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바다, 데이타 측정·분석 업그레이드

   
▲ 해양수산부 최장현 해양정책국장
깨끗한 바다를 만드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바다가 얼마나 오염이 되었는지 그리고 오염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바다환경의 주관 부서인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각종 민간 연구소·대학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해양환경에 대한 각종 분석 및 측정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양환경 관련 자료를 생산하다보니 어떠한 자료가 정확한 것인지, 어떠한 자료가 신뢰할 만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해양환경 관리를 위한 측정은 대기, 수질, 해저퇴적물, 해양생물 등의 매질과 중금속, 유기화합물 등 다양한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므로 이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정밀측정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분석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기관 등에서 해양환경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경우에는 정부정책을 그릇된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 오염된 항구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해양환경정책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정책수립은 해양환경에 대한 정확한 조사결과에 근거한다. 지금도 연안의 개발과 이용에 앞서 해양생태계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고 개발 이후의 해양환경영향을 조사하지만 여전히 해양환경의 오염문제는 가속화되고 있다. 조사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정확한 측정 자료는 오염실태의 파악은 물론 장래예측 및 규제기준 등 각종 해양환경정책 입안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 자료의 확보를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해양환경관리법 제정과 정도관리제도 도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정도관리(QA/QC, Quality Assuarance/Quality Control)’라는 제도이다. 정도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각종 자료를 생산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표준화되고 여러 기관의 자료 생산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져 보다 정확한 해양환경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므로 해양환경정책도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에 근거해 수립·집행될 수 있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깨끗한 바다 밝은 미러라는 비전을 갖고 해양환경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해양환경관리법」을 올해 1월 19일 제정·공포했다.
 
이 「해양환경관리법」의 주요내용 중에는 해양환경의 측정·분석 자료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정도(精度)관리 제도 도입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해양환경의 정도관리제도가 도입되면 해양환경 측정분석기관의 평가, 교육 및 현지지도의 실시, 장비 및 기기의 개선·보완, 기타 필요한 조치의 명령 및 자료의 검증 등이 이뤄지게 되고 자료의 생산단계에서 해양환경자료의 정확성 및 정확도가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이다.

   
▲ 청정 갯벌
해양환경 정도관리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첫째, 해양환경 측정·분석 방법에 대한 표준화 추진이다. 현행 해양환경공정 시험방법을 재개정하고 표준작업절차서 및 정도관리 매뉴얼 등을 새롭게 작성해 다른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라도 동일한 방법으로 해양환경을 측정·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둘째, 해양환경 측정·분석기관에 대한 정도관리 시행이다. 신뢰성 있는 조사자료 생산을 위해 해양수산부가 주기적으로 이들 기관들에 대해 분석능력을 점검 관리하며, 정도관리 결과 측정·분석능력이 우수한 기관에 분석능력인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해양환경측정기기의 형식 승인이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해양환경측정기기가 검정이나 보정 없이 사용돼 같은 측정기기라도 사용자와 장소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해양환경측정기기에 대한 형식승인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사용 환경에 관계없이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양환경자료 국제적 신뢰도 높아질 것

현재 이런 제도의 시행을 위해 중장기 로드 맵 작성, 정도관리 평가 방법 및 형식승인·정도검사에 대한 세부사항 마련 중에 있다. 그러나 해양환경자료의 정도관리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각종 연구소 및 학계, 환경단체 등이 함께 손잡고 노력할 때 신뢰성 있는 해양환경자료가 생산될 것이다.

미래의 희망인 바다!
그 바다를 깨끗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도관리 제도가 구축되면 해양환경조사연구에 대한 신뢰성 있는 자료가 생산될 것이며, 이는 깨끗한 바다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정책수립의 밑거름이 됨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해양환경자료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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