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신년특집   Ⅱ. 국가물산업클러스터, 7월 본격 가동된다


대구광역시, 국내 물산업 선도도시로 도약


물산업 해외 네트워크 구축 통해 지역 물기업 해외 물시장 진출 적극 지원
물산업클러스터 운영 체계화 위해 ‘한국물기술인증원’ 대구 입지 적극 추진
2019년 제4회 KIWW·2020년 WWC 준비 철저…글로벌 물산업 협력 강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세계물총회)                                         


Part 04. 물산업 클러스터를 연계한 대구광역시 물산업 육성방안

국내 물시장, 내수 위주로 산업구조 형성

세계경제협력기구(OECD)가 발간한 『2030년 사회기반시설 전망』에 따르면 향후 물시장은 전기, 통신, 교통, 세 개 분야 시장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로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연평균 3%의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특히 분리막 분야는 연 20% 이상씩 급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중국 등 신흥시장의 신규 수요와 미국 등 선진국의 기자재 교체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물시장은 내수 위주의 산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물기업 대부분이 10명 미만의 소기업으로 영세한 편이다. 분야로 보면 세계시장과 마찬가지로 상하수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업종으로 보면 운영·설계 분야의 비중(34%)은 낮고 제조업의 비중(50%)이 높은 편이다. 운영(정부·지자체), 건설(대기업), 제조(중소기업) 간 업종별 밸류체인 단절로 베올리아, 수에즈 등과 같은 글로벌 물기업이 부재한 실정이다.

대구시, 지역 물기업의 해외진출 위해 적극 지원

사정은 이러한데 국내 시장에는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 우수한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도 실증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시장에서 사업화가 안되니 해외진출로까지 이어지지 못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싱가포르나 이스라엘, 미국 등 OECD 회원국 대비 수도요금이 매우 저렴한 편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수도요금은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각 지자체는 우수 기술과 제품을 적극 구매하여 기업의 실적을 올려주고 해당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해외 진출 시 중국 등 신흥국과는 동반진출이, 미국 등 선진국과는 정부나 협회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출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요금현실화는 내수를 살리고 기업의 투자를 늘리며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구광역시다. 지역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구시는 2015년 ‘세계물포럼’을 시작으로 2016년과 2018년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내 물산업 중심도시로 발돋움했다. 또 국가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국내외 물기업 유치 및 관련 산업을 집적화하고 기업의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해외수출에 이르기까지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1983년 대비 수질개선율 98.1% 달성…전국 지자체 1위

대구시가 우리나라의 물산업 중심도시로 거듭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시는 극심한 수질오염에 시달렸다. 1960년대부터 금호강을 끼고 섬유 등 산업단지가 번성하면서 각종 오염사고가 터졌고 물고기 떼죽음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1983년 금호강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96㎎/L을 기록하며 ‘죽음의 강’이라 불렸다. 얼마 안 가 1991년에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까지 터지며 주민들에게 최악의 수질을 안겨야 했다.

이를 계기로 대구시는 대규모 하·폐수처리장 건설사업에 착수했다. 1987년 달서천 하수처리장과 1993년 신천 하수처리장, 1997년 서부와 북부 하수처리장 등을 잇달아 완공하고, 2001년 포항철강산단의 공업용수 공급으로 부족해진 금호강 유지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임하댐과 영천댐을 잇는 관로 52㎞를 건설했다. 그해 금호강 수질은 BOD 5㎎/L을 기록했다.

그 후에도 대구시는 하수도 정비사업 등 수질개선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산업단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1천억 원을 들여 완충저류시설 5개소(14만7천700㎥)를 설치했다. 또 신천의 하루 유지용수 10만㎥를 공급하는 데 121억 원, 중요 지천 4개 6.1㎞ 생태하천 조성에 387억 원을 썼다. 아울러 187만㎥/일 용량의 하수처리장 7개소와 9만5천250㎥/일 용량의 폐수처리장 5개소에 총인(T-P)처리시설을 도입해 수질을 향상시켰다.

▲ 대구광역시는 지난 20여 년간 약 4조 원을 투자하는 등 지속적인 수질개선에 노력하여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금호강(사진)을 ‘생명의 강’으로 부활시켰고,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세계적인 ‘물의 도시’로 거듭났다.

그 결과 대구시의 2014년 평균 BOD는 2.6㎎/L까지 나아졌다. 2014년 환경부의 전국 574개 하천 수질측정망 수질개선율 현황조사에서 대구시는 1983년 대비 수질개선율 98.1%로 전국 지자체 수질 개선율 평가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공로로 국내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개발포럼 물관리의 우수사례로 꼽혀 국제환경상을 받았다.

 
클러스터 실증화시설서 하루 7천㎥ 처리 가능

대구시는 글로벌 물산업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국가산업단지 내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2016년 4월 착공한 물산업클러스터는 지난 9월 말 기준 약 86%의 공정률(공업용수 취·정수장 95%)을 보이며 내년 7월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클러스터 내 시설은 물산업 진흥시설, 물산업 실증화시설로 구분된다. 물산업 진흥시설에는 물융합연구동, 워터캠퍼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 물융합연구동은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실험실 단계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워터캠퍼스는 맞춤형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공간,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는 수출 및 판로개척을 목적으로 물산업 국제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물산업 실증화시설은 해외의 여러 물산업클러스터와 달리 우리나라에만 있는 대규모 실험시설이다. 물산업클러스터는 낙동강과 1.7㎞ 거리에 있는데다 대구국가산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시민들이 먹는 취수원 물부터,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하수와 오·폐수 등을 가져다 실험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실증화 시설에서는 정수된 물 하루 2천㎥, 하수·폐수 각 1천㎥, 재이용수 1천㎥를 비롯해 수요자설계구역을 통해 추가 7천㎥까지 처리 가능하다.

실증화시설은 실증플랜트 구역, 수요자 설계구역, 야외 실험 구역 등으로 구성된다. 실증플랜트 구역은 정수·하수·폐수·재이용수가 24시간 운용되어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언제나 제품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지자체 등에 설치된 상하수도 플랜트 등을 실험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놓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수요자 설계 구역은 지게차 등으로 실험 기자재를 나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 테스트를 위해 실증플랜트의 물을 이곳까지 직접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파이프로 각 방마다 연결되어 있다.

 
국내 물기업 21개사와 입주계약…투자액 2천억원

물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기업집적단지도 함께 조성되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대구시는 롯데케미칼, 삼진정밀, PPI평화 등 21개 기업(12개 기업 분양, 9개 기업 유치)과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투자된 금액은 모두 2천14억 원, 고용 인력은 809명에 달한다. 입주기업은 이제 물산업클러스터의 고정 고객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술의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양성, 성능의 인·검증,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물융합연구동과 실증플랜트가 결정적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물융합연구동은 클러스터 완공기한인 2018년 12월에 맞추어 예타급 R&D 사업을 준비 중이고 워터캠퍼스는 대학과 연계한 특성화 대학원을 운영하거나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법정 위탁 교육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인·검증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상하수도협회 등 국내 인·검증 기관을 집적화 한 인증평가센터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인·검증까지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

성능이 확인된 제품은 사업화를 위해 마케팅·홍보, 자금, 컨설팅 등을 적극 지원하고, 우수제품은 대구시의 우선구매 혜택을 받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진출을 위해 한국물산업협의회(KWP)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국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해외진출 자금지원, 해외 타당성조사 지원사업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국·베트남·필리핀 등과 물산업 분야 협력 강화

그간 대구시는 지역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5년 ‘세계물포럼’을 시작으로 2016년 제1회 및 2018년 제3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물 중심도시로서의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특히 제3회 KIWW 기간 중 함께 열린 제4회 세계물도시 포럼에서 미국 밀워키시와 네덜란드 프리슬란주 등 기존 협력 도시뿐만 아니라 마닐라 광역상하수도청 등과 물 분야 MOU를 맺는 등 물 분야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 대구광역시는 지역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5년 ‘세계물포럼’을 시작으로 2016년 제1회 및 2018년 제3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IWW)’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물 중심도시의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 대구광역시는 미국·네덜란드·중국·베트남·필리핀 등과 물산업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물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2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권영진 대구광역시장과 필리핀 수도 마닐라 광역상하수도청(MWSS) 간 업무협약 모습.

지난 2017년 11월에는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입주기업협의회(KWCC)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하루 400㎥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베트남 빈롱성에 기증하고 11월 13일 베트남 호치민 롯데호텔 레전드 사이공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 대구광역시는 지난 2017년 11월 13일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입주기업협의회(KWCC)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하루 400㎥ 규모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베트남 빈롱성에 기증하고 베트남 호치민 롯데호텔 레전드 사이공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2018년 5월에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 ㈜우진이 중국 샤오싱수처리발전유한공사와 수처리 실용화 기술연구소 설립과 슬러지 자원화 및 폭기조 효율개선 공동사업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진과 샤오싱 측이 공동 설립하는 수처리 실용화 기술연구소는 국내 기술과 현지 기술을 융합, 중국 물시장 진출 기회를 더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기능 강화 위해 적극 노력

앞으로도 대구광역시는 물 분야 국제경쟁력을 다지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 할 방침이다. 2019년 9월 개최되는 제4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월드워터시티즈포럼(WWCF), IWIC와 연계 개최로 물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해외 물 전시회에 기업의 참가 또한 지원한다. 2019년 플로우텍 차이나 2019(5월), 미국 WEFTEC(9월), 베트남 물산업전(11월) 등에 국내 기업의 참가를 지원하고, 홍보부스 운영, 수출상담회 및 리셉션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2020년 5월에 예정되어 있는 ‘제17차 세계물총회’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기업 맞춤형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운영으로 물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우선 입주기업의 홍보 및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영문·중문으로 된 홈페이지를 활성화하고 제품 홍보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 구매 연계형 물산업 R&D 지원 및 물산업 통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통해 물기업의 성장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물산업클러스터 기능강화사업으로 국가산업단지 스마트워터 시스템 구축과 유체성능시험센터, 국립물융합체험관 건립 등을 추진한다. 클러스터 운영시스템의 체계화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한국물기술인증원의 대구 입지를 추진하고, 허브(Hub) 테스트베드를 연계한 분산형 테스트베드 구축에 속도를 낸다. 분산형 테스트베드는 기본구상을 마친 상태다.

[『워터저널』 2019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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