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은 희귀 조류인 독수리가 마음놓고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독수리 월동지 보호'에 나섰다.

9일 고령군에 따르면 독수리는 3년 전부터 고령군 개진면 낙동강 가를 찾기 시작, 현재 약 40∼6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호로 중국 북부와 몽고, 시베리아에서 살다가 10월이 되면 한반도로 남하해 겨울을 나고 이듬해 2∼3월 고향으로 돌아간다.

독수리는 통상 대다수가 강원도 철원군을 비롯한 휴전선 일대에서 월동을 해 대구.경북 지역까지 내려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군은 개진면 일대에 먹이를 깔아 주고 독극물 미끼나 밀렵을 단속하는 등 보호에 나섰다.

고령군청 조근동 문화체육과장은 "인근 축산 농가에서 나오는 동물 시신과 썩은 고기 때문에 독수리가 몰리는 것 같다"며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군의 문화 자산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월동지 조성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반면 인위적인 보호책이 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먹이를 계속 주면 독수리의 야성이 없어지고 지나치게 개체가 많이 몰리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AI가 국내에서 발생했던 2005년에는 양구군을 비롯한 많은 강원도 지자체들이 독수리 먹이 주기를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류전문가인 박희천 교수(경북대)는 "먹이 주는 횟수만 잘 조절하면 야성은 충분히 보존할 수 있다"며 "또 독수리가 AI에 걸린 조류를 먹고 병을 옮길 수 있지만 고령의 경우 대다수 먹이가 돼지 농가의 부산물이라 그런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