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태안 앞바다에서 원유선 ‘헤베이 스프리트’호가 삼성중공업 소속의 선박과 충돌하여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로 인해서 거대한 ‘환경재앙’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서 해양 및 해안생태계가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큰 타격을 입었으며, 어민들과 지역주민들의 피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사고는 사상최악의 기름유출사고라 불리우는 1995년 씨프린호 사건에 비해 2배 이상의 기름이 유출되어서, 그 심각성을 짐작케 하고 있다. 씨프린스호 사건이 발생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수만 아래에서는 검은 원유 잔여물이 스며나온다고 하니, 이번 사건을 ‘재앙’이라고 할 만하다. 12월 10일 정부의 ‘특별재난사태’와 ‘특별재난구역’ 선포는 당연한 일이다. 민주노동당도 이번 사고로 인한 생태계의 피해가 시급히 복구되고, 어민들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입은 피해가 충분히 보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재활동에 있다. 현장의 소식에 의하면, 태안반도에 국한되지 않고 유출된 기름이 남북으로 퍼져 서해안 전체를 오염시킬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미 안면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정부는 유관기관 사이의 유기적인 협조를 물론이고, 환경단체와 자원봉사를 위해서 몰려드는 일반시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짜임새 있는 방재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도 시급한 방재활동에 당원들과 함께 참여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물론 그 초기대응에 있어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씨프린호 사건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엄청난 피해 현황을 보면, 정부의 대응 능력이 전혀 개선되지 못한 했다는 점이 드러난다. 오히려 섣부른 자만심으로 인해서 초기대응에 실패하면서 더 큰 피해를 야기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게다가 이번 사고가 발생했던 근본적 원인 중에 하나가 단일선체의 유조선 구조라는 것인데, 한국 인근을 오가는 유조선의 40%가 아직도 단일선체라는 사실을 접하면서 정부의 무사안일한 태도에 기가 찰 노릇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금지된 단일선체 유조선이 2010년까지 금지를 유보한 한국 정부의 덕택에 우리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운영되다, 결국 이번과 같은 거대한 환경재앙을 만들어낸 것이다.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외면했을 때,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사고를 접하면서 석유 중독증에 걸린 현대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구 문제를 논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는 유조선 사고로 생태계와 지역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98%의 에너지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피하기 힘든 사고일 것이다.

이번과 같은 환경재앙을 벗어나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석유중독증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는 것이며, 이것이 민주노동당이 에너지 전환을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7년 12월 11일 민주노동당 녹색정치사업단 (단장 심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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