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인천 ‘적수사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해결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5월 30일부터 시작된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현재 14일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 수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피해 지역인 인천 지역의 많은 학교에서는 수돗물을 쓰지 않고 생수로 급식을 만들고 있거나 대체 급식 또는 외부 위탁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적수사태는 5월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돗물 흐름 방향이 뒤바뀌는 과정에서 강한 수압으로 송수관이 흔들리고, 관 내부의 녹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아파트 단지보다는 단독·다세대 주택 지역이다. 아파트는 직접적인 직수의 사용이 아니라 저수조와 물탱크를 거친 후 가정으로 공급하므로 일부 이물질 등이 가라앉는 작용을 하지만, 단독주택 등은 직수를 사용하므로 아파트의 저수조와 물탱크와 같은 버퍼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좀더 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녹물이 생기면 송수관 사이에 설치된 여러 가지 종류의 밸브(제수변, 공기변, 소화전 등)를 열고 발생된 녹물을 빼야 하는데, 피해가 컸던 인천시 서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것이 행해지지 않았으며, 가정의 수도꼭지로 녹물을 빼는 것도 부족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수돗물의 통상 수압(水壓)으로는 건물의 5층 이상 높이에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중·고층 건물에서는 일단 수돗물을 수수조(受水槽)에 받아 놓은 다음에 펌프로 고가수조(高架水槽)로 끌어올려서 그 낙차(落差)를 이용하여 각 층에 급수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수수(受水)탱크에 들어가기까지의 수돗물은 「수도법」이 적용되는데, 탱크로 들어간 수돗물은 건물의 소유자가 자주적으로 청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법적으로 1년에 2회 청소). 아파트와 빌딩의 물 오염사고는 과거에 지어진 건물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데, 이들 건물은 대개 물탱크를 지하에 설치하고 있어서 오염되기 쉽고, 평소에 주민들의 눈에 띄지 않아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

인천시는 녹물 발생이 생긴 지역의 가정과 학교에서 수도꼭지를 열어 방류에 동참해 달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호소했다. 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적수를 지속적으로 방류하기 위해 각 가정과 학교 등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방류에 동참해달라는 것이다. 시민 참여가 적수 사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된 지역의 송수관 내의 녹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녹물 발생지역의 정확한 범위를 설정해야 하고, 발생된 지역의 변류시설(각종 밸브, 소화전 등)을 체크하고 그 가동상태를 확인한 후에 순차적으로 밸브를 개방하면서 문제가 된 녹물을 제거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마구잡이로 밸브를 개방하게 되면 수압과 수류의 변동 폭이 커져서 녹물 발생 지역을 더 확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적수가 발생했을 때는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한다. 계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수도전에서는 첫 번에 틀면 적수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원인을 잘 파악하여 배관 자체가 오래되어 적수가 나오는 것인지, 일시적으로 수도를 사용하지 않아 물이 모였다가 나오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한 문제해결은 일정량을 보낸 후 사용해야 적합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정부는 인천지역 적수사태의 발생원인과 대책을 시급히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시민들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여 누구나 깨끗한 수돗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기를 바란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배관이 문제가 된다면 예산을 확보하여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배관이 설치되도록 수도관리사업소는 정책적으로 잘 시정하여 시민들이 근심하는 요소를 빨리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워터저널』 2019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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