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Forum  도시 물순환, 저영향개발(LID) 도입 필요


“저영향개발, 소규모 빗물관리 방안으로 주목”

20㎜ 이하 소강우일수 전체 중 82.5%…소규모 빗물관리 필요성 증대
LID 활용 관련 법·지침 제정해 지자체 단위로 단계적 추진 바람직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Part 03. LID 도시계획과 개발 

기후변화·도시화, 물순환 왜곡 초래

폭염, 폭우, 가뭄 등 예측이 곤란한 기후변화는 도시 환경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화와 도시화까지 가중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쾌적성, 안전성, 자연성, 순환성이 파괴된, 이른바 ‘태우고 버리고 소비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는 불투수면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빗물 저류·침투·유출 등 자연적인 물순환 체계의 왜곡을 초래했다.

이러한 현상은 다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 및 강우패턴 변화 등과 맞물려 수질 악화, 폭염일수 증가, 생태환경 파괴 및 도시 침수피해 악화 등 도시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도시 환경의 근간을 이루는 도시 인프라의 새로운 역할이 모색되는 가운데, 개발로 인한 자연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저영향개발(LID)’ 빗물관리 방식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LID기법 적용해 도시 물순환 복원

저영향개발 기법은 빗물침투·저류·증발산 등의 자연 체계로 유역의 생태·생물학적 특성을 유지하고 빗물의 순환을 복원하기 위한 물관리 기법이다. 이는 광범위한 토지계획 및 공학적 설계를 동시에 고려하여 자연 지형을 이용하고 소강우에 대한 관리를 통해 물순환을 촉진하는 기법으로, 토양의 자연 정화능력을 바탕으로 한 빗물의 침투·저류·이용 등을 포괄한다.

저영향개발 기법은 크게 구조적 저영향개발과 비구조적 저영향개발로 분류된다. 그 중 구조적 저영향개발은 침투·저류시설 등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여 빗물을 저류시켜 물순환을 복원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빗물정원 △침투도랑 △식생도랑(수로) △빗물화단 △투수성 포장 △인공습지 등 자연형 시설의 설치로 도시 생태 다양화, 경관 및 미기후(Microclimate)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와 더불어 도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도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비구조적 저영향개발은 특정 구조물을 통하지 않고 지자체, 시민 등 도시 관리주체가 △불투수면 감소 △자연자원 및 생태계 보호 △자연 배수로 유지 △관 사용 최소화 △관련 정책·제도 제정 및 이행 등의 노력을 통해 물순환 회복을 달성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 기법은 주로 도시설계 시 토지이용계획과 연계하여 활용될 수 있다.

연간 1㎜ 이하 강우일수, 전체 31.1%

저영향개발 기법은 특히, ‘소규모의 빗물관리’를 강조하는 물순환 관리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7∼2006년까지 10년 간 천안관측소에서 관찰한 우리나라의 일강우 패턴 분석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우일수는 약 107.1일, 무(無)강우일수는 약 257.9일로 1년 365일 중 강우일수의 비율은 약 29.3%로 나타났다.

이 중 연평균 강우량이 50㎜를 초과하는 일수는 5.8일, 20㎜ 초과 50㎜ 이하인 일수는 12.9일, 10㎜ 초과 20㎜ 이하는 12.6일, 5㎜ 초과 10㎜ 이하는 13.3일, 1㎜ 초과 5㎜ 이하는 29.2일, 마지막으로 1㎜ 이하는 33.3일로 나타났다.

결국 1년 중 비가 내리는 107.1일 중 강우량이 1㎜ 이하인 일수가 약 31.1%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1㎜ 이상 5㎜ 이하가 27.3%, 5㎜ 이상 10㎜ 이하 12.4%, 10㎜ 이상 20㎜ 이하 11.8% 순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20㎜ 이하로 비가 내리는 일수가 연간 총 강우일수의 약 82.5%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여, 적은 양의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빗물관리시설이 증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저류조에 빗물 저장…각종 용수로 활용

현재 도시 내에 설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저영향개발 분산형 빗물관리시설은 종류가 다양하나, 대표적으로 △홈통받이 △도랑 △빗물연못 △식생화단 △침투 저류지 △빗물정원 △빗물 저류·침투조 △침투통·침투트렌치 △옥상정원 △투수성 포장 등이 있다.

그 중 홈통받이는 건물 옥상에서 유출되는 빗물을 처마와 수직홈통을 통해 받은 다음 우수관으로 보내기 전 빗물을 원활히 배제하기 위하여 타 시설과 연결하는 시설이다. 도랑은 우기 시에만 물이 흐르는 자연형 작은 개수로(開水路)로서 표면마감 재료와 기능에 따라 식생도랑과 배수도랑으로 분류된다.

다양한 식생이 식재된 식생화단은 하부 토양층을 통해 지하 자연지반과 연결된 침투형과 불투수면 위에 놓이는 저류형으로 구분된다. 마당이나 공원 등지의 녹지를 오목하게 조성하여 빗물을 저류시키는 빗물정원은 표토층을 통해 빗물을 하부로 침투시켜 일정량 이상의 빗물은 월류구를 통해 지하 쇄석층 또는 우수관거로 배출된다.

이 밖에 침투통은 가로·세로·높이 각 70∼100㎝ 내외의 콘크리트, 합성수지 재질의 지하에 매설되는 빗물관리시설이며, 침투트렌치는 자갈, 쇄석으로 둘러싸인 유공관을 통해 유입된 빗물이 트렌치 내부 쇄석 공극 속에 일시 저류 후 측면과 하부를 통해 침투되는 선형 빗물관리시설이다. 투수성 포장은 차도나 인도에 설치되어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키거나 주변 녹지로의 이송시설과 연계하여 빗물 유출량과 유출 속도를 줄이는 시설이다.

아산 탕정, 분산형 빗물관리 최초 적용

지난해 4월, 총 면적 175만3천385㎡ 규모의 충남 아산 탕정 신도시 시범지역에 ‘분산형 빗물관리단지’가 들어섰다. 빗물을 발생원에서 머금고 가두는 분산형 빗물관리체계가 단지나 건축물이 아닌 도시 단위에 적용된 최초의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사업을 추진한 국토교통부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 ‘빗물 유출 증가량 저감’과 ‘초기 우수에 의한 오염 부하량 저감 100%’를 저영향개발 적용 기본 목표로 삼았다. 특히 지구단위계획 단계에서 단독·공동 주택단지, 공원 및 녹지, 도로, 상업지구, 주차장 등을 구상하면서 기본적으로 5㎜ 강우는 전부 침투시키되, 각 토지별 이용 특성을 고려하여 초기 오염부하 저감 및 유출 저감 목표를 탄력적으로 설정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각 구획별로 빗물의 저류·침투 할당량은 △공동주택 : 대지면적×10㎜ 이상(저류), 대지면적×5㎜ 이상(침투) △상업업무시설 : 건축면적×10㎜ 이상, 대지면적×5㎜ 이상 △단독주택 : 1㎥ 이상(권장), 대지면적×5㎜ 이상 △학교 : 건축면적×50㎜ 이상, 불투수면적×5㎜ 이상 △공원 : 시설면적×30㎜ 이상, 시설면적×5㎜ 이상 △도로 : 도로면적×5㎜ 이상(저류) 등으로 설정됐다.

 
불투수면 줄여 침투 증가·오염 저감

기존 도시 개발계획이 빗물을 빠르게 모으고 배수하는 ‘중앙 집중형’ 빗물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아산 탕정 저영향개발 빗물관리 사업에서는 불투수면 감소를 통해 빗물의 표면 유출을 줄이고 빗물의 토양침투를 증대시키는 ‘분산형’ 방식으로 물순환 개선 및 오염 저감을 달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침투도랑(803개), 식생수로(178개), 측구형 침투시설(50개), 빗물저류조(5개) 등의 분산형 빗물관리시설을 설치하여 빗물이 발생원에서부터 침투·저류되도록 유도했다. 일반 보도블럭은 빗물이 통과할 수 있는 투수성 블록으로 교체했으며, 공원에는 빗물 저류조 등의 저류시설을 설치하여 토양에 침투되는 빗물을 늘리고 침투되는 곳에 빗물을 가두었다.

이처럼 저류된 빗물은 필요 시 조경용수, 청소용수, 하천 유지용수 등 대체 수자원의 역할을 했으며, 첨두유량과 유출량을 각각 6∼16%, 33∼37% 가량 감소시켜 오염 저감 및 하천의 수질 개선 등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대체 효과를 보였다. 이 밖에 도시의 열섬현상이 완화되는 등 미기후 개선으로 에너지 절감 및 도시 쾌적성 증대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았다.

▲ 아산시 탕정지역 분산형 빗물관리단지에 설치된 식생수로(왼쪽)와 침투도랑(오른쪽).

세종시, 용지 특성별 빗물관리 차별화

저영향개발의 적용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세종시에서도 저영향개발 기법을 확대 도입키로 했다. 환경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오는 2019년까지 세종시 6-4 생활권(해밀리) 전역에 ‘행정중심복합도시 6-4 생활권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최근 국장급 정책협의회를 거쳐 현재 상세 설계를 최종 마무리한 상태로 알려졌다.

세종시 6-4 생활권에 적용되는 저영향개발 기법은 도시 전역에 ‘25㎜ 빗물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용지 특성별로 △공동·단독주택 25㎜ △공원·녹지 41㎜ △도로 및 상업·업무지구 7.1㎜ △교육·연구단지 32㎜ 등 빗물관리 목표에 차등을 두어 사업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종시는 향후 제로에너지타운 사업이 추진되는 5-1 생활권(합강리)의 제로에너지빌딩 시범단지에 저영향개발을 적극 적용하는 ‘저영향개발 기법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는 등 저영향개발 그린인프라 분야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을 활용해 도시 기반 인프라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독일, 옥상녹화·인공습지 통해 빗물 저류

해외에서도 빗물을 활용하여 물순환 체계를 복원하고 도시를 재생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 상업지구에서 옥상에 우수 유출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건물 주변에 도심 수변공간을 조성하여 빗물을 관리하고 있다.

‘빗물은 비가 내린 지점에서 처리한다’는 독일의 물관리 원칙에 따라 전체 5만㎡ 중 1만7천㎡에 달하는 면적을 옥상녹화하여 우수 유출량이 수리적 부하를 넘지 않도록 했다. 우선 옥상에 내린 빗물이 1차적으로 정화되면 3천㎥ 정도의 빗물이 지하 저류조에 저류되고 약 1천㎥는 홍수 대비용으로 활용된다.

저류된 빗물은 대상지 내의 여러 분기점으로 흘러 들어가 건물 주변에 조성된 수변공간인 인공습지를 통과하여 자연형 친수 저류공간으로 모이게 함으로써 다시 대상지 중심부 지하 저류조로 유입 후 순환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재 독일은 유출량이 현저히 줄어든 효과를 보았다. 30년 강우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우 유출은 10년에 3번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대 유출량은 3L/sec·ha로 제한되는 결과를 보였다.

▲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의 상업지구에서는 옥상에 우수 유출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건물 주변에 도심 수변공간을 조성하여 빗물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 신상업지구 주변에 조성된 수변공간(왼쪽)과 옥상정원(오른쪽) 모습.

뉴욕, 시민대상 LID 기반 GI 교육홍보

미국 뉴욕에서는 그린인프라 조성에 시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시 단위의 공개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LID 시설의 홈페이지를 구축·운영해 시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LID 시설의 종류 및 개념을 보기 쉽게 했으며, 유튜브 동영상을 통한 교육·홍보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운영위원회에서는 녹색일자리·기술자문·연구·교육 관련 참여를 알리는 알림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며, 신입 공무원·주민·지역사회 그룹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도시환경 개선 차원의 그린인프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생태습지(Bioswale)를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밖에 미국 랜싱(Lansing)시에서는 빗물정원의 관리 식물을 분류하여 각 식물별로 자원봉사자의 임무를 표기해 두고 있다. 이로써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을 장려함은 물론 교육을 통해 식물 및 생태경관에 대한 관리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 미국 LA 도심 내 거리에 조성된 생태습지 모습.

국내 도시계획·LID간 연계방안 부재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도시계획 분야에서 저영향개발 기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효율적으로 도입·적용하기 위한 기반이 요구된다. 저영향개발 기법의 효과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도시계획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나, 현재 국내에는 도시계획과 저영향개발 간 연계 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할 수립 방법이나 기준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특히 필요 이상으로 저영향개발을 권장하거나 계획이 피상적인 경우 계획 초기 저영향개발 적용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으며, 저영향개발 유관 계획·평가제도의 연계성 등이 고려되지 않아 실질적인 이행에도 무리가 있다. 이에 제도적 장치로서 합리적인 저영향개발 기반의 도시계획 수립 및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이때 △물의 순환성 향상 △도시 환경성 향상 △개발영향 저감 등 세 가지의 원칙이 계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즉, 저영향개발 기반의 도시계획은 자연 물순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물의 순환성을 향상시켜 홍수 피해 및 자연재해로부터 예방할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

또 오염물질의 정화기능 뿐만 아니라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수질 유지,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자연 생태계의 가치와 기능을 보존하고 녹색공간 등으로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계획 위계별 도시기본계획 설정

거시적 차원의 도시계획이 정해진 후에는 각 위계별로 LID 기반의 물순환 계획을 수립하는 기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도시계획의 위계는 크게 △국토종합계획 △도 종합계획 △시·군 종합계획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나뉘며, 시·군 종합계획은 다시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으로 구분된다.

이때 국토종합계획이나 도 종합계획 등 상위계획 단계에서 물순환 계획 전반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상위계획의 부문계획인 시·군 종합계획에서는 지역의 특성과 현황에 대한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도시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지자체를 선정하고, 세부 공간구조 설정 및 부문별 계획 수립, 환경성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먼저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에 있어 가장 첫 번째 단계인 지역의 특성과 현황 파악에서 강수량, 수자원 용량, 하천 수질, 침수 및 수질관리 지역 등에 대한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토양도의 배수불량등급 면적률, 침수면적, 상수원보호구역 및 녹지 면적률, 생태·자연도 3등급 면적률 등을 조사하여 도시기본계획 수립 지자체를 선정해야 한다.

이어 저류공간 용량, 불투수 면적률, 하천 수질 등을 바탕으로 계획의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고, 복합적·집약적 공간구조를 중심으로 중심지 체계를 설정하는 등 공간구조를 세분화하는 절차를 거친다. 마지막 단계인 부문별 계획 단계에서는 침투·저류시설 및 옥상·벽면녹화 설치, 수변공간과의 인접 배치, 비오톱(Biotope) 조성, 녹지 연결성 확보 등을 최종 확인해야 한다.

 
지구단위계획 구역 선정시 환경성 검토

이와 더불어 저영향개발 기반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자연환경, 저류공간, 기상·강수 현황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저영향개발 기반 지구단위계획 수립 구역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이후 용도별 지역·지구·구역을 설정하여 기반시설을 계획하고, 동시에 환경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초조사에서는 지형, 지세, 표고, 경사, 저지대, 토양 등 자연환경 조사와 더불어 하천, 호수 등의 저류공간 및 강수량, 기온 등의 기상 현황이 고려된다. 이를 바탕으로 물순환성, 도시 환경성, 개발의 영향성 등을 감안하여 지구단위계획 수립구역을 선정하고, 용도지역·지구·구역 설정 단계에서 보전 지역과 방재·보전지구를 우선 설정한다. 또한 완충공간은 별도로 확보해 두어야 한다.

아울러 기반시설 계획단계에서는 생활권 내 광장 및 공원을 조성하고 녹지시설의 분산형 네트워크화를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 환경성 검토 단계에서는 물순환 면적률 등을 활용한 물의 순환성 및 도로 확장 계획의 필요 여부를 파악하고 보전가치가 있는 지역의 훼손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LID 반영 의무화할 법·제도 마련 시급

무엇보다 전반적인 도시 개발 계획에 저영향개발 기법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관련 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에는 저영향개발 기법에 대한 법을 비롯해 도시계획·설계·시공 전반에 대한 관리지침이 부재한 실정으로 저영향개발의 활용을 의무화 하는 법적 규제가 없다.

이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연계한 저영향개발 중심의 법을 제정하여 저영향개발 도시계획·설계·시공 및 관리 주체의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준비가 부족한 지자체를 고려하여 기법의 적용을 위한 인증과 더불어 교육·홍보 활동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며, 필요 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등 단계적인 추진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현재 토지주택연구원에서는 도시와 물의 접점인 ‘뉴 노멀(New Normal) 도시’를 표방하는 ‘LID 그린 인프라 단지 재생 시범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은 저영향개발 기법으로 물순환 체계를 복원함으로써 유출량 저감 및 경관 개선을 이루고, 향후 도시 재생·스마트시티 적용 방안으로 활용하고자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간 이 사업은 오는 9월까지 진행되며, 10년 빈도로 3시간 동안 지속되는 강우량이 111㎜인 조건 하에서 35㎜의 강우 유출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지는 크게 △공원형 시범구역 △건축형 시범구역 △복합형 시범구역으로 나눠 6월까지 조성되며, 이후 7∼9월까지 3개월간 보완 및 준공 작업을 거쳐 완공 후에는 교육·홍보를 담당하는 시범단지로 운영될 계획이다.

[『워터저널』 2017년 5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