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지속가능성 고려한 남북 간 물 개발 협력 필요”

북한의 개발 필요와 환경보전·기후변화 등 동시 고려한 수자원 협력계획 수립해야
국제기후기금 등 투자재원 조달전략 마련 시급…기업·NGO 등 민간자본 활용 가능

 [전문가 제언] 남북 물 분야 협력 방향

▲ 최 동 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국토환경연구원 소장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회담에 이르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남북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통일대박’식의 접근방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토환경연구원·기후변화행동연구소·한반도발전연구원은 국토환경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 간 협력에 임하는 접근방식에 대해 논의하고자 제6차 시민정책포럼 ‘기후변화시대 지속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남북 환경협력 방향’을 지난 6월 15일 서울 NPO 지원센터 1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물·에너지·농업·산림 분야별 환경협력 방향에 대한 4건의 발제가 있었다. 이 중 물 분야에서는 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이 ‘남북 물 분야 협력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 내용을 요약했다.

남북 개발협력 방향·태도 고민해야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남북 접경지의 평화발전소 건립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 접경지역에 현재 평양에서 사용 중인 전력의 2배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평화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했다. 또 북한 주요 공업지구에 인접한 해주·원산·김책 등지에 북한의 산업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이라는 이유로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으면서 북한에는 이를 신설하려는 사업 구상이 과연 진정한 남북 개발협력의 원칙이나 방향·태도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북한의 환경은 물론이고 한반도의 지속가능성과 환경성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적절한 계획인지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

현재 남북 간 개발협력 접근 방향과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직접 북한의 경제계획 또는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입각해 지원을 해야 한다는 ‘시장주의적 접근’과 북한을 최빈국으로 보고 기본적 생존을 위한 원조를 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북한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라고 비판받고 있어, 제대로 된 남북 개발협력의 방향과 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북한, 수자원·위생 분야 매우 열악

북한은 1980년대에 상하수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했으나, 이후 유지관리 투자 부족, 전기 부족, 자연재해 등으로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1994년 북한의 1인당 물 공급량은 304L에서 1998년 289L 이하로 떨어졌다. 1998년 9월의 한 복수지표집단조사(Multiple Indicator Cluster Survey)에 따르면, 먹는물의 주요 수원은 △약 75%가 수돗물(Piped water) △16.3%가 우물 또는 보어홀(borehole) △약 8.2%가 펌프 지하수(Hand pump in dwelling) △1.2%가 공공 수도(Public tap) 등이다.

이 중 우물은 주변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수질오염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우물이 농사 짓는 데에 인접해 있으면 비료나 거름 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민가에 가까이 있으면 배설물에 오염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수인성 질병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다.

화장실 시설의 주요 형태는 땅을 파서 만든 변소(dug latrine)가 79%가 넘는 비율로 가장 많았으며, △하수 시스템으로 물내림(13.6%) △수세식 변소(3.3%) △정화조로 물내림(2.6%) 순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중 80%가량이 구덩이를 파서 만든 재래식 화장실이라 위생관리가 전무하고 매우 많은 오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1970∼80년대, 수도시설 발전 멈춰

그러나 일부 통계에서는 북한의 물 사정을 완전히 다르게 진단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중앙정보국이 발표한 CIA 월드 팩트북(CIA World Factbook)에 따르면, 2015년 북한의 도시·농어촌 물 접근율은 각각 99.9%, 99.4%로 우리나라보다도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조사한 ‘1990∼2021년 먹는물 접근율 전망 보고서’에서도 도시 지역은 100%, 농어촌 지역은 99%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측에서 내놓는 통계를 봐도 상수도 보급률은 80%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북한 중앙통계국은 지난 2014년 유엔인구기금과 공동으로 실시한 ‘경제·사회·인구·보건 조사(SDHS-2014)’에서 북한의 상수도 보급률이 82.1%, 하수도 보급률이 62.5%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통계치와 매우 다르다. 북한의 수도시설은 대부분 옛 소련의 도움으로 설치된 이래로 시설투자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후화가 심한 실정이다. 따라서 상수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설이 상당수다.

이처럼 실제와 상이한 통계치가 나온 데에는 역사적인 발전이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1970년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수도시설은 우리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채 노후화되고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물공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다.

▲ 지난 6월 15일 서울 NPO 지원센터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6차 시민정책포럼 ‘기후변화시대 지속가능한 한반도를 위한 남북 환경협력 방향’에서 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의 ‘남북 물 분야 협력 방향’ 주제발표 모습.

인구 절반 이상, 물공급 서비스 못 받아

현재 북한 주민들은 단수가 잦아 집집마다 화장실과 부엌에 물 저장탱크를 설치해 놓고 물을 받는다. 먹는물과 생활용수로 사용할 물이 부족하다보니 집 주위에 우물을 파거나 공공 수도를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전력이 부족해 수돗물이 시간제로 공급되고 있으며, 언제 공급될지 몰라 한밤중에도 수돗물 나오는 소리가 들리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물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처럼 북한은 전력부족 문제, 유지관리를 위한 투자 부족 등으로 대부분의 물공급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물공급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수량과 수질 또한 보증할 수 없는 상태다.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570만 명만이 기본적인 위생을 누리는 수준이며, 이는 지금의 개도국이나 최빈국보다도 오히려 후퇴한 모습이다.

다만 최빈국이라고 해서 물에 대한 접근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북한은 한때 우리나라보다 물 인프라 분야에 더 빠르게 투자했던 국가다. 농어촌 지역은 개도국보다도 낙후되고 열악한 수준이지만 평양 등 대도시는 물 관련 기술자와 인프라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등 상반된 모습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자연흐름식 물길공사 대대적 추진

게다가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거의 매년 반복되는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로 많은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고난의 행군’이라 불린 1990년대 중후반, 연이어 발생한 자연재해는 북한 주민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처참했다. 1994년의 가뭄, 1995∼1996년 여름마다 찾아왔던 폭우와 홍수, 그리고 1997∼1998년의 슈퍼엘니뇨가 몰고 왔던 가뭄과 홍수를 정점으로 북한에서는 33만여 명에 달하는 기록적인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했다.

이후 집권에 성공한 김정은 위원장은 취약한 국토 전 분야에 대한 환경개선과 재해예방을 집권 직후 최우선 사업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국토관리사업은 나라의 부강번영을 위한 만년대계의 애국사업이며, 인민들에게 훌륭한 생활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한 숭고한 사업”이라며 “크고 작은 강, 하천들과 호수, 저수지들이 많아 물관리를 잘 하면 홍수와 가뭄피해도 막을 수 있고 조국 강토의 풍치도 더 훌륭히 꾸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토관리와 사회 인프라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자연흐름식 물길공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2002년 150㎞에 달하는 개천·태성호 물길공사를 완공해 평안남도와 평양시의 관개용수 문제를 개선했고, 2005년 평안북도 농경지 관개용수 관리를 위해 270㎞의 백마·철산 물길공사를 완료했다. 2009년에는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곡산, 신계, 수안 3개 군에 걸친 미루벌을 관통하는 220㎞의 자연흐름식 관개수로 공사를 완료했다. 이러한 인프라 개선을 통해 북한은 2012년 극심했던 가뭄 당시 극복이 곤란할 만큼의 인명 피해나 경제적 손실을 모면할 수 있었다.

물 문제 해결 위한 투자재원 부족

이후에도 북한은 지난 2016년 당 7차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을 발표하고, △에너지 문제 해결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 정상화 △농업, 경공업 생산 증대로 인민생활 결정적 향상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력문제를 푸는 것은 5개년 전략 수행의 선결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의 중심고리이고, 수력을 위주로 하면서 화력에 의한 전력생산을 합리적으로 배합하고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것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나타난 북한 경제개발 구상과도 맞물려 있어 여건이 조성되면 구상 실현이 가능하다. 신의주시 인근 신도항을 개발해 중국 단둥항과 남한 부산항 연결사업을 북한이 구상하고 있고, 서해 남포항과 동해 청진항, 단천항의 남북 공동개발을 원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자원공동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북한의 물 분야 상황은 1960∼1980년대 상수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급수 보급률에 도달했으나, 이후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물과 위생 분야의 여건 또한 계속해서 나빠졌다. 하수도의 보급률은 높지 않고 인분을 비료로 활용하는 재래식 화장실이 많아 지하수 오염, 수인성 질병의 위험이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외국의 기술협력과 개발원조가 많이 늘었으며, 분산형 물공급 시스템과 저에너지 적정기술(예: 자연흐름식 물공급 시스템, 소금물 소독수 발생장치 등)이 발달했다. 한편으로 거의 매년 홍수와 가뭄 피해를 겪고 있으며, 황폐화 된 산림이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북한이 우수한 인적자원과 기술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부족한 투자 재원이 물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미래 상하수도 투자비용 95조원 예상

한편, 기존의 남북 개발협력 접근방향에는 ‘통일대박론’과 ‘최빈국 원조’,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통일대박론은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처럼 북한을 무주공산(無主空山)의 미개척지로 보고 북한의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접근이다. 물 분야에 대입하면, 남한과 동일한 개발방식을 가정하여 북한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수요를 추정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 자체의 개발계획이나 북한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개발에 대한 협력이 아닌, 시장진출이라는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다. 이보다는 북한의 개발계획이나 개발계획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개발협력을 이뤄나가야 한다.

북한의 수자원을 활용한 남북 교류협력방안에 관한 연구는 ‘공유하천’의 개념을 바탕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 마침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는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제3차 수정계획’에 ‘남북 공유하천 관리 및 북한의 수자원계획 수립’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남북관계를 고려하여 공유하천(북한강·임진강)의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단계별 관리·협력방안을 마련해 간다는 계획이다.

또 2013년 1월 환경부는 ‘통일을 대비한 북한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구(기초자료 조사 및 해외 사례연구)’를 통해 북한의 미래 상하수도 투자비용이 약 95조 원에 달할 전망이며 수자원 수요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앞서 2012년 집행한 1단계 연구 결과를 업데이트한 것으로, 1단계의 수요 조사를 토대로 권역별 수요 추정과 인프라 구축계획을 보완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으로 북한에 상하수도 시설을 공급한다는 가정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물 분야 적정기술에 대한 수요 높아

반면, 우리보다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최빈국 원조론은 1인당 GDP(국가총생산) 등의 지표로 볼 때 북한이 최빈국에 속하며, 현재 북한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최소한의 기본적 생존을 위한 원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은 개발협력에 있어 가장 잘못된 관점이다. 마치 우리가 기술을 제공하면 그들이 환영해 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북한이 1995년 고난의 행군 기간 이후 국제원조에 의존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도 그와 같은 상황이라고 보기는 곤란하다. 과거와 달리 현재 북한은 에너지와 투자재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분야의 적정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소금물로 소독수를 만들거나 에너지가 전혀 안 드는 자연흐름식 물공급 시스템 등의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2013년부터는 0.3∼0.5%의 소금물을 전기분해해 오존과 활성염소, 과산화수소, 차아염소산나트륨 등 복합 소독수를 생산하는 소독수 제조기를 생산해 전국 각지에 설치해 나가고 있다.

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본격화 될 경우, 북한이 비정부기구(NGO) 등을 통한 인도적 접근에 대해 규제를 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 요즘 개도국이나 최빈국들은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을 국가를 직접 선택한다. 그만큼 ODA를 제공해 줄 선진국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물며 북한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체제에 대한 자부심이나 자존심이 상당히 강한 국가다. 시민단체 혹은 일반 기업에서 특정 사업을 지원해 주겠다고 해서 이를 그대로 수용하란 법이 없다.

중국, 개도국에 대외원조 규모 확대

이제부터는 기존 남북 개발협력 모델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북한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남북협력의 추진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국제적 개발모델은 크게 ‘워싱턴 컨센서스’와 ‘베이징 컨센서스’로 구분된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최대화 하고 국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 한 미국식 자본주의 발전모델이고, 베이징 컨센서스는 중국식 발전국가 모델로서 정부 주도의 점진적·단계적인 경제개혁과 균형개발 등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부의 문화를 그대로 이전하는 방식들이 비판을 받으면서 베이징 컨센서스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 국가신용등급 평가체제를 수립하여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를 주도하며, 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 개도국에 대외원조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원자재 확보에 주력하는 등 베이징 컨센서스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국은 북한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해 오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1955년부터 합작회사인 조·중 수력발전공사를 통해 수풍·운봉·태평만·위원댐 등 193만㎾(킬로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공동으로 관리·운영해 오고 있다.

2006년 중국은 북한의 전력문제 해결을 위해 압록강 중류에 총 연장 602m, 4만㎾급의 문악(文岳) 수력발전소를 건설키로 하고 협력해 오고 있다. 북한이 인부들을 동원해 강물을 틀어막는 물막이 공사를 맡고, 중국은 발전설비를 제공하고 송전선 건설을 분담하는 식이다. 중국 측 투자에 대한 반환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반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수요 중심의 개발협력 전략 필요
 
앞으로는 새로운 방식의 남북 물 분야 협력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지금 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시장주의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유엔(UN)과 국제단체들의 물과 위생 분야의 지원을 많이 받았으나,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비정부기구 등을 통한 인도주의적 개발협력사업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국가 간 혹은 정부 간 협력사업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북한의 상하수도 인프라 전체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식의 기존의 한국형 개발협력 방식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곤란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나 북한은 자체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계획을 반영한 협력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북한의 개발 필요를 고려한 남북 협력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일방적인 공급 중심에서 북한의 필요 중심의 개발협력 전략을 세우고,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과 연계한 물 개발 협력을 해 나가야 한다. 러시아, 중국과의 공동 협력사업도 고려해야 한다. 또 수자원 분야의 독자적인 개발협력사업 보다는 에너지·농업·도로·산림·산업개발·관광 등과 연계한 통합 인프라 개발전략이 요구된다.

물 분야 과학기술 교류협력 강화해야

아울러 투자재원의 조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협력기금은 매년 1조 원 정도 조성되고 있지만 가용 재원은 3천억 원 정도이며,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반영한 경협기반은 올해 1천389억 원에서 1천91억 원이 증액된 2천480억 원이 편성됐다. 필요한 경우, 아시아인프라투자개발은행(AIIB) 등 국제개발은행(MDB), 국제기후기금 등의 외부 기금, 기업과 NGO 등의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물 분야 과학기술 교류협력을 활성화가 요구된다. 남북 물 분야 학술·기술 교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양국 간 공동연구나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 북한이 참여하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양국 간 유대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워터저널』 2018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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