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도 0.6℃ 상승 별것 아니라고요?

   
▲ 고윤화 환경부 대기보전국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 문제는 가장 중요한 국제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지구의 대기는 기본적으로 산소와 질소로 구성되지만, 이산화탄소, 메탄 등과 같은 미량의 기체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기체를 ‘온실가스’라 부르고 이러한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부른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는 19세기 후반 시작된 산업혁명에 기인한다. 각종 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그 이유다. 온실가스 과다 배출은 지구에서 방출되는 열을 지구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지구에 남기고 이러한 잉여 열은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이를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라 하는데, 지구가 온난화하면 지구의 기후도 변화한다.

100년간 지구 온도 0.6℃ 상승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는 지구온난화로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0.6℃ 상승했고 홍수와 가뭄 등 이상기후 발생과 함께 자연생태계를 변화시키며 질병 등 인간 건강상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의 심각성을 살펴보면 우선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수자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세계 인구의 약 1/3은 물 부족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음은 지구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저지대의 범람, 연안 침식, 폭풍 해일 및 홍수 위험, 표층수 및 지하수의 염분 침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해수면이 1m 상승하는 경우 육지 손실을 살펴보면 이집트는 1%, 네덜란드 6%, 방글라데시 17.5%, 마샬군도는 약 80%의 땅이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수천만 명의 주민이 거주지를 옮겨야 하고 작은 섬나라는 완전히 바닷물에 잠길 수도 있다.

이러한 전지구적 환경문제인 기후변화의 영향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0년간의 평균온도는 지구평균온도 상승률의 2배인 1.5℃ 상승했다.

   
▲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준선 변화
 1920년대에 비해 겨울은 30일 이상 짧아졌고, 봄·여름은 20일 정도 길어졌다. 벚꽃의 개화시기도 4월 중순에서 초순으로 앞당겨지고 봄의 전령인 개나리, 유채꽃, 진달래가 12월에 피기도 한다.

열대야 6배 증가, 더위 사망자 2127명

열대야 일수는 1900년대 초반 평균 1.1일에서 최근 6.6일로 6배나 증가했고 1994∼2005년 기간 중 혹서로 2천1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제1의 사과 산지인 경북 영천시의 재배면적은 20년 전에 비해 28%로 줄어들었고 소나무 산림면적은 20년간 384만여 ha에서 256만여 ha로 감소했다.

동해안의 수온은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1.2∼1.6℃가 상승, 잡히는 어종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강수패턴도 해에 따라 편차가 크고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태풍 루사(2002년 8월) 및 매미(2003년 9월)로 인해 240여명이 사망, 10만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0조2천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2100년에 한반도의 해수면이 1m 정도 상승, 국토의 1.2%가 침수되고 125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는 식량, 섬유, 의약품, 오락 및 관광, 수질, 대기질과 같은 분야에도 영향을 주는 등 우리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 1992년 리우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고, 1997년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제1차 공약기간인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1990년 배출량보다 5.2%를 감축하자는 내용이다. 교토의정서는 2005년 2월에 발효했다.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 가입은 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손을 놓고 있을 때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고, 향후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화석연료 기준)이고 선진국의 문턱에 있다. 우리도 지구촌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동참해야 할 의무도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는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의 필요성이 국제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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