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이광희 경주시 에코물센터 수질연구팀장
경주시청 첫 공학박사 탄생

고속응집장치와 마이크로버블 이용해 단시간에 하수 처리하는 GJ-R공법 개발
장치의 6%를 특허료로 받아 3억2천만원 수익…새로운 지자체 수익모델 창출


▲ 이 광 희
경주시 맑은물사업본부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TF팀장
이광희 경주시 맑은물사업본부 에코물센터 수질연구실TF팀장(환경주사보)이 경주시청 공무원으로는 최초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광희 팀장은 업무 관련 전문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지난 2010년 영남대학교 수질관리 전공 공학 석사학위를 수료했고, 9년만인 2019년 2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팀장이 학위를 받은 논문은 ‘고효율 응집 및 용존오존부상 hybrid 공정에 의한 소규모 하수고도처리 특성 연구’로, 기존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의 생물학적 처리방식을 물리화학적 처리방식으로 전환하여 고도수처리의 특성을 연구함으로써 미래 하수기술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20여 년간 하수처리장에 근무하면서 전문지식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광희 실장은 화학분석기능사(1990년), 수질환경산업기사(1998년), 폐기물처리산업기사(1999년), 폐기물처리기사(2000년), 수질환경기사(2005년) 등 관련 자격증을 꾸준히 취득해 왔고, 하수처리 분야 전문가로서 하수처리공정 운영과 수처리 신공법 개발 연구에 매진해 왔다.

하수처리 시간 단축하는 급속수처리기술 개발

2012년 경주시가 자체 개발에 성공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연이어 호평을 받고 있는 급속수처리기술(GJ-R공법) 역시 이광희 팀장의 작품이다. GJ-R공법은 수중오염물질을 고속응집장치와 마이크로버블을 이용한 버블 코팅기술로 급속 분리한 후 오존처리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오염된 물을 처리하는 기술로, 12시간 걸리던 기존 하수처리 시간을 30분 정도로 단축시켰다.

경주시는 국내 수처리 분야 전문민간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GJ-R공법의 현장 적용 및 사업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적용되는 특허장치의 6%를 특허료로 받아 2018년에만 특허료로 총 3억2천만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그동안 남양주, 완도, 제주, 경산, 영천 등 국내에서만 10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GJ-R공법이 연달아 사업화에 성공하면서 지자체 수익창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더욱이 GJ-R공법은 타 처리시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설치비용이 저렴하며 운영관리가 간단해 해외 현지 적용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기존 3건의 특허 기술에 이어 급속수처리기술의 개량연구에 따른 국내특허 1건을 추가로 취득하며 수처리기술의 수준을 높이는 한편, 해외에서도 특허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특허협력조약(PCT) 국제 출원 3건(브라질, 인도네시아, 중국)을 완료하며 해외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지난해 7월 26일 주낙영 경주시장이 에코물센터를 찾아 경주시 급속수처리기술의 정수처리과정 현장시연에 참관했다. 사진은 주 시장이 GJ-R기술이 적용된 이동식 급속수처리 차량에서 정수된 물을 마시는 모습.
▲ 2018년 6월 21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한-중남미 환경협력세미나’에서 GJ-R기술이 한국우수기술로 소개되었다. 사진은 이광희 팀장이 중남미 관계자 앞에서 GJ-R 장치를 현장 시연하는 모습.
▲ 지난해 3월 19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8차 세계물포럼에 경주시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11개 기관과 함께 한국관을 운영하며, 경주시 급속수처리기술을 홍보했다. 사진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홍보관 방문 모습.

브라질·에콰도르·필리핀 등 해외시장 진출 활발 
 
해외진출 사례를 보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국제공동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에 150㎥/일 규모의 이동형 음용수공급장치를 준공했고, 인도네시아 현지기업인 ㈜테크니콘과 현지 운영 및 영업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월에는 급속수처리기술의 인도네시아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시노펙스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 9월에는 브라질 파라나주 상하수도공사(SANEPAR)와 급속수처리기술의 해외사업 및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브라질 현지 수질특성에 적합한 수처리 공법적용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전략적인 물산업 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6월 GJ-R 시범시설을 설치하여 가동한 후,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주 및 오타발로시와 ‘선진 상하수도 GJ-R기술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경주시를 방문했던 호세 킴보 오타발로 부시장은 보문정수장에 설치된 이동식 급속수처리 차량에서 덕동댐 원수를 정수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한 후, 즉석에서 GJ-R장치 15대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사업비 80억 원 규모에 해당한다. 올해 2월 1차 사업지를 대상으로 현장답사와 수질조사를 실시하고, 8월에 GJ-R장치를 설치하여 시운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필리핀, 베트남, 콜롬비아 등에서 수처리사업을 추진 중이다. 

▲ 경주시는 브라질 사네파(SANEPAR)에 GJ-R 시범시설을 납품하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7월 3일 경주시를 방문한 사네파 상하수도공사 연구진의 정수된 물을 시음하는 모습.

두산중공업과 에너지 생산형 하수처리기술 개발

한편, 2018년 12월 14일 경주시는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 ㈜두산중공업과 ‘에너지 생산형 하수처리기술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경주시의 GJ-R기술과 ㈜두산중공업의 LEAOX기술을 결합해 국내 최초로 에너지 절감형 하수처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가 추진된다.

GJ-R기술로 하수 내 유기물을 사전에 포획하면 병합혐기성 소화를 통해 에너지 생산량이 2∼3배 높아지고, LEAOX기술을 이용하면 질소제거 시 소요되는 폭기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희 팀장은 이처럼 획기적인 수처리 기술 개발로 국리민복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대한민국 공무원상 근정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물문제에 늘 고민하는 사람이 되겠다”면서 “이번 박사학위 취득을 계기로 23년간의 공직경험과 연구개발에 관한 전문기술을 살려 보다 혁신적인 물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국가와 경주시에 이바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2017년 서울 프레스센터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이광희 팀장이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최해진 기자]

[『워터저널』 2019년 2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