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특집  Ⅳ. 환경 분야 적정기술사업 성과 공유사례


“섬유염색·식품가공 폐수처리 적정기술 적용 성공”

다이텍연구원·한영엔지니어링㈜·베트남섬유연구소 컨소시엄 6개월간 사업 진행
MBBR·RBC 공정, 연중 고온다습한 현지 기후에 최적…운영효율 높고 비용은 절감


▲ 오 한 나
다이텍연구원(DYETEC) 전임연구원

Part 02. 베트남 소규모 마을 폐수처리 위한 적정기술 개발 및 보급 사례

포모사 사태로 환경에 대한 인식 증가

지난 2016년 ‘포모사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베트남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국가 중 하나였다. 포모사 사태는 대만의 포모사 하띤이라는 철강업체가 베트남 중남부 해안에 매우 위험한 독성물질을 무단으로 방류한 사건으로,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환경적으로 매우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베트남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일어나기도 했다.

포모사 사태를 계기로 베트남 정부는 환경에 대한 제재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1993년 제정된 「환경보호법」을 2005년에 내용을 한 차례 보강한 뒤 2011년이 돼서야‘2011∼2020년 경제·사회 발전계획’ 환경목표를 재설정하고 보다 강력한 환경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이에 상응하는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염색폐수 등 고농도 유기성 폐수처리 분야에서 처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다이텍연구원(DYETEC)은 국내 폐수처리 전문기업 ㈜한영엔지니어링과, 베트남 현지 연구협력기관인 베트남 섬유연구소(VTR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베트남 소규모 마을 폐수처리를 위한 적정기술의 개발 및 보급사업’을 실시했다. 식품 및 염색폐수 처리를 위한 적정기술 개발 및 보급을 사업의 주요목표로 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폐수처리시스템 운영기술 교육을 통해 사업화 기반을 구축하고자 했다.

염색·가공폐수 강으로 배출 오염 심각

이번 사업에서 다이텍연구원 컨소시엄은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를 중심으로 7㎞ 반경에 위치한 섬유염색마을과 17㎞ 반경에 위치한 쌀국수 마을, 두 곳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섬유염색마을은 1960∼1970년대의 우리나라처럼 직접 물을 끓여 염색하고 있다. 염색은 염료를 수동으로 배합해 진행되는데, 이때 염료를 처리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염액을 강으로 무단 방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섬유염색폐수는 다량의 조제(화학물질) 및 염료, 알칼리, 산 등을 사용하며 85∼90% 정도의 폐수 중에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마을단위 섬유염색 폐수의 경우, 고밀도 화학물질과 진한 유색이 함유된 다량의 폐수가 처리과정 없이 그대로 자연에 배출되는 실정이어서 수질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 염색폐수 등 고농도 유기성 폐수처리 분야에서 처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다이텍연구원(DYETEC)은 국내 폐수처리 전문기업 ㈜한영엔지니어링과, 베트남 현지 연구협력기관인 베트남 섬유연구소(VTR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베트남 소규모 마을 폐수처리를 위한 적정기술의 개발 및 보급사업’을 실시했다. 사진은 섬유염색마을에서 염색폐수를 배출하여 오염된 하천 모습.

한편, 쌀국수 마을에서는 크게 두 가지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분을 생산하는 공정과 생성된 전분으로 국수를 뽑아 말리는 가내수공업 공정이다. 특히 전분 생산을 위해 옥수수나 감자를 갈아 침전시키는 과정에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하는데, 쌀국수 마을 역시 이들을 처리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 없어 상당량의 폐수가 강으로 버려지고 있었다.

이처럼 강으로 방류되는 식품가공폐수는 낮은 pH와 높은 밀도의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더구나 마을단위 식품가공폐수의 경우 세균이 많아 강의 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고, 지역사회의 보건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현지 기후 고려한 적정처리기술 개발

섬유염색폐수는 조제와 염료가 굉장히 많이 포함되어 있어 성상이 복잡·다양하고 분해가 어려운 난분해성 폐수에 속한다. 색도와 온도, pH, 유기물농도가 높으며, 폴리비닐알코올(PVA), 카르복시메틸 셀룰로오스(CMC), 폴리아크릴산염 등 난분해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 색도 유발물질은 미관상뿐만 아니라 화학반응을 통해 부산물을 유발하는데, 특히 사용염료 중 20% 정도를 폐수로 배출한다. 게다가 고농도 유기오염물질 처리에 의한 처리비용 및 슬러지 처리비용이 매우 커 적정처리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 쌀국수 마을에서 전분 생산을 위해 옥수수나 감자를 갈아 침전시키는 과정에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하는데, 이들을 처리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 없어 상당량의 폐수가 강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이텍연구원이 특허(제10-1214991호)를 보유하고 있는 ‘MBBR’(유동상 생물막 공정, Moving Bed Bio Reactor) 공정은 담체에 생물막을 코팅시켜 공기로 가압구성을 하는 형식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하여 폐수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슬러지 발생량이 활성슬러지에 비해 40% 정도로 적고 공정 또한 타 공정에 비해 단순한 편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현지 기후를 고려할 때 생물막을 이용하게 되면 미생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조건이 충족되다 보니 이 공정을 선택, 활용하게 됐다.

㈜한영엔지니어링이 제안한 ‘RBC’(회전원판접촉법, Rotating Biological Contactor) 기술은 살수여상법과 활성오니법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이용한 처리기술이다. 원판체의 위축부터 수막, 호기성·임의성·혐기성 생물막으로 형성되어 유기물질, 질소(N), 인(P) 등을 동시에 제거한다.

고밀도 폴리비닐크로라이드(HDPVC)와 자외선 차단제 및 카본블랙을 적용하여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모터만 부착해 돌리면 공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운영이 간편하고 처리효율이 높아 슬러지 발생량과 유지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기온변화가 적은 지역에 적합한 기술로 베트남 기후에 적합하다.

파일럿 테스트 결과 수질기준 ‘A’ 만족

포모사 사태로 베트남의 국가적 수질기준은 최근 상당히 강화되어 우리나라의 청정지역과 맞먹는 수준의 수질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 진출하는 기업들이 현지 폐수처리기술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운영 정지를 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처리수 수질기준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MBBR과 RBC 기술을 각각 섬유염색마을과 쌀국수 마을에 적용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먼저 염색마을의 경우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색도(Color)가 모두 베트남 수질기준으로 ‘A’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로 담체에 생물막이 잘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다이텍연구원 등이 섬유염색마을에 설치한 MBBR 파일럿(왼쪽) 및 쌀국수 제조 식품마을에 RBC 파일럿 시설(오른쪽).

우리나라는 겨울철 춥고 건조해서 히터를 틀어야 하는 반면, 베트남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다만 색도처리는 이와 같은 생물막 공정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탈색제를 이용했다. 쌀국수 마을에 적용된 RBC 기술 역시 생물막을 이용하다 보니 현지 기후와 잘 맞아 기준이 거의 ‘A’ 기준을 충족시켰다.

이번 컨소시엄 사업은 당초 2016년 12월까지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현지인들의 요청에 따라 후속 조치로 두 반응기를 계속 가동하게 됐다. 해당 파일럿 시스템은 하루 총 20㎥을 처리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쌀국수 공장에서는 100㎥을 방류하고 있다. 따라서 100㎥ 방류에 대해 실제 규모에 대한 RBC 처리를 의뢰했고 비용이 높다보니 현재는 조율단계에 있다.

운전 간단·유지비 저렴해 효율성 높아

이번 사업을 통해 다이텍연구원 컨소시엄이 적용한 기술의 기술성 및 경제성을 비교해 본 결과, 기술적 측면에서 섬유염색 및 식품가공공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성상에 적합한 적정단위 기술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현지 섬유폐수의 최대 애로사항인 색도 저감에 상당히 적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RBC 공정이 운전이 간단하고 유지비용이 굉장히 저렴해 현지 여건에 최적화된 적정기술이라고 판단했다. 또 해당 기술들은 비용이 매우 저렴한 기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성(처리기술별 운영비) 분석 결과, MBBR 처리공법 운영비는 0.4∼0.6USD/㎥(화학처리공정 추가 시 일부 상승됨), RBC 처리공법운영비는 0.3∼0.5USD/㎥(화학처리공정 추가 시 일부 상승됨)로 나타났다. 베트남 폐수 방류수 기준 적용 시, 현재 폐수처리공정 운영비용은 B 기준 0.5∼0.7USD/㎥, A 기준 0.7∼1.0USD/㎥로 확인됐다.

컨소시엄은 연구사업이 끝난 후에도 현지인들이 파일럿 유지관리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 기관인 베트남 섬유연구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질분석 및 운영관리 교육을 지원했다.  또 분석교육뿐만 아니라 현재 부산에서 가동 중인 MBBR 반응기를 견학할 수 있는 기회도 갖도록 했다.

이후 국내에 돌아와서는 ‘베트남 소규모 마을 폐수처리를 위한 환경적정기술의 개발 및 보급 지원사업’이라는 주제로 자체 성과보고회를 가졌다. 대구경북연구원, 경북해양바이오연구원 등 유관 연구기관 및 관심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적정기술 개발 및 보급사업에 대한 성과를 보고하고 베트남 환경시장 현황 및 진출 사례 등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했다. 이 성과보고회를 통해 베트남의 국내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워터저널』 2018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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