진설명 designtimesp=9741>▲북한 신덕샘물.


(주)프레미엄코퍼레이션(대표 박응준)에서 수입,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에비앙’은 프랑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15년간 빙하 퇴적층을 통과해 자연 여과되면서 만들어진 물로 유명 연예인들이 목욕할 때 쓴다고도 알려져 있다. ‘에비앙’은 칼슘 함량이 높아 물맛이 텁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루 200회 이상 자체 수질검사를 거친 뒤 병에 담아 판매한다. 330㎖ 750원, 500㎖ 1천원, 1.5ℓ 2천원.

일본의 해양심층수인 ‘마린파워’는 수심 4천m 깊은 바다의 물을 분출 지점에서 퍼 올린 물로 식품 섭취로는 부족하기 쉬운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상당히 비싼 가격(500㎖ 4천원, 2ℓ 1만5천원)인데도 타워팰리스 내 스타슈퍼 수입생수 중 판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가 높다. 미네랄 함유비율이 태아가 자라는 양수와 거의 비슷하다고 업체 측은 설명한다.

빙하수인 ‘빌카구아’(수입사 예빈컴페니)는 세계 3대 장수 마을 중 하나인 에콰도르 빌카밤바에서 채취한 물로 증류수에 가까울 정도로 깨끗하고, 중금속 같은 노폐물을 몸 밖으로 자연배출시켜 주는 셀레늄과 망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장수 원인이 생수에 함유된 미네랄에 있다는 학계의 연구결과가 국내에 알려진 직후부터 강남일대에서 이들 제품의 주문이 쏟아져 현재 업체 매출의 60∼70% 가량이 강남에서 발생하고 있다. 300㎖ 1천100원, 500㎖ 1천350원, 1ℓ 2천200원, 2ℓ 3천600원.

‘주벙스’는 물과 온천으로 유명한 프랑스 발롱데보주 국립공원 내 와트윌러 지역에서 나는 천연 탄산수로 와트윌러 주변 수십만ha는 농·공업이 금지되었으며 5일간의 수질검사를 거쳐 병에 담는다. 쏘는 맛이 강해 청량감을 주어 팔레드고몽 등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시판하고 있다. 1ℓ 8천원.

‘페리엷는 프랑스 남부 베르게즈에서 나는 천연탄산수로 한니발 장군이 로마군을 물리친 뒤 이 물로 축배를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산화탄소 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따로 추출해 담는다. 대형할인마트 기준 330㎖ 1천500원이다.

프랑스 오베른 지역의 휴화산에 위치한 청정계곡 볼빅의 화산탄에 의해 걸러진 생수(500㎖, 1천원)가 24시간 이내에 국내로 공수돼 판매되고 있으며, 캐나다 빅토리아주 인근의 천연 빙하수에서 추출한 생수(500㎖, 2천원)도 수입되고 있다.

먹는 샘물 수입업체 관계자는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수돗물과 국내산 먹는 샘물에 대해 불신감이 팽배하면서 해외 유명 먹는 샘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질개선부담금 부과 ‘논란’

이처럼 외국산 먹는 샘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입업자에게 부과하는 수질개선부담금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1998년 7천200만원이던 것이 1999년 8천400만원, 2000년 1억3천100만원, 2001년과 2002년 각각 1억4천600만원, 2003년 1억9천만원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먹는 샘물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에게 평균 판매가액의 7.5%에 해당하는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처럼 수입업체의 수질개선부담금 부과액이 많아지자 ‘에비앙’ 등 프랑스 먹는 샘물 수입·판매업체인 (주)프리미엄코퍼레이션은 지난 2002년 8천여만원의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받자 법원에 “단순히 먹는 샘물을 수입, 판매할 뿐인데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수질개선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낸 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특히 “수입 먹는 샘물은 관세 등으로 국내산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데도 수입원가가 아닌 판매가액을 기준으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2004년 7월 15일 판결문에서 “수돗물과 대체·경쟁 관계에 있는 수입 먹는 샘물의 소비가 증가하면 그만큼 수돗물 소비는 위축돼 수돗물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부담금을 부과해 수입 먹는 샘물의 소비를 간접적으로 억제, 궁극적으로 수돗물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9명중 5명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먹는 물과 관련, 국가가 수돗물 우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으로서 존중돼야 한다”며 “수입 먹는 샘물 소비가 증가해 그만큼 수돗물 사업이 위축되면 수입 먹는 샘물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 국민들이 질 낮은 수돗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영철 소장 등 4명은 “준조세적 성격을 가진 부담금은 국민에 대한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국회의 재정 통제권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어 납부 의무자가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부과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해 논란의 소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 <고재옥 기자 designtimesp=9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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