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도시숲’에서 해법 찾는다

   
▲ 서승진 산림청장
최근 10년간 세계평균기온은 0.74도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2배 가까운 1.5도가 상승했고 열대야 현상은 지난 30년간의 평균 일수 보다 1.4일이 증가한 9.2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영향일까 올 여름의 잦은 폭염주의보 소식은 봄철 황사피해만큼이나 무더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한 해가 아니었나싶다.

이러한 폭염현상은 농촌지역보다 열섬현상 등으로 높은 기온을 나타내는 도시지역에서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1994∼2005년 여름철 서울·대구·인천·광주 지역에서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2천127명으로 기상재해로 인한 사망·실종자(1천219명)보다 많았다고 하니 90%를 넘어선 도시화율을 감안하면 가히 우리나라 국민들은 ‘열섬’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숲을 통한 생명의 도시 조성

이러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외국의 주요 도시들은 친환경 도시를 만들기 위한 도시 숲 조성이 한창이다. 가까운 일본 도쿄의 경우 도시의 환경문제를 해소하고 자연재난 방재, 도시의 매력증가와 생물의 서식지 확보를 주요과제로 하여 녹지배증정책(綠地倍增政策)을 추진하고 있고, 런던도 생물 종다양성 증진과 환경개선을 주요 목표로 하여 도시 숲을 늘리고 연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의 파리 또한 ‘도심 속에 자연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여 도시 어메니티(amenity) 증진, 생물다양성 확보, 블로뉴 숲과 같이 자연환경과 유산적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미국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해 가로수 수림대를 조성하고 공한지에 나무를 심기로 하는 등 이른바 생태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비단 외국사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러한 도시민들의 수요에 부응하여 도시 지역 내 녹색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경기도의 ‘1억 그루 나무 심기’, 대전시의 ‘3천만 그루 나무심기’ 등 도시 숲 조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NGO와 기업들도 참여와 후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물형 녹색네트워크구축’ 숲을 도시안으로

그러나 푸른 도시를 조성·관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법률과 제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다양한 도시여건에 따라 생태도시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과 재원마련 등은 각각의 지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산림청에서는 지난 40년간 헐벗은 국토를 푸른 숲으로 조성해 온 열정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정책목표로 정하고 지난달 16일 ‘도시림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현재 1인당 6.56㎡에 불과한 생활권 도시림 면적을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저 권고기준(9㎡)을 넘어 2017년까지 10㎡로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하여 실태조사, 관련제도 정비, 연구, 시민참여 확대 등 향후 도시 숲 조성을 위한 중점 과제를 설정하였으며, 산림청에서는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의 내·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산림을 주요 거점으로 하여 도시내의 각종 공원과 학교 숲, 가로수들이 생태적으로 그물처럼 연결되는 녹색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생명이 깃들고 살아 숨쉬는 숲을 제공하고자 한다.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삶의 질 높여야

최근 개인적으로 건강하게 잘 살자는 웰빙 문화에서 사회적으로 발전한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이타적, 사회적 웰빙 생활방식이 대두되고 있다. 2000년 미국 내츄럴마케팅연구소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로하스 개념은 건강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이제 우리도 주5일 근무제가 보편화되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늘어나 주위를 둘러보는 삶의 여유를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의 도시는 생명의 근원인 자연과 너무나 멀어진 듯 하다. 하지만 결코 늦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정부, 시민 그리고 기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며 협력해 간다면 앞으로 어디서든 숲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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