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식중독 이렇게 예방하세요

   
▲ 식약청 식품미생물팀 권기성 팀장
설을 앞두고 각 가정마다 차례음식 등 음식장만으로 분주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명절 음식은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만큼 많은 양을 준비하게 되며, 며칠간 계속되는 연휴동안 음식관리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날씨가 제법 더운 9∼10월 경인 추석과는 달리 겨울철에 맞는 설 명절에는 음식 관리에 소홀하게 되는데 최근 한겨울임에도 불구, 식중독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작년 11, 12월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각급학교, 어린이집, 스키캠프 등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식중독 발생은 기온이 높은 5∼6월과 9월에 집중되고 있으며, 겨울철인 11월 이후에는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겨울철에도 식중독발생 건수와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375명, 2005년에는 558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반면, 2006년 12월 한 달 동안 1천여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일본에서도 집단 식중독으로 40여명이 사망하는 대형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일본’이라는 인식을 무색하게 한 일도 있었다.

이렇게 예전과 달리 겨울철 식중독이 급증하는 이유는 난방시설이 보편화돼 실내에서도 식중독균의 증식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과 함께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몸 밖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세균이나 기생충과 달리 사람의 장내에서만 증식되므로 세균성 식중독과는 다르다. 따라서 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노로바이러스 감염 원인의 차단과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 전염성 강해…구토 설사 등 나타나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하나로 감염자의 변이나 구토물, 감염자와의 접촉, 오염된 식수 및 식품 섭취 등에 의해 감염되는데 예를 들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용수를 섭취했을 때,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 또는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 등이다. 이 바이러스 감염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두통,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노로바이러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체로서 지목되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는 약 6만5천여 명의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가열하지 않은 날 음식과 감염자의 변과 구토물을 통한 경구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약이 아직 개발돼 있지 않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각 가정이나 집단급식소, 식품 업소 등에서는 겨울철에도 식중독 예방을 위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철에도 철저한 위생관리 필요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감염성이 없어지므로 식품 조리 시 충분히 익혀 먹도록 하며 날 음식을 먹을 경우 반드시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노약자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가급적 날 음식을 먹지 말도록 하고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으며, 세균성 식중독 예방을 위해 겨울철이라도 음식은 반드시 적절한 온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조리기구 등은 세제를 사용해 가급적 1·2차 세척 후 사용하고 칼, 도마, 행주 등은 85℃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 소독해 사용한다.

특히 손에 상처가 있거나 설사환자는 식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자는 설사증상이 없어져도 통상 1주정도 바이러스 배설이 계속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개선된 후에도 당분간 식품을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또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손을 청결히 씻는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돗물과 비누를 이용해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을 경우 손에 묻은 세균의 90% 이상 제거되며 식중독을 비롯해 감기 등 각종 전염병을 70%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강한 감염력을 지니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안전 불감증이 만연된 우리사회에서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비만 철저히 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현재 정부는 겨울철 식중독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관련부처를 중심으로 ‘겨울철 식중독 전담 대응단’을 가동하는 한편, 예방관리 활동을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겨울철이라도 자칫 방심하거나 소홀히 할 경우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식중독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에 따라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등 각별히 조심한다면 겨울철 식중독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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