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석 순 교수 /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하천 준설·주운보 건설로 4대강 치수능력 증대”  
전국 하천, 본류·지천 모두 수량부족 심각…운하건설시 수량 확보
수돗물 문제 해결 위해서는 운하 건설과 별도로 관련법 정비 시급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남북한 총 연장 3천100km에 달하는 17개 노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한에는 경부운하, 호남운하, 금강운하 등 12개 노선, 총 연장 2천100km를, 북한에는 경원운하(임진강을 따라 서울과 원산 연결), 평원운하(대동강을 따라 평양과 원산 연결) 등 5개 노선, 총 연장 1천km를 계획하고 있다.

   
▲ 박석순 교수

이 운하들의 대부분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뱃길로 이용했던 강으로 미래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노선들이다. 북한운하는 남북경제협력 또는 통일시대를 대비, 검토한 것이고 첫 사업으로 경부운하, 호남운하, 그리고 금강운하를 시작할 예정이다.
운하건설 후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한강 본류 서울시 구간을 상상하면 된다. 현재 한강 본류 구간은 지난 1980년대 건설된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를 이용하여 수위를 유지하고 여기에 유람선을 띄우고 있다.
만약 이 수중보를 없앤다면 백사장이 드러나고 지금의 낙동강이나 남한강 상류와 같이 바닥이 드러나고 수심이 얕아져 배를 운항할 수 없게 된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의 첫 단계는 바로 물 마른 4대강을 한강의 서울 구간처럼 물을 채워 배를 띄우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지금의 한강과 대운하의 차이점은 수변구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한강은 수변구역에 고수부지를 만들어 수변 생태계가 사라지고 시민들에 의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대운하의 경우 대부분의 구간은 자연 상태를 유지하며, 인공습지나 천변저류지 등과 같은 생태계 복원이 함께 이루어질 계획이다.
또한 수로가 좁고,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구간에 인공수로나 터널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경부운하의 경우 남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충주와 문경사이 40km에 이러한 공사가 이루어지고, 나머지 구간은 한강의 서울 구간과 같이 준설과 주운보(舟運洑)로 물을 채운 자연의 물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연결 구간에 터널 대신 속리산 계곡에 인공 수로를 만드는 노선도 검토 중이다.

1. 수로운송은 저비용 친환경 물류수단이다.

대운하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물류비용 절감이다. 현재 우리는 국내 물류의 89%를 도로, 9.4%를 철도, 1.6%를 연안해운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은 상당량 수로운송을 이용한다. 특히,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은 운하의 나라라고 할만큼 수로운송이 일반화되어 있다. 네덜란드는 총 물류의 29%, 벨기에는 13%를 운하를 이용한 수로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 운하가 잘 발달된 선진국의 경우 네덜란드 29%, 독일 15%, 벨기 13%, 미국 6.2%가 수로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 하이델베르그운하.

도로와 철도망이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되어 있다는 독일의 경우도 70%를 도로, 15%를 철도, 15%를 수로운송에 의존한다. 미국은 65.9%를 도로, 15.7%를 철도, 6.2%를 수로운송, 나머지는 연안해운과 항공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운하를 이용한 수로운송이 도로운송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물류비용이 절감된다는 이유로 적극 장려하고 있다. 배는 한 번에 많은 양의 화물을 수송하기 때문에 연료와 인력 소모, 그리고 오염발생이 크게 줄어든다.
예를 들어 대운하에 운행될 2천500톤 급 배는 15톤 트럭 150∼200대의 화물을 싣기 때문에 단위 무게 당 소모되는 연료가 도로운송의 1/3 이하다. 또한 타이어 마모나 비산먼지가 없어 오염 발생량이 1/7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도로교통 혼잡으로 인한 연료낭비와 대기오염 등을 포함하면 수로운송의 환경효과는 이 보다 훨씬 크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은 곳에는 도로 수송의 연료 소모나 대기오염 발생량이 평지에 비해 월등히 많다. 또한 소음이나 수질오염, 교통사고 등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려하면 도로운송에 비해 수십 또는 수백분의 1에 불과한 것이 수로운송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171km의 인공수로를 뚫어 마인도나우(Main-Donau) 운하를 1992년 개통했고, 벨기에는 초현대식 선박승강기(Ship Lift) 스트레피-티유(Strepy-Tieu)를 2003년에 완공했다. 네덜란드는 수로운송을 꾸준히 늘여 현재 전체 화물의 29%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프랑스는 2000∼2005년 사이에 수로운송 화물량이 2배로 늘어났다.
유럽연합(EU) 소속 25개국(2006년 기준) 중 18개국에 현재 약 3만5천km의 운하가 있으며, 이 운하를 통해 유럽의 수많은 도시와 산업지역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하는 서북 유럽의 항구도시로 들어오고 나가는 물동량의 43%가 내륙운하를 통해 처리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유럽연합은 지속가능한 운송체계를 확대하기 위한 ‘마르코 폴로 계획(Marco Polo Plan)’을 발표했다. 도로교통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줄이기 위해 2013년까지 총 8억2천 유로(약 1조 원)를 수로운송에 투입하는 계획이다. 이 계획은 1유로를 수로운송에 투자할 경우 6유로의 환경편익이 돌아온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수로운송이 그만큼 친환경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2006년에는 내륙 주운 확대에 필요한 투자유치, 기술향상, 인력양성, 기반시설 구축, 정책 및 법적 제도 개선 등을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나이아데스(NAIADES: Navigation And Inland waterway Action and Development in Europ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을 의미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수로의 현대화, 사용 연료의 질 향상,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통 시스템의 운영, 내륙 운송체계의 혁신을 위한 연구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우리의 물동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입과 수출이 늘어나면서 트럭이나 배에 싣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저조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컨테이너 물동량은 1.8배정도 증가했다.
정부는 컨테이너 화물량이 2020년까지 적어도 3배정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화물뿐만 아니라 기타 화물도 비슷한 규모로 증가해왔고 또 증가할 것이다. 정부 예측대로 물동량이 증가하게 되면 계속해서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뚫려 있는 3천100km의 고속도로를 2020년까지 6천km로 늘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교통 혼잡이나 우리의 고비용 반환경 물류 수송은 조금도 나아질 것이 없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가능하면 많은 화물을 수로운송으로 돌리자는 것이다. 2천500톤 급 배가 트럭 150대 분을 싣고 1시간 당 편도 한 척만 편도(하루 왕복 48척) 운행한다면 하루 왕복 7천200대의 트럭이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안전거리 100m를 확보해서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이 거리는 720km로 서울-부산을 돌아서 다시 대전까지의 거리이다. 수로운송이 갖는 엄청난 위력이다.

   
▲ 수도권 상·하류 모든 지역 주민을 위해 지금의 수돗물 취수방법과 취수지점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올림픽대교 하류 지점에 있는 풍납취수장.

2. 운하건설은 도로·댐 건설 및 골재채취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아준다.

경부운하의 경우 500km 정도는 자연하천 구간이고 40km 정도에 인공수로가 만들어진다. 자연하천 구간에는 준설이 이루어지고 약 50km 간격으로 주운보와 갑문이 만들어지며 인공수로에는 주운보와 선박승강기(Ship Lift)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공사가 심각한 환경파괴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도로건설과 비교하면 이러한 주장은 단편적이고 미시적임을 알 수 있다.
2004년 12월에 완공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보면 경기도 여주에서 경상북도 김천까지 총 151km 구간에 터널 20곳(18.3km), 산을 깍은 절개지 405곳(94km),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은 도로용지가 무려 10.6k㎡(여의도 면적의 3.6배)에 달한다. 철도를 건설하려 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경부고속철도에 76.4km에 달하는 터널이 뚫려 있고 곳곳이 산이 잘린 절개지이며 콘크리트로 만든 교각이다.
경제성장이 여기서 멈추고 더 이상 물동량 증가가 없어서 도로건설이 필요 없다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맞다. 그러나 계속되는 물류 증가에 대비하여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면 운하가 당연히 친환경적이고 도로에 파괴될 국토를 보호하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산간 계곡에 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강의 저수용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이다. 운하는 하천 바닥을 준설하고 높이 15m 정도의 소형댐 규모의 주운보 만들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저수하게 된다.
경부운하의 경우 남한강과 낙동강에 건설되는 여러 개의 주운보로 약 10억 톤의 물이 저수될 예정이다. 실제로 지금의 서울 구간의 한강에도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로 인해 약 1억 톤의 물이 저수되어 있다. 경부운하에서 저수될 물의 양은 팔당댐(2억4천만 톤) 4개를 건설하는 효과와 같다.
우리나라의 모든 다목적댐의 물을 합한 것이 130억 톤인 것에 비하면 10억 톤은 상당한 양이다. 또한 준설과 주운보는 홍수 때 원활한 배수를 가능하게 하여 효과적인 치수대책이 된다.
우리나라는 2011년에 약 18억 톤, 2016년에는 약 22억5천만 톤의 물이 부족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수십조 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전국 곳곳에 신규 댐 건설과 기존 댐의 용량을 늘리는 댐 재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운하건설은 계곡에 댐을 만들 것이 아니라 하천을 준설하고 주운보를 만들어 물을 저수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운하는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주민 이주, 그리고 엄청난 보상비를 줄일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경북 김천의 부항댐을 보면 5천430만 톤의 물을 저수하기 위해 길이 440m, 높이 57.4m의 콘크리트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댐으로 인해 거주민 280세대가 이주하고 계곡과 논밭 3.3㎢가 수몰되고 토지보상비와 공사비로 3천98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낙동강 수계에는 부족한 수자원과 치수를 위해 현재 부항댐 외에도 화북댐(4천870만 톤)이 건설되고 성덕댐(2천790만 톤)이 재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 3개의 신규 댐을 더 건설해야 하고, 2개의 기존 댐을 확대 재개발할 계획이다. 경부운하로 확보될 9억 톤의 물을 만약 계곡에 댐을 만들어 저수하려면 엄청난 수몰 면적과 이주민이 발생하고 수십조 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

네덜란드 29%·독일 15%·벨기 13%·미국 6.2% 수로운송 의존
경부운하에 저수될 물의 양은 10억여 톤…팔당댐 4개 건설 효과

   
▲ 한반도 대운하 계획의 첫 단계는 물 마른 4대강을 한강의 서울 구간처럼 수중보(주운보)를 만들어 물을 채워 배를 띄우고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사진은 잠실 수중보.
반대론자들은 한반도 대운하 계획이 실행되면 마치 전국의 모든 하천을 파헤치고 생태계를 모두 파괴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운하에 이용되는 하천구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경부운하의 경우, 한강의 본류와 지천을 모두 합하면 총 7천256km이고 낙동강은 7천460km이다.
이중에서 운하로 이용되는 500km에 불과하다. 만약에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댐을 건설한다면 500km보다 훨씬 더 긴 하천이 호수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운하로 이용되는 구간도 대부분 자연 하천을 그대로 이용하고 습지를 복원하며 수변 생태공간을 보전하는 것이 현대식 운하건설 방법이다.
또한 운하건설은 골재채취로 파괴되고 있는 산과 바다를 보호하는 방패막이가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1억㎥에 가까운 골재를 산과 바다에서 채취하여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골재 생산을 위해 수많은 산이 흉측하게 잘리고 바다 곳곳이 파헤쳐 졌다. 운하건설에서 생산되는 모래와 자갈은 산을 깨고 바다 모래를 파내는 환경파괴를 막아준다.

3. 운하는 하천의 수량 증대와 하상 준설 등을 통해 수질을 개선한다.

선박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위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하천에 주운보가 곳곳에 설치된다. 그래서 운하가 건설되면 주운보에 의해 물이 고여 썩게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우려하고 있다. 물론 물의 흐름이 느려지면 자정능력이 떨어지지만 이것이 수질악화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화천·춘천·소양·의암·청평 등 계속되는 댐으로 연결된 북한강의 수질이 우리나라에서 4대강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이 정체하는 시간도 수질 결정에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부에 유입되는 오염원을 차단하는 것과 풍부한 수량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건기(乾期)가 오래 지속되는 곳에는 비가 올 때 많은 물을 모아서 항상 풍부한 유지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수질개선을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방법이다.
현재 낙동강·금강·영산강 등은 하류 구간에 심각한 부영양화를 겪고 있으며, 한강의 팔당호도 연중 녹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강우 시 많은 쓰레기와 토사, 그리고 축산폐수 등이 유입되고 있으며, 특히 갈수기의 수질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수조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나 개선 정도는 미미하다.
운하 건설은 수질개선을 목표로 추진된다. 수량증대와 하상 준설, 그리고 외부 오염원 차단과 하천부지 정비 등으로 물의 정체로 인한 부정적 영향보다 수질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 갈수기와 저수기에 유지수량 부족이 수질악화의 가장 큰 요인인 낙동강에 많은 량의 물이 확보되어 수질악화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경부운하의 경우 남한강에 3억 톤, 낙동강에 7억 톤의 물이 준설과 주운보 건설을 통해 확보된다. 또한 충주호에서 2억 톤의 물이 선박운항 시 낙동강으로 공급된다. 유지수량 부족이 수질악화의 가장 큰 요인인 낙동강에 9억 톤의 물이 추가로 확보되는 셈이다.
남한강의 경우 충주호의 물을 일부 낙동강으로 보내더라도 팔당에서 충주 사이에 건설되는 2개의 주운보에 의해 3억 톤의 물이 추가 저수되기 때문에 수량은 더욱 풍부해진다. 이 주운보들은 유량 보충뿐만 아니라 팔당호에 유입되는 물을 걸러주는 프리댐(Pre-dam) 역할을 한다.
마치 청평댐이 팔당호로 유입되는 북한강 물을 정화하듯이 주운보가 부유물질을 침강시키고 쓰레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프리댐은 특히 강우 시 효과가 크며 해외에서는 호수의 수질개선을 위해 적극 장려하는 대책이다.
여기에 낙동강 하류와 금강과 영산강의 하류는 바닥에 쌓여있는 유기퇴적물이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운하건설 시 하천바닥을 깊은 곳까지 준설할 경우 상당한 수질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단편적 주장을 하고 있다. 만약 고인 물은 다 썩는다면 전국의 호수와 저수지에 고여 있는 물은 모두 다 썩었다는 말이나 다를 바가 없다. 장래 수질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체의 특성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주운보가 건설되면 물의 흐름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한강 수계의 팔당호와 같이 물이 천천히 흐르게 될 것이다. 현재 팔당호는 연평균 체류시간이 5.5일 정도로 상류에서 유입된 물이 매우 늦은 속도로 댐을 향해 흐르고 있다.  
운하건설로 인한 수량증대와 수질개선 효과는 국가예산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환경부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비롯한 물환경 관리를 위해 9조7천억 원, 국토해양부(건교부)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낙동강의 신규 댐 건설 등 물 부족과 치수대책으로 16조5천 원의 예산을 책정해 두고 있다. 운하건설로 나타나는 물 관리 개선 효과로 이 예산의 상당 부분이 절약될 것이다.

4. 지금의 수돗물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해법이 된다.

운하건설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식수문제다. 지금까지 상수원에 낚시도 못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배 다니는 물로 수돗물을 만들어주면 좋아할 사람은 없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화물터미널과 여객터미널이 만들어지고, 확률은 낮지만 선박 전복사고도 국민들로서는 염두에 둘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정수기술로는 화장실 물로도 최고급 수돗물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물이 화장실 물인 것을 알면 아무도 마시길 원하지 않는다. 이것이 수돗물 생산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정서적 요소다. 운하를 만들면 과학적인 측면에서는 수질이 좋아지지만 정서적인 측면에서 식수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의 수돗물 문제는 운하 계획과는 별도로 획기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국민의 70% 이상이 수돗물이 식수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대로 마신다는 국민은 1∼2%에 불과하다.

   
▲ 경부운하의 경우 500km 정도는 자연하천 구간이고 40km 정도에 인공수로가 만들어지는데, 자연하천 구간에는 준설이 이루어지고 약 50km 간격으로 주운보와 갑문이 건설되며 인공수로에는 주운보와 선박승강기(Ship Lift)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사진은 독일 라인강 운하의 갑문.

또한, 전국 정수장 곳곳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고 수돗물 사고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매년 수조 원의 정부 예산을 수돗물과 하천 수질관리에 투입하고 있지만 수돗물 개선에는 별 효과가 없다. 그 이유는 잘못된 물 관련법과 취수 방법 때문이다.
우리의 물 공급 체계는 하천을 따라 상류에서 버린 물을 다시 하류에서 그대로 취수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강우 시 엄청난 쓰레기와 토사, 각종 비점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물 공급 체계로는 국민들이 만족할 정도의 수돗물을 만들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상류 주민들은 상수원 관리를 위해 너무나 심한 규제를 받고 있다. 지금 우리는 먹는 물 때문에 상·하류 공생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상류는 규제 때문에, 하류는 수질 때문에 아우성이다.
여기에 잘못된 물 관련법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낙동강 수계의 경우, 운문·합천·남강댐 등에 좋은 물이 남아도는데, 부산 시민과 대구 시민은 수질 나쁜 낙동강 물을 먹는다. 이유는 지역 갈등과 비싼 물 값 때문이다. 대구 시민이 운문댐 물을 먹기 위해서는 수자원공사에 톤당 400원을 내야하는데 톤당 48원 하는 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먹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충주 시민도 물 값 때문에 충주댐의 물을 못 먹고 남한강의 지천인 달천의 물을 먹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춘천 시민들은 비싼 댐 물을 사먹고 있다. 춘천은 댐이 없어도 사시사철 좋은 물이 있는 곳이다.
수도권 2천300만 명이 먹는 팔당호 역시 지금의 물 공급 체계로는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팔당 상수원 관리를 위한 규제 때문에 상류 지역 주민이 받는 경제적 피해는 매년 수십조 원에 달하며, 규제 지역의 지가 차액은 수백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에 하류 지역 주민들은 매년 수천억 원의 물이용부담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상류 지역에서는 규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고 하류 지역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질의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팔당호에는 녹조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으며 연간 수천 톤의 쓰레기를 배로 건져내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서울시는 1천억 원을 들여 영등포정수장을 고도처리로 전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수돗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하 계획과는 별도로 관련법을 정비하고 물 공급 체계에서부터 취수방법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 영남권의 경우 지금과 같이 낙동강의 물을 직접 취수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 현재 운문·합천·남강 등 다목적댐을 주축으로 하는 광역상수도 망을 구축하고, 부족한 물은 간접취수(강변여과수)를 통해 공급하는 것이다.
간접취수는 하천수를 직접 취수하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리 강변에 우물을 파서 여과수를 취수하는 방법으로 유럽이나 미국에서 오래 전부터 먹는 물 공급을 위해 사용해 왔다. 유럽에서는 150년이 넘게 강변여과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미국에서 수량증대를 위해 수평우물 기술을 개발하여 개량한 하상여과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법은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강우 시 쓰레기와 토사유출이 심하고 녹조현상이 빈번하며 고농도의 대장균이 검출되는 곳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방법이다.
미 8군이 1970년대부터 한강에서 하루 1만 톤의 물을 강변여과로 취수하고, 낙동강에서는 올해부터 창원시가 강변여과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김해시는 하루 18만 톤 취수 규모로 시공 중에 있다.
간접취수가 우리나라 하천에는 부적합하고 공급 수량이 적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것은 전국 하천 수변지역의 지질 조사가 미흡하고 수평우물기술이나 인공함양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평우물기술은 일반적인 수직우물 주변에 방사형 집수관을 연결하여 많은 양의 물을 취수하는 방법이며 인공함양기술은 우물 주변에 강물을 인공적으로 침투시켜 취수량을 증대시키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간접취수의 단점인 취수량 부족을 보완해주는 기술로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되어 왔다. 지질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도 취수지점 부근의 흙을 강변여과에 적합한 모래와 자갈로 교환해버리는 토양치환공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수도권의 경우 상·하류 모든 지역의 주민을 위해서 지금의 취수 방법과 지점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먼저 팔당호에 위치한 지금의 취수장을 가장 수질이 좋은 북한강 지역(양수리 부근)으로 이전해야 한다.
지금의 위치는 팔당호에서 가장 수질이 나쁜 물을 취수하며 상수원 규제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는 곳이다. 댐 하류 취수량은 일부 북한강 물로 공급하며 나머지는 미사리와 토평 등 한강 본류에서 간접 취수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강 유역에는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추가 규제 없이 오히려 지금의 잘못된 상수원 규제를 풀 수도 있다.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적은 경비로 현재 미국 미시간호 주변의 시카고와 스위스 레만호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유역변경식 하수 배제를 통한 개발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1급수 원수 사용으로 인한 정수처리비용 절감, 물이용 부담금 삭감, 그리고 댐 이용 물 값 절약을 통한 수돗물 값도 크게 떨어질 것이다.

5.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이 회복된다.

운하 건설은 지금 우리 하천 생태계에 가해지는 수량부족, 수질악화, 그리고 하상퇴적이라는 3대 악영향을 제거하는 환경개선 사업이 될 것이다. 지금 전국의 하천은 본류, 지천할 것 없이 심각한 수량 부족을 겪고 있다.
여기에 매년 폭우로 인해 유실된 토사가 하천 바닥에 퇴적되어 심각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비가 오지 않은 때는 수량 부족이 환경호르몬 피해로 이어져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물고기 100마리 당 8마리가 암수 한 몸이라는 언론보도도 있다.
운하건설은 항상 하천에 수량을 풍부하게 하여 이러한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주운보 건설이 생태계를 단절하여 종의 수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수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수량이다.
팔당댐이 건설되기 전인 1972년에는 이곳에 9과 31종의 어류가 서식했으나 2004년에는 15과 4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댐 건설은 서식종의 수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인데 오히려 종의 수가 45% 증가했다. 이것은 수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맑고 풍부한 물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준설로 인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수생태계는 육상생태계와는 달리 회복력이 빠르기 때문에 공사기간에만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다. 공사기간에는 저서생태계가 파괴되더라도 준설로 토사와 유기퇴적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보다 건강한 생태계로 되살아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하천변을 그대로 살리고, 수변지역에 인공 습지, 천변저류지 등을 만들게 되면 수생태계는 지금의 교란 상태에서 급속히 회복될 것이다.

6. 좋은 지구 온난화 대책이 된다.

우리나라의 지구 온난화 원인물질 배출량은 지난 몇십 년 동안 급속히 증가했다. 세계 평균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지난 1970년에서 2004년까지 35년 동안 70%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2004년까지 15년 동안 104%나 증가했다. 이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고, 교토 의정서에도 서명했다. 2012년까지는 온실가스 삭감 의무가 면제되었지만 그 이후부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크게 나타날 국가로 분류되어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국제기관에서 실시한 지구온난화 취약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북극 빙하의 해빙에 의한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르웨이가 세계 100개국 중 1위로, 우리나라가 20위로 평가되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 것은 많은 공업지대와 도시, 농경지 등이 해안지대에 위치해 있어 해수면 상승과 태풍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일인당 저수량이 선진국의 수십 분의 1에 불과한 275톤 정도의 극심한 물 안보 취약국가로 가뭄이나 홍수와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그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를 삭감해 나가기란 쉽지 않다. 지금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로 봐서 우리에게 주어진 삭감의무를 이행해나가는 과정에 상당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3년부터 1995년 기준 배출량 5%를 감축해야 한다. 5%를 감축할 경우 2013년에 무려 국내총생산(GDP) 기준 62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운하를 이용한 수로운송은 도로운송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에 불과하다.
여기에 도로 교통혼잡에 따른 낭비까지 고려하면 수로운송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정도로 화물 일부를 수로운송이 대체할 경우 상당한 삭감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에게 더욱 시급한 것은 피해 대책이다. 실제로 최근 태풍이 잦고 강해지고 있으며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강해진 태풍에 대비하여 치수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특히 해안지대에 산업과 도시를 개발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운하는 하천을 준설과 주운보 건설로 4대강의 치수능력을 증대시키고 내륙개발을 가져와 좋은 지구온난화 피해 대책이 된다. 또한 하천의 저수량을 증가시키고 수자원의 유역변경을 가능하게 해서 물 안보 취약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맺음말

운하건설은 물류비용 절감과 환경개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 활성화, 국가균형발전 등 다양한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경부운하 하나만으로도 공사기간에 3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예측이다. 이것은 삼성그룹 2개가 만드는 일자리와 맞먹는다. 여기에 호남운하와 금강운하의 공사기간에 창출되는 일자리와 운하 건설 후 운영과 유지관리, 관광산업, 산업단지 활성화 등을 합하면 적어도 70만 개의 일자리는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관광산업은 고용효과가 높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앞으로 국가 GNP의 10%를 차지하게 될 중요한 산업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관광 인프라 구축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21세기 관광은 문화 유적뿐만 아니라 자연을 즐기는 생태관광(Eco-Tour)이 주요 테마이다. 운하는 이처럼 시대적 요구에 잘 부합되는 관광 인프라가 된다.
정부 통계는 지금과 같은 수도권 인구 집중이 계속되면 2030년경에는 전국 인구의 55%가 수도권에 살게 되고, 호남과 경북은 현재보다 약 20% 이상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각종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는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의 황폐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침체되고 낙후되어져 가는 내륙도시에 항구를 만들어 지역산업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시키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역 균형발전을 이끄는 근원적인 힘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