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차단 맨홀·높이조절 오수받이 개발·실용화 시킨 ‘신지식인’폐비닐 이용, 자원재활용.환경오염 예방…‘일석이조’ 효과 얻어<워터저널 2005년 1월호 게재>

여름철 등 더운 날에 도시 하수구에서 발생하는 심한 악취로 인한 불쾌함을 누구나 겪었을 것이다. 특히 이상기온 및 기후변화로 지구 온난화현상이 심화되고, 생활폐수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하수구의 심한 악취 또한 자주 발생, 이로 인한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물론 모기, 파리, 쥐의 서식처로 변해 시민건강 저해 및 각종 전염병 발생의 매체가 되고 있다.

또 주요 간선도로, 골목 등 하수구가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는 하수구 맨홀 뚜껑이 노면위로 튀어나오거나 철재로 되어 있어 자동차 통행시 소음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방의 한 중소기업 사장이 하수구의 심한 악취는 물론 소음까지 차단해주는 맨홀 뚜껑을 개발, 화제가 되고 있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주)퍼팩트 허원권 사장(46)이 그 주인공.

허 사장은 기존 맨홀 뚜껑의 기능과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악취 차단 효과를 극대화한 ‘무소음 무악취 맨홀 뚜껑’을 지난 2003년에 개발 및 실용화하여 제조사인 (주)세계주철에서 생산, 전국 자치단체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맨홀 뚜껑 배면(背面)에 자동여닫이 개폐기능을 내장한 것으로 하수구로 흘러 들어오는 빗물은 그대로 유입시키면서도 하수구 안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하수구 주변에서 기생하는 해충이나 쥐 등의 이동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소음방지용 특수고무를 사용, 자동차가 맨홀 위를 통과시 충격을 흡수하여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기존 하수구 맨홀 뚜껑의 기능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켜 교체시 소요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년 전부터 하수구와 인연

허 사장이 악취와 소음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무소음 무악취 맨홀 뚜껑’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20여년 동안 한 분야에 만 연구 노력 한 결과이다.

허 사장은 군복무를 마친 후 집안 형편이 어려워 철물점에서 점원생활을 했으며, 결혼 후에는 건축·토목분야의 하수구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하수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허원권 사장이 개발한 ‘악취차단용 위생덮개’.


사업 시작 후 호황이던 건설경기는 IMF가 시작되면서 점차 침체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그의 사업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이 분야가 과연 내 인생에 승부를 걸 수 있는 직업인가?” 회의도 수없이 많이 했다고 한다. 이 때 부모님이 정신적 지주로서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부모님 말씀에 힘을 얻어 그가 선택한 직업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날 현장에서 오수 맨홀 시공을 하면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수구 안에서 각종 오물로 인해 악취가 위로 올라와 불쾌감을 느꼈고, 그로 인해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동차가 맨홀 뚜껑 위를 통과할 때마다 소음도 많이 난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리고 기존 오수 맨홀은 높이가 제한적이어서 시공상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허 사장은 “그래 이 문제를 한 번 해결해 보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그 때부터 하수구 관련 자료를 수집, 하수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행정기관 하수도 관련 담당자, 건축·토목관련 실무자, 환경관련 실무자 등을 찾아다니면서 문의하기를 수십 차례.

그러나 시·군 담당자들로부터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들었다. 그렇지만 오로지 악취 및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개발을 꼭 해야겠다는 신념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하수구와 관련 맨홀은 그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나가면서 보고 또 보고 설계서도 확인하고 뚜껑을 열어 뒤집어 보기도 하면서 모든 관심은 하수구로 옮겨져 갔다. 가끔씩 하수구를 생각하면서 멍해 있는 허 사장을 보면서 그의 부인은 “하수구 귀신이 씌었다”고 놀려대기도 했다.
특히 허 사장이 사는 집은 도로 옆이라 심야에 자동차가 하수구 맨홀 위를 지나갈 때 나는 소음으로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잠 못 이루고 골똘히 생각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그의 부인으로부터 “당신 어디 아파요?”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EM 인증…전국 지자체서 인기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끝에 2003년 드디어 ‘무소음 무악취 맨홀 뚜껑’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 제품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무게 중심에 의한 ‘자동여닫이 개폐기능’과 소음을 줄이기 위한 맨홀 뚜껑 배면에 부착된 고무박킹이다.

▲“환경친화적인 ‘악취 차단 PE맨홀(오수받이)’는 현장 상황에 따라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오수받이 파이프 연결구에 각 사이즈별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연결구를 마련, 시공이 간편하다”고 허원권 사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즉 빗물이 하수구로 들어올 경우 무게에 의해 자동여닫이의 날개가 열리지만, 빗물 유입이 없을 경우에는 자동여닫이가 닫혀 낙엽 등 이물질 유입 방지 및 하수구 안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차단한다. 또 맨홀 뚜껑 배면 접착부 전체면에 특수고무로 제작된 박킹을 부착, 소음을 흡수하도록 했다.
허 사장은 “자동여닫이 개폐장치를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스프링을 장치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영구적이어야 하는 맨홀 뚜껑의 특성상 번번히 실패를 했다”며 이번에 개발된 ‘무소음 무악취 맨홀 뚜껑’은 어떤 경우에도 고장이 나거나 깨지지 않는 반영구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10월 울산대학교 소재 (주)태성환경기술연구소에 의뢰한 기존제품과의 악취 차단효과 효율 비교에서 기존제품의 경우 하수구 안의 악취가 5분이면 바깥으로 나왔지만 이 제품은 1시간 이상의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소음 무악취 맨홀 뚜껑’ 개발로 도시 하수구마다 악취를 막기 위해 맨홀 위에 덮어 놓은 장판지 등 덮개가 사라져 도시미관을 더욱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맨홀 뚜껑 전면부에 각 지자체의 로고를 새길 수 있어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일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악취 차단용 위생덮개’는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 및 제조사인 (주)세계주철에서 산자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EM 인증(2004. 4. 19)을 받아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선정되어 조달 3자단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제품은 현재 대전시 동구청, 충남 공주시, 경북 안동·영주시 등 전국 지자체에 납품, 호평을 받고 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PE 오수받이’·‘PE 우수통’ 도 개발

허원권 사장은 또 높이 조절이 가능한 환경친화적인 ‘악취 차단 PE맨홀(오수받이)’ 및 ‘높이 조절용 PE우수통’도 개발했다. 특히 이들 제품은 폐비닐을 재활용한 합성수지 및 주철재를 사용, 이미 설치된 제품 중 파손되거나 시공 및 취급시 발생할 수 있는 파손품, 그리고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은 100% 재활용되므로 자원재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허 사장은 “농촌에서 사용하고 버려진 폐비닐(PE)은 환경오염과 농촌 미관을 해치지만 수거하여 PE맨홀 원료로 사용할 경우 토양·환경오염 예방 및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면서 “앞으로도 PE폐기물 등을 재활용한 다양한 용량의 PE맨홀및 PE우수통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악취 차단 PE맨홀’의 특징은 현장 상황에 따라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오수받이 파이프 연결구에 각 사이즈별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연결구를 마련, 시공이 간편하도록 했다.

또 봉수식 배수트랩으로 되어 있어 하수관으로부터 역류하는 악취를 차단할 수 있고, 배수관 및 하수관의 접합부를 고무링으로 견고히 밀폐하여 오·폐수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인버터 사용으로 생활 오·폐수의 오물이 오수받이 내부에 쌓이지 않고 즉시 배출되며, 오·폐수의 배관라인을 분리하여 유입시키므로 악취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맨홀통(몸체) 하부가 원통형으로 되어 있어 토압(土壓)에 매우 강하다.

‘높이 조절용 PE우수통’은 ‘악취 차단 PE맨홀’과 마찬가지로 현장 상황에 따라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 및 노면경사에 따라 구배 조절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마련, 시공이 용이한 것은 물론 우수관 접합부를 고무박킹으로 견고히 밀폐하여 우수 유출 및 유입으로 인한 지반침하를 방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일반 맨홀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무소음 및 이물질(낙엽) 유입방지로 인한 청소비 절감효과가 매우 크며, 높이조절용 틀 및 뚜껑이 주철이어서 토압으로 인한 찌그러짐 현상이 없고, 파손될 우려성이 적은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들 제품 역시 특허청 실용신안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은 물론 신기술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12월 ‘신지식인’으로 선정

허원권 사장은 이러한 친환경제품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2월 행정자치부 ‘신지식인(新知識人)’으로 선정되었고, 11월 10일에는 영주시 ‘백인회’(서로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100인이 모여 만든 사회봉사단체) 16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지난 20년 동안 토목·건축자재 분야에서 시민들의 편익을 위한 제품개발 및 생산을 위해 노력한 허 사장.
“제품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경험”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오늘도 시민들의 편익을 위한 제품개발을 위해 현장조사 및 연구에 여념이 없다. <문의=(054)634-5493 / www.perfectmh.co.kr designtimesp=18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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