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 특집①  Ⅰ. 아시아 지역 상하수도 프로젝트 활발

 

“필리핀 마닐라, ‘민간투자사업은 좋은 모델’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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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갓댐, 마닐라 수돗물 공급량 97% 담당…의존도 줄이고자 NCWS 추진
K-water, 산미구엘과 합작투자 통해 불라칸 상수도사업 수주 후 시공 중
 
 

▲ 레오노르 클레오파스(Leonor Cleofas)
마닐라 상하수도청 부청장
Part 03. 필리핀 물사업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

마닐라, 시민 절반이 물부족 시달려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Manila)는 인구 약 1천만 명이 거주하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이다. 도시가 확장되고 개발되면서 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물 인프라도 함께 개선되어야 하나 마닐라는 안타깝게도 그런 조치에 있어 미흡했다.

상수도를 통해 공급되는 물의 절반이 중간에 누수로 새면서 마닐라시민의 40%가 물부족에 시달렸고 마땅한 정수 시설도 없어 겨우 공급되는 물조차 대개 오염된 물이었다. 이에 필리핀 정부기관인 마닐라 상하수도청(MWSS, Metro-politan Waterworks and Sewerage System)은 상수도 사업 민영화라는 큰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이러한 행동의 근거라고 할 수 있는 MWSS의 권한은 「Republic Act No.6234」 및 「Republic Act No.10149」에 명시되어 있다. MWSS의 헌장에 해당하는 「Republic Act No.6234」는 마닐라 메트로폴리탄 전역의 물공급 및 위생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Republic Act No.10149」는 「GOCC Governance Act of 2011」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GOCC(Government Owned and Controlled Corporations)는 정부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기업을 말한다. 「GOCC Governance Act of 2011」은 GOCC의 재정적 실행가능성과 재정정책을 촉진하기 위한 법으로, 해당 기업의 관리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이 기업들이 보다 더 공익에 기여토록 규정하고 있다.

 
MWSS, 1997년 상수도 민영화 추진

1997년 메트로 마닐라는 두 개의 물기업과 상수도 민영화 관련 양허계약을 맺었다. 이때 메이닐라드 워터 서비스(Maynilad Water Services)와 마닐라 워터 컴퍼니(Manila Water Company)가 각각 서부지역 및 동부지역 운영자로서 마닐라와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에는 마닐라 북부 지역인 루손섬(Luzon)에 위치한 불라칸(Bulacan)주에서 루손 클린 워터 개발공사(Luzon Clean Water Development Corp.)와 양허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개발공사는필리핀의 유력기업인 산미구엘이 K-water, 한진중공업과 전략적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필리핀 정부가 20여 년만에 발주한 상수도 민간 투자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업에는 정수장·관로·수도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2년 6개월간 총 사업비 약 2천65억 원이 투입된다. 2018년 하반기부터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후 30여 년간 불라칸 지역 13개 지자체의 주민 310만 명에게 하루 38만8천㎥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수자원 통합관리 등 인프라 개발 도모

 
한편, 2015년 9월 국제연합(UN)은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이뤄진 지속가능 발전목표(SDG)를 발표했다. 이 중 ‘지속가능 발전목표 6’은 모든 사람들이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자는 것이다. MWSS 역시 안전한 식수 및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MWSS의 마스터플랜은 ‘필리핀 개발 계획 2011∼2016’의 다섯 번째 챕터인 ‘수자원 인프라 개발 가속’에도 반영되어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통합 수자원 관리 실행 △물공급 수요 충당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수원 개발 △위생시설·하수도·정화조 내 슬러지(septage) 관리 등이 제시되어 있다.

또한 MWSS는 물안보 유산(legacy)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수자원·사회기반시설 개발 관리 및 보호 △배수 효율성 △하수도·위생시설 준수 △수도요금 검토 및 합리화 △조직의 우수성 △파트너십 개발 △소통 및 지식경영 등 7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 필리핀 정부기관인 마닐라 상하수도청(MWSS)은 안전한 식수 공급 및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MWSS 청사.

K-water, 앙갓댐 인수 후 상업발전 가동

MWSS의 최우선 과제는 메트로 마닐라 전역에 물을 공급하는 만큼 충분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마닐라 북동쪽에 위치한 앙갓(Angat)강은 메트로 마닐라로 공급되는 전체 물의 97%를 차지하는 주요 수원이다. 수로는 서부 단층곡에서 200m 가량 떨어져 있다.

메트로 마닐라 인근 지역을 포함해 약 2천만 명의 주민이 앙갓댐의 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댐에 의존하는 관개면적만 2만6천 헥타르에 달한다. 가정·관개·발전용 등 다목적 댐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관개 수력발전은 민영화된 상태이다. 지난 2010년 4월 필리핀 정부가 국제경쟁입찰로 진행한 앙갓댐 발전시설 매각사업에서 K-water가 낙찰자로 선정되었으며, 정밀안전진단 작업 후 2014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업발전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K-water는 산미구엘과 합작투자를 통해 불라칸 상수도사업을 수주한 뒤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2018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불라칸 상수도는 앙갓댐의 물을 정수처리한 뒤 공급하는 시설로, 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K-water는 마닐라 수도권 일대 댐과 광역상수도를 동시에 종합관리하게 된다.

▲ 마닐라 및 인근 지역 약 2천만 명의 주민은 앙갓댐(사진)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2010년 4월 필리핀 정부가 시행한 앙갓댐 발전시설 매각사업에서 K-water가 낙찰자로 선정되어 2014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업발전을 시행하고 있다.

앙갓댐 의존 줄이고자 NCWS 사업 실시

MWSS는 메트로 마닐라와 주변 지역의 물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로드맵을 설계했다. 특히 앙갓댐에 대한 의존을 완화하고 노후화된 댐의 유량을 줄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New Centennial Water Supply(NCWS)’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칼리와(Kaliwa)댐 프로젝트는 칼리와·라이반 시스템의 1단계에 해당한다. 리살(Rizal)주 타나이(Tanay)에 위치한 칼리와(Kaliwa)댐은 높이가 60m, 수송 시스템이 27㎞ 정도이고 600MLD(Million liters per day)의 음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

프로젝트 비용으로는 총 187억2천400만 필리핀 페소가 투입되는데, 1달러가 대략 58필리핀 페소라고 했을 때 이를 환산하면 약 3억2천만 달러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조달이 진행 중이다.

 
라이반댐 프로젝트에 260억PHP 투자

또한 MWSS는 칼리와댐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라이반(Laiban)댐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다. 라이반댐은 메트로 마닐라의 제1 주요 수원인 양갓댐에 이어 제2 주요 수원인 만큼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중국수출입은행에서 펀드를 받아 조달을 진행 중이다.

라이반댐은 칼리와댐과 마찬가지로 리살주 타나이에 위치하며 댐 높이는 그보다 두 배 높은 113m이다. 유역 및 집수 구역은 약 2만8천 헥타르이고 잠재적으로 음용수 1천900MLD와 전력 25㎿를 공급할 수 있다. 총 260억 필리핀 페소를 들여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리살주 타나이의 마운틴 바랑가이(mountain barangay) 7곳과 퀘손(Quezon)주 제너럴 나카르(General Nakar)의 바랑가이 1곳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대략 4천 가구에 해당한다. 참고로 필리핀의 행정구역은 주, 시, 군, 바랑가이로 나뉘는데, 이 중 바랑가이는 최소의 지방 자치 단위이자 촌락을 지칭하는 필리핀의 고유 명칭이다.

카난댐, 물 3천MLD 및 전력 32㎿ 제공

퀘손주 제너럴 나카르에 위치한 카난강에는 160m 높이의 댐이 있다. 카난(Kanan)댐은 앙갓댐과 라이반댐에 이어 메트로 마닐라의 세 번째 주요 수원으로, 라이반댐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카난댐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다. 공사 일정은 아직 미정이나 이미 예비 타당성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유역 및 집수 구역은 약 2만9천 헥타르이고 3천MLD의 물과 32㎿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세 프로젝트 중 가장 많은 560억 필리핀 페소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환산하면 약 9억6천500만 달러 정도이다.

댐을 건설하는 주된 목적은 홍수 조절 외에도 물을 확보하여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발전용수 등 각종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MWSS도 메트로 마닐라에 물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이처럼 댐 관련 프로젝트를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또 단순한 물공급에서 나아가 질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은행(WB)과 여러 파트너십을 맺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법원, 마닐라만 수질정화 명령 내려

적절한 위생시설은 오염 물질과 건강상의 위험을 절감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에 MWSS는 청정한 물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생시설에 주목했다. 1997년에 MWSS가 메이닐라드 워터 서비스(MWSI) 및 마닐라 워터 컴퍼니(MWCI)와 체결한 양허 계약에 따르면 영업권 보유자가 모든 소비자에게 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로부터 약 10년 뒤인 2005년에 MWSS는 △하수·배수 통합시스템 △분산화된 정화조 내 슬러지(septage) 처리 △공동 정화조 개선 등 보다 실현 가능한 세 가지 방안을 계획했다. 참고로 각 가정은 5∼7년마다 정화조 내 슬러지를 처리해야 한다.

또한 2008년 필리핀 대법원은 MWSS를 포함한 13개 정부기관에 마닐라만(Manila bay)을 정화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직무 집행 영장을 발부했다. 마땅한 폐수처리시설이나 정화조의 부재로 수질이 오염되자 이와 같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 외에도 2010년 MWSS가 1997년에 체결한 양허 계약을 15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만료 기간은 기존 2022년에서 2037년으로 늘어났다. 이는 위생시설 보급률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들어간 카펙스(capex), 이른바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지출된 비용이 현재 60%정도 회수된 상태라는 것을 고려할 때, 2037년에는 100% 회수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 데 따른 조치이다.

▲ 마닐라 상하수도청(MWSS)이 추진하고 있는 마닐라시 상수도관망 개선사업 모습.

프로젝트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 중요

한편, 필리핀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활발하게 민간투자사업(PPP)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이다. 정부가 보조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MWSS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일본국제협력기구(JAICA) 등 다자 기관에서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칼리와댐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의할 점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많은 이해당사자가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거나 환경적인 우려사항 및 원주민 문제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안건들이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도록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업이 요구된다.

또한 양허 계약을 체결할 때는 비즈니스 계획을 검토하거나 산출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데 적용할 만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또 상품이 무엇인지, 결과가 어떠한지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마땅한 규제 틀(Framework)을 구축해야 한다. 참고로 정부는 비즈니스 센터와 제휴할 시 서비스 비즈니스 의제 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선진 기술 활용하면 투자비 회수 가능

MWSS는 기술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토지사용량이 적은 처리장을 표방하고 있으며, 물공급에 사용되는 자재나 처리에 이용되는 기술은 지속적인 도입 및 개선이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활용하면 낮은 카펙스로도 뛰어난 유지관리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과 능력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간투자사업이 좋은 모델이라는 것이다. 다만 모든 부문을 민간에 맡기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부가 민간 조직과 협력할 때 가장 최상의 결과가 산출될 것으로 사료된다. 

[『워터저널』 2017년 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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