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년특집  Ⅱ. 2020년 하반기 물종합기술연찬회㉻
 

“물 분야 그린뉴딜,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첫 걸음”

인프라 스마트화·먹는물 관리 강화·수량수질 통합관리·기후위험 대응 추진
‘한국형 그린뉴딜’ 성공적인 추진 위해 물 관련 학회·기관과 적극 협업 예정

 

▲ 김 준 회
환경부 물산업협력과 사무관
[정책발표] 물 분야 그린뉴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린뉴딜로 환경위기 극복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14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와 기후·환경위기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한 대전환의 일환으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양 축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뉴딜’을 추진해 선도국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데이터 댐(Data Dam)’을 만들어 디지털 경제 기반을 구축하고 물을 활용하는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여론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2019년 5월 7일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가 국민 1천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그린뉴딜 정책이 한국과 세계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앞서 정부는 국민 3천 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물관리의 12가지 기본원칙’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인식하는 항목에 대해 현재와 10년 후로 구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에서 응답 순서는 △수도·하수도(81.4점) △기후변화 대응(80.6점) △재해예방(79점) 순이며, 10년 후는 △기후변화 대응(85.2점) △물의 공공성(84.7점) △수도·하수도(84.3점)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국민들의 요구는 물 분야 그린뉴딜의 세 가지 주요 키워드인 기후변화 대응, 물 공공 인프라 개선, 물의 혜택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물관리 도전요인으로 크게 기후변화, 물관리 인프라 노후화, 불투수면적 증가 및 녹지 감소 등을 설정했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우리나라는 가뭄과 홍수에 대한 취약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물관리 인프라 노후도도 댐 78%, 지방정수장 68%, 폐수관로 67% 등으로 심각하지만 전량 개량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또 도시의 수질·수량 관리 여건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서울은 면적의 50% 이상이 불투수면적이다. 녹지가 줄어들고 불투수면적이 증가하면 물순환체계에 왜곡이 생긴다.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실시간 감시·제어 체계 구축

물 분야 그린뉴딜 사업의 주요 내용은 크게 △물 인프라 스마트화 △먹는물 관리 강화 △수량·수질 통합관리 △기후위험 대응 네 가지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일자리 2만6천 개 창출, 온실가스 3만4천910톤(tCO₂) 저감, 2025년까지 일자리 3만9천 개 창출, 온실가스 8만9천115톤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 번째 물 인프라 스마트화 부문에서 △스마트 상수도 △스마트 하수도 △스마트 댐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세 가지 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 상수도사업은 수돗물 사고 예방과 동시에 신속한 사고대응을 위해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실시간 감시·제어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48개 광역상수도에 취수원 수질감시·AI기반 정수장 등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국 161개 지자체 지방상수도에 ICT 기반 스마트 감시제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스마트 하수도사업은 안전하고 깨끗한 물환경을 조성하고자 하수처리 전 과정에 ICT·A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지능화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24년까지 3천722억 원을 들여 △지능형 하수처리장(15개소) △하수관로 도시침수 및 악취저감을 위한 스마트 하수관로시스템(10개소) △데이터베이스(DB) 기반 하수도 자산관리체계(10개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스마트 댐 안전관리체계 구축사업은 댐 관리체계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기술을 도입해 노후화된 댐의 성능을 개선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사업이다. 2025년까지 6년 간 약 1천61억 원을 투입해 다목적댐 등 37개 댐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스마트센서 및 GPS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공중·수중 드론을 이용한 비대면 안전점검, 빅데이터·인공지능 분석 등을 활용한 안전관리 플랫폼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 환경부는 물 분야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댐 안전점검에 드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2025년까지 3차원 가상공간(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AI) 기반의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사진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가운데)과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오른쪽)이 지난 7월 6일 오후 대청댐 국가안전대진단 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한 댐 안전관리 시연을 점검하는 모습.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노후 상수도 정비

두 번째로 먹는물 관리 강화를 위해 광역상수도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하고 노후 상수도 정비에 나선다. 광역상수도 정수장 전체 43개 중 수질개선이 필요한 12개 정수장을 2024년까지 4천741억 원을 투입해 고도화한다. 정수장 고도화란 일반 정수처리공정으로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맛·냄새, 미량유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는 오존, 활성탄 등 공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상수도 수질을 유지하고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노후 상수도관 총 3천332㎞(104개 노후상수관망 포함) 및 노후 정수장 31개소를 개량한다. 당초 노후상수도 정비사업은 3조962억 원 규모로 2028년까지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2018년 붉은 수돗물 사태 등을 계기로 2024년까지 앞당겨 완료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총 사업비는 4조5천억 원으로 늘었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연간 1억5천800만㎥ 이상의 물을 절약하고 약 3만9천 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 계획한 수량·수질 통합관리 부문에서는 주요 상수원인 댐의 상류에도 수량과 수질의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지역 여건에 따라 깨끗한 물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댐부터 하천까지 수량·수질 통합감시시스템과 생태수로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기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이고 총 340억 원이 투입된다.

아울러 2024년까지 오염 지류·지천 21개를 대상으로 유역진단을 실시, 오염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방안의 하나로 식생토양의 자정작용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자연정화하는 생태수로를 조성키로 했는데, 생태수로는 2024년까지 6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오염 지류·지천 유역진단 및 개선사업은 약 303억 원 규모로 2020년에만 128억 원이 투입됐다.

▲ 홍정기 차관이 2020년 7월 28일 오후 충북 보은군 노후상수도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노후상수관로 교체 현장을 점검하고, 물 분야 핵심 그린뉴딜 사업인 노후상수도 정비로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험 대응코자 홍수·가뭄 대응력 강화

마지막 기후위험 대응 부문에서는 홍수와 가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홍수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100개 지류에 수위·강수량 등 홍수정보 수집센서를 설치하고, 각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홍수예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498억 원을 투자하고 2023∼2024년 시범운영 단계를 거쳐 2025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현행 인력 중심의 홍수예보와 달리 인공지능 기법을 이용하면 입력변수의 안정성이 확보되는 경우 단기간 내 결과도출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가뭄으로 급수가 취약한 도서·산간 지역에 안정적인 용수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여건에 맞는 최적의 대안을 발굴해 적용할 계획이다. △해저 상수도관로 설치 △연륙교를 이용한 도서 내 관로설치 △지하관정 개발 △해수담수화 시설 구축 △저수지 개발 △배수지 설치 △운반급수선 등이 대안으로 고려된다.

이 외에도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확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환경부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및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총 3천40억 원을 들여 강원도 춘천시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클러스터 설비 규모는 1만6천500RT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의 5배가 넘는다.

환경부는 연간 수온이 6∼13℃인 소양강댐 심층수 24만㎥(1일)를 활용해 수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열에너지는 전기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시설에 최적화된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클러스터에는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스마트 농업단지, 스마트 주거단지, 물에너지기업 특화단지가 조성된다.

물 분야 그린뉴딜 사업을 통해 정부는 크게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량 부문에서 균형적인 용수공급, 수질 및 수생태계 측면에서 깨끗한 물환경 조성, 그리고 기후변화 부문에서 가뭄과 홍수 등 체계적인 재해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첫 걸음을 떼게 된다.

 

‘국가 물 데이터 표준 관리체계’ 구축사업 구상 중

그린뉴딜 사업 종료 후에도 이것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다. 물관리 인프라에 스마트 시스템이 구축되면 상하수도, 댐, 하천, 저수지, 농업용수 등 각 분야별로 빅데이터가 생산되어 축적될 텐데, 정부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가 물 데이터 표준 관리체계’ 구축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구축된 종합적이고 최신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물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킴은 물론이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그린뉴딜을 국내 물기업 육성 및 경쟁력 향상의 기회로 활용해 국내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 아직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예산 당국과 협의 중에 있는 그린뉴딜 연계 보완 검토 사업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국민들의 건강하고 쾌적한 물환경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도시침수·열섬현상 등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물순환 혁신 시범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불필요한 보(洑)를 제거해 자연친화적인 방향으로 하천을 회복시키는 ‘하천 자연성 회복 시범사업’이다. 정부는 향후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물과 관계된 학회, 기관과 적극 협업할 예정이다.

 

[『워터저널』 2021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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