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온상승 고려한 상수원 안전성 확보방안 연구해야”

1981년 이후 세계 10년 단위 기온 0.18℃ 상승…100년 전 대비 2배 이상
수온상승으로 이어져 수질·수생태계·식생에 영향…종합적·장기적 관찰 필요

 

▲ 유 순 주
한강물환경연구소 소장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팔당 상수원의 영향 

역대 지구 기온 1∼9위, 2005년 이후 발생

2019년은 지구 기온 관측을 시작한 1880년 이래 두 번째로 더웠던 해이다. 2016년의 최고 기록보다 0.04℃ 낮으며 세 번째로 높은 2015년보다 0.02℃ 높은 기온을 보였다([표 1] 참조). 1880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온을 살펴보면 가장 더웠던 다섯 해가 2015년 이후로 이어졌으며, 가장 더웠던 10년 중 9년이 2005년 이후에 발생했다([표 2] 참조).

1977년부터 43년간 지구의 육지와 해양에서 20세기 평균 온도보다 높은 온도가 연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880년 이후 10년 단위 기온은 평균 0.07℃ 증가했으며 1981년 이후에는 0.18℃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시아 지역은 2019년도가 1910년∼2019년 중 세 번째로 더웠던 해였으며 2015년과 2017년이 가장 더웠던 해였다. 아시아에서 5번째로 더웠던 해는 모두 2007년 이후에 기록되어 1981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경향이 장기 추세보다 2배정도 높다.

 
 
팔당호 인근 양평 기온, 27년간 0.06℃ 상승

우리나라도 1973년 이후 2019년까지의 기록을 보면 2016년도에 기온이 가장 높았고, 2015년도가 세 번째, 2017년도는 일곱 번째를 기록했다. 팔당 상수원 인근 양평기상관측소의 기온은 1973년 이후 연평균 기온이 1997년부터 11℃ 이상으로 상승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12℃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은 2015년, 2016년 다음 세 번째로 기온이 높은 해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이러한 자료들은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팔당호 인근 양평 지역의 기온도 1973년부터 2019년까지 47년간 뚜렷하게 증가했다. 1993년부터 2019년까지 27년간 양평의 기온은 0.06℃ 정도 상승해 지난 47년간 기온 상승(0.048℃)보다 높게 나타나 전 세계적 경향과 같이 최근의 기온 상승폭이 더 커지는 현상을 보인다.

하강기 전 기온상승 지속 시 고수온 장기화 초래

기온 증가는 2천600만 수도권 인구의 식수원인 팔당호 수온에 영향을 미친다. 팔당호 수온이 현재와 같은 규모로 관측되기 시작한 1993년부터 2019년까지 표층 수온은 뚜렷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기울기의 크기는 0.033 정도다. 계절적으로 봄, 여름, 가을에 통계적 유의성을 가지며 0.06 정도의 상승폭을 보였다. 수온 자료는 기온과 달리 월 1회 또는 주 1회 단위로 측정하기 때문에 연속 측정하는 기온의 상승과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물은 공기에 비해 비열이 큰 물리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해 기온이 올라가도 수온은 서서히 올라가고 기온이 떨어져도 수온은 서서히 내려가는 지체 현상을 보인다. 지체 현상은 수체의 규모에 따라 더욱 증가할 수 있는데 호소와 같이 수심이 깊고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수온 지체 현상이 심화된다.

기온의 상승 시기와 하강 시기에 따라서도 기온과 수온의 변화 양상이 달라진다. 따라서 기온과 수온의 관계를 설명할 때 온도 상승기(rising limb, 이른봄에서 여름철로 이동하는 온도 증가 시기)와 온도 하강기(falling limb, 늦여름에서 겨울철로 이동하는 온도 감소 시기)로 구분해 계절적 이력현상(Hysteresis)을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 팔당호 표층 수온을 연속 측정해 기온과의 관계를 비교해보면 기온이 상승하는 시기(상승기)에 비해 하강기에 수온이 더디게 낮아졌다. 수심 평균 수온도 상승기와 하강기에 모두 표층보다 수온의 증가 경향이 낮으며 상승기보다 하강기의 기울기가 감소하고 절편값은 더 높게 나타나 하강기 수온이 더디게 낮아짐을 보였다.

수체 규모와 체류시간 차이로 호소는 하천보다 상승기에 흡수한 열에너지를 더 많이 가지면서 기온이 내려가는 하강기에 이를 유지하려는 수온 이력현상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강기 전에 기온이 크게 증가하거나 기온상승이 지속될 경우 호소 수온은 고수온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 팔당호 표층 수온을 연속 측정해 기온과의 관계를 비교해보면 기온이 상승하는 시기(상승기)에 비해 하강기에 수온이 더디게 낮아졌다. 수심 평균 수온도 상승기와 하강기에 모두 표층보다 수온의 증가 경향이 낮으며 상승기보다 하강기의 기울기가 감소하고 절편값은 더 높게 나타나 하강기 수온이 더디게 낮아짐을 보였다.

고수온 지속 시 남조류 발생 지속될 수 있어

기온 변화는 수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한 수온 변화는 국지적 기상 변화뿐 아니라 하천생태계 및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온은 식물·동물 플랑크톤의 계절적 발생 특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성층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심수층의 용존산소(DO)를 감소시키거나 물의 수직이동을 제한해 남조류 성장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여름철 남조류는 수온과 체류시간에 민감하다. 수온이 높을수록, 체류시간이 길수록 번성이 뚜렷해진다.

더욱이 표층 온도가 높아지면 성층화가 진행되기 시작하고 여름이 길어지면 성층화 기간도 연장되어 수체의 안정화 시간도 길어져 남조류 출현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최근 팔당호 식물플랑크톤의 발생 추이를 보면 유해 남조류는 최근 2015년에 크게 증가하고 2018년에도 다소 증가했으나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식물플랑크톤 중 규조류와 남조류 발생의 연도별 증가 경향은 뚜렷하지 않다([그림 2] 참조).

팔당호 특성상 하천형 호수로 상류 하천(남한강, 북한강)의 수온과 유입량의 차이, 체류시간 등 물리적 요소가 수체 열에너지 전달 및 축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식물플랑크톤의 증가 경향성을 단순하게 수온과 같이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015년은 2014년에 이은 갈수해로,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가운데 하절기 6월부터 수온이 증가하면서([그림 3] 참조) 남조류가 급속히 증가했다. 이 경우 호소와 같이 수체 규모가 크고 유입량의 변화가 없어 체류시간이 증가하며 고수온이 지속되면 온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관성을 가지는 이력이 강하게 작용해 하절기 수온 저하가 지체되며 남조류 발생이 지속될 수 있다.

기온상승, 수생태계에 영향…지속적 연구 필요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은 점차 가속화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상수원 수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름철 고수온이 장기간 유지되면 호소의 수리적 영향 뿐 아니라 수질과 수생태 반응에 영향을 미치고 생물의 활성도를 증가시켜 식물플랑크톤과 수초 등 식생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수생태계 속 수생생물들은 서식 환경과 먹이에 따라 서로 연결되어 변화하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찰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기온상승으로부터 생물의 건강성과 상수원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 참고문헌(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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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공동수. 2019. 팔당호 수질의 연직분포에 대한 밀도류 영향 평가, 한국물환경학회지, 35(6):  557-566.

[『워터저널』 2020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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