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200호 특집②  . 물산업 민간부문 해외사업 추진현황 ㉻


“국내 물기업, 해외진출 위해 경쟁력 강화 필요”

물산업 영역 확장…광역화·전문화·다국적화·스마트화로 트렌드 변화
동남아·중남미 등 개도국 진출 유망…국가별 맞춤형 진출전략 마련해야

 

▲ 이 수 진
㈜도화엔지니어링 상하수도부 상무
Part 08. 해외 컨설팅 서비스 수행사례를 통한 물산업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국내기업 해외시장 점유율 저조

㈜도화엔지니어링은 1957년 설립 이후 2천여 명의 기술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 중 25%가 물산업 분야 기술자다. 2019년에는 매출액 5천161억 원을 달성했으며, 2020년에는 ‘세계 225대 설계회사’에서 74위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21개국에서 50개 해외 물산업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 24개국 29개 해외지사, 연락사무소, 법인을 운영 중에 있다.

물산업은 인구밀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와 경제개발이 활발한 중남미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기존 상하수도 중심 시설·설비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물산업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광역화·전문화·다국적화·스마트화가 세계 물산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다자간개발은행(MDB)별 시장규모 대비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실적은 2.2%에 불과하고 상하수도 분야도 이와 유사하다. 또한 국내기업은 부가가치가 상당히 낮다고 알려진 상세 설계·시공·공사·감리 부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SWOT’ 분석 통해 해외진출 전략 수립

국내기업의 내부능력 및 외부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점(Strengths)·약점(Weaknesses)·기회(Opportunities)·위협(Threats)을 분석해 보면, 강점은 종합 엔지니어링 분야에 축적된 역량과 전문기술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약점은 외국어 가능 인력 부족, PMC·CPM 등 고부가가치사업 추진경험 부족, 사업관리 및 리스크 관리능력 미흡 등이다.

기회로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해외시장과 아프리카, 남미 등 신규시장의 확대, 정부의 해외진출 확대 정책, 물산업 성장 잠재력을 꼽을 수 있다. 위협은 진출지역이 편중되어 있고 진출 분야의 격차 또한 심하다는 것, 그리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위주로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SWOT 분석을 통해 해외진출 전략을 구상하면 SO전략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ODA·PPP사업을, 중남미 지역에서 정부재정·PPP사업을 통해 전략적으로 진출국가를 선정하여 공략하는 방안이다. WO전략은 전문지식과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기술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ST전략은 해외진출이 미흡한 지역과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EPC·PPP 등 투자사업 추진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WT전략은 시공-엔지니어링-기자재 기업 간 협업을 강화해 약점을 메꾸고 선진 엔지니어링 업체와 합작투자사(JV)를 설립해 동반 진출하는 것이다.

정부 프로그램 활용 시 해외진출 도움

2019년 9월 환경부가 발표한 ‘물관리 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은 신시장 확대 및 국내기업 해외진출 활성화이다. 유망 융·복합 물산업 육성과 관련해서 10여 년 전부터 ICT 기반 상수도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미 공급시스템은 확충되었기 때문에 시스템의 유지·관리·보수 쪽으로 사업방향이 바뀌고 있다.

물기업 해외진출 진입장벽 해소와 관련해서는 환경부를 비롯한 해외건설협회,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 등의 입찰·사업 정보를 활용하고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해외건설협회가 제공하는 해외 조달전략(procurement), 구매계약 리스크 관리 교육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활용과 관련해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의 정부 지원 타당성 조사 및 시장개척자금 등을 활용하거나 한국수자원공사의 해외시장개척단 등에 참여하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개도국, ODA 프로젝트 많아 접근 용이

ODA 재원별 해외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과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재원사업 두 가지가 있다. 개도국은 ODA 프로젝트가 많아 선진국에 비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EDCF 사업은 정수장·처리장의 경우 주로 DBB(Design-Bid-Build)나 DB(Design-Build) 방식으로 발주된다. 지역 여건, 발주처에 따라 운영관리를 요구하기도 해서 DBO(Design-Build-Operate) 발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향후 유지관리를 위한 호환가능한 기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WB·ADB가 발주하는 상하수도 사업의 경우 DB 방식으로 발주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운영까지 추가된 DBO 형태로 발주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인구가 분산된 하수미처리구역에서는 ‘분산하수처리시스템(DEWATS)’ 선호도가 높아 정화조 개선, 분뇨처리 기술 등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유망하다고 판단된다.

계약조건 면밀히 검토 필요

MDB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방글라데시 다카시 파글라 하수도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시 파글라 처리구역에 20만㎥/일 규모의 하수처리장과 공급간선(Trunk Main) 23.1㎞, 하수관거 461.5㎞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개도국은 전력 수급이 적어 시설 설계 시 에너지 절감 기술·자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카시는 인구밀도가 높아 가용할 수 있는 토지가 제한적이어서 슬러지 감량화 기술을 우대하고 있다. 또 교통 상황이 열악해 관로는 공사비용이 더 들어도 빠른 시공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있는 자재·공법을 선호한다.

EDCF 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캄보디아 타크마우 하수도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수도 프놈펜 인근 타크마우시에 하수처리장(7천600㎥/일)과 하수관로 매설 및 하천정비 사업이다. 다른 EDCF사업과 마찬가지로 계약의 리스크는 많지 않지만 발주처가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에 유의했다.

은행 간 협조융자사업의 대표 사례로는 ‘니카라과 블루필드 하수도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오수관로 60㎞, 펌프장 13개소, 배수설비 5천600개소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한국수출입은행과 중미경제통합은행의 협조융자로 진행돼 중미경제통합은행의 가이드를 따른 입찰로 국내기업에게 익숙지 않은 계약 조건들이 있어 현지 법률 자문을 구해야 한다.

[『워터저널』 2021년 4월호에 게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