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GGGI 의장 취임 기자회견
 

“미세먼지 문제 해결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이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3월 27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서 기자회견 가져

지난 2월20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신임 의장으로 취임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3월27일 오전11시30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바이올렛룸에서 의장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반기문 의장은 GGGI 의장으로서의 역할과 포부를 밝히고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및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국가결정기여(NDCs, 국가가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및 지속가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나라 주도로 설립된 신생 국제기구이다. 2012년 6월 20일에 개막한 UN 지속가능발 전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했다.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28개 회원국 및 26개 파트너국이 참여하고 있다.

 
초대 의장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였으며, 2012년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한 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oe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Susilo Bambang Yudhoyono)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의장을 지냈다. 반기문 신임 의장은 앞으로 2년간의 임기 동안(연임 가능) 민간이사 자격으로 GGGI 총회·이사회를 주재하고,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 유엔총회, 유엔환경총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 GGGI 대표로 참석해 기구 활동을 지원한다.

GGGI는 현재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녹색성장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지원에 나섰다. 특히 민간기업 등에게 녹색투자 재원 조달 지원을 위한 사업계획서 등을 작성하는 녹색투자자문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신임 의장으로 취임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지난 3월 27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바이올렛룸에서 의장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UN 경험 최대한 살려 GGGI 회원국의 지속가능·포괄적 개발 지원에 헌신할 것”
 GGGI, 2012년 UN 정상회의 통해 공식 출범…28개 회원국·26개 파트너국 참여

파리협약 따른 NDCs 및 UN SDGs 달성에 초점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랭크 리즈버만(Dr. Frank Rijsber-man) GGGI 사무총장은 GGGI의 최근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총 5억2천400만 달러의 녹색기후기금(GCF)을 모아 에티오피아 농업부문 기후변화 회복력 증대사업, 르완다 녹색주택사업, 콜롬비아 산림훼손 예방사업 등 개도국들의 녹색성장계획 달성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국가의 녹색성장계획 정책개발 지원도 하고 있는데, 그 예로 멕시코 소노라주의 녹색성장계획, 몽골의 「신(新)에너지 효율법」, 피지의 국가결정기여(NDCs) 이행계획 등을 개발하는 데 GGGI의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즈버만 사무총장은 특히 녹색기후기금과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이 주요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3월 기준 GGGI 회원국 및 파트너국 중 15개국이 자국의 녹색기후기금 사전준비사업 전문기관, 즉 전달파트너로서 GGGI를 선정했다”면서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GGGI 회원국에 대해 2건의 직접적금증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에 5천만 달러 증여 및 르완다 3천500만 달러 사업 승인이 그것이다.

그는 이어 “지난해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파리협약에 따른 국가결정기여(NDCs) 달성에 GGGI 활동의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전략계획을 수정했다”면서 “향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녹색일자리 창출, 도시에서의 지속가능 공공서비스 접근성 확대, 지구촌 대기질 개선, 생태계 서비스 보존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반기문 의장의 리더십 아래 GGGI 회원국을 늘리고, 세계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국제기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신임 의장으로 취임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프랭크 리즈버만(Dr.Frank Rijsberman) GGGI 사무총장.

‘저탄소 기후탄력적 개발경제’로 체제 전환 필요

이어 반기문 신임 GGGI 의장이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의 포부와 녹색성장 정책·이행지원 계획 등을 밝혔다. 반 의장은 “GGGI 총회 및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히며 “GGGI 회원국들이 지속가능하고 포괄적인 개발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회원국들이 파리협약에 따른 국가감축목표(NDCs) 및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할 수 있도록 GGGI의 지원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반 의장은 특히, “미세먼지·물 문제 해결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정부 기관과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대기질·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파리협약에 따른 국가별 감축목표(NDCs)를 이행하기 위해 흔히 ‘녹색성장’이라고 하는, ‘저탄소 기후탄력적 개발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의장은 “녹색성장이 곧 UN의 SDGs 및 파리협약의 NDCs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잘 설계되고 연계된 기후행동과 SDGs 이행 프로그램이 ‘포용적 녹색성장’의 동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녹색성장이 NDCs와 SDGs 이행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GGGI는 정부와 개발 파트너 간 협력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의장은 또한 현재 GGGI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개도국의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데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등 GGGI 비회원국들과 같이 일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것이 세계를 더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확신하며, GGGI는 국가들의 녹색기후기금(GCF) 적금을 지원하는 일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5억3천만달러 녹색기후기금 동원해 르완다 등 개도국 녹색사업 지원
국가별 녹색성장계획 설정·정책개발도 지원…멕시코·몽골·피지 등서 성과
반기문 의장, “NDCs·UN SDGs 달성 통해 전 세계 녹색성장 이끄는 것 목표”
        (국가결정기여) (지속가능발전목표) 
                                                                       

“개도국, 기후변화 회복력 낮아…선진국 지원 절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GGGI의 향후 활동계획 및 목표에 대해 20여 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했다.

- 반기문 의장이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GGGI 회원국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해당 유럽국가들에 대해 전할 메시지가 있는지, 또 이들이 어느 정도 GGGI에 합류할 의사가 있는지 알고 싶다.

신생 국제기구로서 GGGI는 현재 28개 회원국을 확보하고 있고, 26개의 파트너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모든 국가들, 특히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과 회복력을 갖기 위해서는 GGGI의 지원이 더 필요할 것이다.

개도국은 기후변화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 개도국에 재원은 물론,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선진국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결국 GGGI 회원국이 늘어나야 한다.
현재 28개의 회원국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물론 GGGI보다 더 적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기구들도 있지만, GGGI가 회원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로의 전환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회원국들의 역량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좋다.

특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GGGI 의장으로서 잠재 회원국 수장들에게 GGGI 회원국으로 참여해 줄 것을 권유하는 서신을 보내고 있다. UN 전 사무총장으로서 갖고 있는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파리협정 복귀 서신 고려할 것”

- 앞서 여러 국가수반에게 서신을 보냈다고 했는데 미국도 포함됐는지 궁금하다. 또 지난해 미국정부가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특정 국가의 대통령 이름을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나 생각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접근법은 좀 더 고민해 보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 철회 입장을 밝힐 때마다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다. 아마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렇게 결정한 것 같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보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이다. 환경에 대한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수반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던 결정이었다. 과학적으로 갖고 있는 비전 또한 잘못됐다고 판단된다.

사실 GGGI를 대표하여 서신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신을 보내는 것을 고려해 보도록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기를 기대한다. 현재 기후변화 문제가 얼마나 중대하고 급박한지를 알고, 우리가 바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향후 미래세대, 인류, 지구와 관련해 후회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 에너지 보급·장려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

-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항목 중 서로 연관이 있는 물·에너지·농업(식량)과 같은 ‘넥서스(nexus)’에 관심을 갖고, 이를 국가적 특성에 맞춘 녹색성장 해법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DGs를 UN에서 통과시킨 수장으로서 앞으로 이러한 넥서스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지 GGGI의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GGGI가 SDGs의 17개 목표 모두를 다룰 수는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SDGs 7번째 항목인 ‘에너지’ 분야가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는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크로스 컷팅(cross-cutting) 어젠다’ 중 하나이다. ‘크로스 컷팅’은 어떠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는 것을 말한다.

특히 에너지 중에서도 저탄소 경제 실현을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중요하며, 이것의 보급과 장려를 위해 여러 기관과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전직 UN 사무총장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많이 다뤘기 때문에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국의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 현재 GGGI는 물·에너지·녹색도시·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조경 등 4대 분야에서 2020년까지 이행할 계획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이행할 차기단계 계획을 마련할 것이다.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녹색성장 실현 지원”

- 반기문 의장께서는 유엔(UN)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국제기구를 경영하고 관리한 경험이 있다. 더 좋은 제안도 있었을 텐데 GGGI 의장직을 맡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또 GGGI는 국제기구이지만 아직 지명도가 높지 않다. 앞으로 GGGI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비전을 듣고 싶다.

GGGI 의장을 하기로 한 뒤, 사람들로부터 ‘당신은 193개의 회원국이 참여하는, 가장 지구적인(universal) 조직인 UN의 수장을 10년이나 했으면서 왜 회원국이 28개밖에 되지 않는 신생 국제기구의 책임을 맡으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비록 조직의 규모는 작지만 UN에서 10년 동안 해왔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저의 경험이나 열정을 보탤 수 있다면 인류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공식적 타이틀 없이 과거 하던 일을 촉진시키기 위한 역할을 지난 1년 2개월∼1년 3개월간 했다. 이제 GGGI 의장으로서 공식적 타이틀을 갖고 더 일을 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GGGI에서 다루는 이슈들이 모든 인류가 공감하고 지구를 위한 문제이기 때문에 일하기가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GGGI 의장직 제안에 주저 없이 응했다. 게다가 혼자서 하는 일도 아니다. UN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GGGI 사무총장 등과 같이 고민하면서 열심히 일해보겠다. 앞으로 GGGI와 관계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 기후변화 문제, 녹색성장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전 세계는 이제 녹색성장·저탄소 개발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지원할 수 있어 기쁘다. GGGI가 이끄는 녹색성장이 전 지구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캐나다, 뉴질랜드, 프랑스 등 지금은 GGGI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이 모두 동참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잘 설계된 기후행동·SDGs 이행 프로그램이 ‘포용적 녹색성장’의 원동력
개도국 재정·기술적 지원 위해 캐나다·뉴질랜드·프랑스 등 선진국 참여 필요
온실가스 배출 감축·녹색일자리 창출·대기질 개선·생태계 보전 등에도 최선

주한외교사절단과 GGGI 의장 취임 환영 오찬 가져

한편, 기자회견 후에는 주한외교사절단과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총회·이사회 의장 취임 환영 오찬을 가졌다.

▲ 3월 27일 기자회견 후 주한외교사절단과 정부 관계부처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총회·이사회 의장 취임 환영 오찬에서 반기문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총회·이사회 의장 취임 환영 오찬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주한외교사절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 배철민 편집국장 / 정리 = 동지영 기자]

[『워터저널』 2018년 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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