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4주년 특집②  Ⅲ. 환경부 및 산하기관, 통합물관리로 무엇이 바뀌나

“국민이 체감하는 물관리 일원화 성과 창출”

4대강 사업으로 국민 불신 초래…물전문 공기업으로서 역할 쇄신 필요
높은 인지도,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사업 경험 살려 해외 판로개척 지원

▲ 김 상 렬
K-water 전략기획단장
 Part 02. K-water의 물관리 혁신 방안

스마트 물기술로 고품질 서비스 제공

대한민국 물관리 실행의 중심인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하천에서부터 상하수도에 이르기까지 물순환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54개의 댐·보·하굿둑을 운영하면서 국가 용수공급의 60%(125억㎥/년), 홍수조절의 95%(53억㎥)를, 48개의 광역·공업용수도를 운영하면서 국가 전체 수도시설의 48%(1천750만㎥/일)를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방상수도 23개, 하수도 14개, 산업용수 3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를 도입하여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물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K-water만의 물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실시간 댐·보 연계 운영이 가능한 지자체 홍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정수시설 고도화와 엄격한 수질관리를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수질검사 항목도 300개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1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서 청정에너지 개발, 친환경 스마트 물기술을 적용한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조성, 해외진출 등을 통하여 물의 새로운 가치 창출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경우 파키스탄, 조지아 등 9개국에서 총 사업비 2조4천억 원 규모의 11개 사업을 수행 중이다.

AWC 창설해 글로벌 네트워크 주도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K-water는 남아시아 6개국에 스마트물관리 기술을 수출하는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수질분석센터는 국제공인 검사기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수질분석 능력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 국가지하수정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다년간의 다양한 해외사업 경험을 통해 글로벌 물기업으로 우뚝 섰다. 1994년부터 30개국 76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2016년에는 아시아물위원회(AWC)를 창설해 국내 최초로 물분야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있다. 또 유네스코 물 안보 및 지속가능한 물관리 국제연구교육센터(iWSSM)를 운영하면서 물 분야 국제연구, 글로벌 협력, 교육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욱이 K-water는 높은 R&D 역량을 갖췄다. 2012년도 R&D 투자 우수공공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는 K-water의 2017년도 R&D 분야 투자액은 총 423억 원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원심모형 실험센터, 유량계 교정시스템, 수위계 교정시스템, 수질연구센터 등 국내 최대 국제공인 우수 연구 인프라를 자랑한다.

4대강 사업으로 국민 신뢰 상실

다만 그간 K-water의 물관리는 광역상수도 위주의 관리로 지방상수도 경쟁력 약화, 하천 수질·수생태 분야의 역할 제한, 하수재이용과 신규 공업용수 개발 간 충돌 야기 등 하수도 분야의 역할 제한, 공간적으로 제한적인 수자원 시설관리, 상하수도 부품·소재 분야 해외진출 연계 부족 등 극복해야 할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수량과 수질의 불균형이 확대되는 등 수량 확보와 개발 중심의 물관리로 물순환 전반의 지속가능성이 저하되었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이 물관리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하면서 K-water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부채가 증가하며 재무건전성도 저하된 실정이다. 

따라서 K-water는 물관리 일원화를 계기로 시대와 국민이 부여하는 미션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가 물종합 전문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K-water는  △유역 물순환 통합관리 △고품질 물복지 서비스 △국가 물산업 진흥 등 3대 목표를 통해 공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통합물관리 실현 위해 물환경처 신설

아울러 K-water는 유역 통합물관리를 실현하기 위해 내부 조직체계를 선제적으로 개편했다. 유역 중심의 책임 있는 물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난 2016년 현장 조직을 권역본부 체계로 전환하고, 2017년 상임이사를 전진 배치했다. 또 각 권역 내 수질·수량관리를 권역 물관리처(물관리센터, 수환경센터)로 통합했다.

지난 7월에는 수질과 수생태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녹조제어, 유역오염원 관리, 수생태 복원, 생태가치 평가, 윗물 개선, 생태유량 확보 등 분산된 기능을 통합한 전담조직인 ‘물환경처’를 신설했다. 앞으로도 K-water는 기능조정 등 업무변화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하고 보완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K-water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물관리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공공성 강화로 국민 신뢰 회복 △수질·수량 통합으로 물순환 전반의 건강성 회복 △본류에서 지류로 하천관리 중심 이동 △물 정보·인프라의 연계로 통합물관리 성과 창출 △상수도 이원화 해소로 물복지 확대 △통합 관점에서 북한 및 지역 물문제 해결 지원 △새로운 물의 가치 창출로 국가성장동력 발굴 △물산업 육성 및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15가지 물관리 혁신과제를 도출해 실행 중이다.

물전문 공기업으로서 역할 쇄신 필요

이 중 핵심과제를 살펴보면 첫째, 물관리 일원화를 계기로 국민이 바라는 물전문 공기업으로서 역할 쇄신이 필요하다. 이에 수량과 수질의 통합 등 달라진 물관리 프레임에 맞추어 경영 및 사업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K-water의 설립 목적과 사업범위, 중장기 경영전략, 전략방향 등을 체계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또한 4대강 사업 이후 저하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물관리 및 경영 프로세스에 국민참여 부분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국민 참여를 통한 사전검토협의회나 사회적가치추진단 등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K-water가 보유한 시설이나 기술, 정보 등도 국민에게 전면 개방 및 공유할 생각이다.

나아가 물 분야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AI, 드론 등을 접목한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이러한 물 관련 혁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물 복지 서비스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물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통합적 시각에서 녹조 개선대책 추진

둘째, 수질·수량 통합관리로 물순환 전반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수질·수량 통합관리 관점에서 4대강 녹조 개선대책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수질 자동측정, 무인항공 등을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K-water 자체 수질예측시스템을 이용한 녹조 사전예측을 강화하고 수면포기기, 녹조제거선 등 저감설비를 확대 운영하는 등 수질과 수생태를 고려한 환경대응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또한 하수도와 하천, 상수도 간 연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갈수기 기준 영산강 유량의 약 87%, 낙동강의 58%가 하수 방류수일 만큼 하천 수질에 하수 방류수가 끼치는 영향이 크므로 하천과 하수를 통합관리하여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또 대체수원으로서 하수 재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상수와 하수를 연계하여 계획단계부터 통합검토하고, 도시홍수방지 측면에서 내수배제 시설인 하수도와 지자체 홍수통합시스템을 연계한 도시방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하천수질 개선, 하수재이용 확대, 도시홍수 방지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건전한 물순환 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하천의 홍수대응능력 강화해야

셋째, 수질 개선에 집중된 환경부 중점유역대책에 도랑 살리기, 비점오염 저감, 생태유량 확보, 지류재해 예방 등을 아우르는 하천 통합관리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윗물환경 개선 방안과 수량과 수질이 조화된 유역 물환경 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현재 윗물은 전체 유역의 73%를 차지하나 관리 주체가 없어 방치 중이다.

아울러 취약지역의 물 재해 대응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전체 홍수피해의 98.7%가 중소하천에서 발생했다. 이에 중소하천 맞춤형 홍수통합관리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 구축함으로써 지자체의 홍수대응능력을 제고시켜 나가겠다. 또한 도시홍수 감시 및 침수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을상수도까지 가뭄 예경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넷째, 물 정보와 인프라를 연계한 통합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국가 물정보 플랫폼의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그간 정보 공유가 부족했던 지자체의 물정보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수도(광역, 지방)와 지하수(수량, 수질) 시스템을 통합할 예정이다. 국가 물정보 플랫폼에는 수량·수질·생태, 광역·지방 상수도, 지하수, 저수지·취수장, 농업 저수지 수력댐, 다목적댐 등에 관한 정보가 주로 담기게 된다.

또한 기존 댐과 농업용 저수지의 공급능력을 재평가해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시설 간 연계운영을 통해 신규 건설 없이 물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력댐의 경우 평상시 하류 물 수요와 수질을 고려해 용수로 공급하고, 홍수 시 저수용량을 활용하여 홍수를 조절할 수 있다. 농업용 저수지는 여유수량을 용수 공급이나 수질 개선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지방상수도 위탁 후 유수율 크게 향상

다섯째, 이원화된 상수도 체계를 해소해 물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물관리 일원화가 이뤄짐에 따라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바람직한 역할을 재정립하고, 지역특성을 고려하여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공급 방법으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현재 K-water는 충남도 광역지방을 대상으로 통합관리 시범모델을 구상 중에 있다. 이러한 시범사업을 통해 기본 모델을 구상하고 향후 바람직한 운영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상수도 통합으로 절감된 예산을 물 소외지역의 물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재투자함으로써 보편적인 수돗물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우선 상수도 운영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누수 저감을 통해 물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의 재정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위탁 운영 중인 지방상수도는 서비스 품질 개선과 더불어 운영효율을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K-water가 23개 지자체 지방상수도를 위탁한 후 평균 유수율이 60.6%에서 84.3%로 상승했고, 고객만족도가 66.3점에서 81.7점으로 크게 올랐다. 이 밖에도 농어촌 미급수지역에 광역상수도를 직접 공급함으로써 수돗물 공급률을 높이고, 마을 상수도의 운영 개선을 통해 안전한 음용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구성원과 유역별 물문제 해결

여섯째, 통합 관점에서 북한 및 지역의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땅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산림 황폐화, 급수체계 취약, 수질오염(4급수), 홍수·가뭄 취약, 수인성 질병 등 여러 물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근본적인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공유하천 협력, 인도적 지원, 시설 다목적 활용 등에 있어 개발과 보존의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참고로 K-water는 자체적으로 TF(한반도 물복지 준비반)를 운영 중이다.


또한 물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구성원이 함께 유역별 물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토대로 지역별 맞춤형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지역 물문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역별 대표적인 물문제를 보면 한강의 경우 수력댐이 다목적화되면서 홍수와 수질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금강은 충남서부의 물부족 문제가 매년 심각하다.

영산강은 저수지 연계를 통한 유량 확보가, 섬진강은 염해 개선이 문제로 떠올랐다. 이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낙동강은 4대강 사업 이후 남조류 창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통합적 관점에서의 하굿둑 개방과 에코 필터링(eco-filtering) 기술을 통한 맑은물 확보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water는 상생협력위원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역 거버넌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오픈 플랫폼에 기반한 물산업 활성화

일곱째, 국가성장동력으로써 새로운 물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K-water는 도시 물순환 전문기관으로서 스마트 친환경 물기술을 기반으로 한 물순환도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향후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부산EDC)를 중심으로 저영향개발(LID), 에코필터링 기술, 물 재이용, 도시침수 방지 등 물순환 기술을 복합 적용한 한국형 물순환 도시 표준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K-water는 국내 1위 신재생사업자로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정부 정책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간 69만 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량 확보를 목표로 정수시설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육상태양광, 친황경성과 주민수용성을 우선 고려한 다목적댐 수면의 수상태양광 등 물과 에너지를 융합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덟째, 물산업 육성 및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K-water가 보유한 기술,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 등 유무형 자산을 중소·벤처기업에 개방 및 공유하고, 이러한 오픈 플랫폼에 기반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중소·벤처기업 1천500개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K-water는 AWC 의장기관으로서 아시아 물문제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높은 대외 인지도를 갖고 있고, 현재 9개국에서 11개 사업을 진행하며 스마트 물관리 기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인지도와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사업 경험을 토대로 기술력 있는 민간기업과의 해외 동반진출을 통해 향후 국부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워터저널』 2018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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