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해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에서 발생한 깔따구와 물가파리 떼가 인근 마을을 습격한 사건에 대해 신항만 사업주체인 해양수산부가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재정결정이 내려졌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경남 진해시 웅동에 거주하는 1천357명이 “준설토 투기장에서 발생한 물가파리 및 깔따구 등 유해곤충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와 영업손실 등을 입었다”며 신청한 재정사건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총 17억6천396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배상결정은 국내외적으로 유해곤충에 의한 피해를 처음 인정한 것이며, 단일사건으로는 최다액 배상결정이다.

생김새가 모기와 비슷한 ‘깔따구’는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며, 불빛을 따라 모여들어 주민들이 밤에 야외생활을 즐길 수 없고, 심한 경우는 상정식당 등이 영업을 중단하는 일도 발생한다.

‘물가파리’는 일반 집파리보다 주둥이가 크고 딱딱하여 핥을 경우 깔따구에 못지않은 성가스러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충이 대량 발생하게 된 것은 투기장의 염도가 낮아지고, 여름·가을의 온도 상승으로 해조류와 플랑크톤이 풍부하게 됨에 따라 유해곤충이 서식하고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들은 이미 2001년 5월경 투기장에서 해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결책을 강구한 후 공사를 시행하도록 건의한 바 있으며, 2004년 여름에는 다수의 유해곤충이 발생해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사업주체인 해양수산부는 단순 방역으로 일관했으며, 2005년 봄부터 투기장 환경이 유해곤충 발생에 적합하게 변화되어 유해곤충이 대량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투기장 인근주민들의 생활불편과 영업손실 등에 따른 피해배상에 대해서는 위원회의 재정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신청인들도 위원회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배상액을 결정해준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