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Forum  도시 물순환, 저영향개발(LID) 도입 필요


“분산형 설계 도입한 물순환 수변도시 경제효과 입증”

강우 발생지점에서 자연순환 통해 침투·저류·저장·이용…사업비 10% 절감
물·에너지 융합하는 넥서스 기술 도입한 스마트워터시티 전국적 확대 필요


▲ 이 상 진
K-water 융합연구원 물순환연구소 박사
 Part 02. 물순환 수변도시 계획 및 사례 

수변도시 조성해 물순환 왜곡 해결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물순환 왜곡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는 도시 내 물순환을 촉진하는 ‘물순환 수변도시’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순환 수변도시’는 댐·호수·하천·하구 등 수역과 접하며 물을 매개로 주거, 문화공간 등의 가치를 부여해 개발하는 지역으로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차세대 도시개발 개념이다.

수변도시를 조성·관리하는 방법으로 물순환 복원, 분산식 물관리, 비점오염 저감, 도시 재생 등의 저영향개발(LID)이 주목받고 있다. 저영향개발은 도시의 개발계획 단계에서부터 빗물의 침투·저류를 고려하여 자연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개념으로, 대규모 방재시설을 이용하여 신속히 우수를 배제하는 기존의 집중형 방식과 차별된다.

K-water는 그간의 물 관련 기술과 도시 조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환경·관광·레저 등을 콘셉트로 한 친환경 수변도시를 조성해 오고 있다. ‘물순환 수변도시’는 △수자원을 확보하는 물 자족(自足) 도시 △분산형 최적 설계의 물순환 도시 △물길을 보존하고 살리는 친수도시 △첨단기술을 반영한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 등 4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빗물·하수·지하수 활용 대체수원 확보

수자원을 확보하는 물자족 도시로서의 물순환 수변도시는 빗물, 해수, 하수처리수, 하천수 등 활용 가능한 수자원의 최적 활용방안을 설계해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빗물의 자원화, 하수 재이용, 지하수 활용 등이 수원 확보의 핵심이다.

현재 빗물 활용 및 우수유출 저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구단위계획’의 반영 및 시행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의무화가 확정되면 단독·공동주택, 친환경 시범마을(특별계획구역), 블록형 단독주택, 공공시설 등에서는 투수성 포장, 우수활용시설, 우수유출 저감시설, 물절약 설비 등을 주택 종류별 ‘친환경 건축물 인증기준’ 1급 또는 2급 기준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하수를 재이용하여 도심 내 주운수로(舟運水路)의 물순환을 촉진시키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도심의 물이 단계적으로 방출되기 위해서는 하루에 약 8만4천㎥의 하수 재이용수가 필요하다. 이에 사업 지구 내에서 해당량의 하수 재이용수를 주운수로의 유지용수로 공급하고 물순환 시스템의 설계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하천의 유지용수 공급에 지하수를 활용한다. 지하수 영향 조사를 통해 하루 395㎥가량의 대체 수원을 확보하고, 이를 도심수로의 유지유량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 수자원을 확보하는 물자족 도시는 빗물, 하수처리수, 하천수, 지하수 등 활용가능한 수자원의 최적 활용방안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사진 왼쪽부터 수원시 승강장 빗물주유기, 수원시청 빗물항아리, 수원시 장안구청 옥상녹화 모습.

2050년까지 빗물 620㎜ 관리

미국 뉴욕에서는 물순환 건전성 회복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뉴욕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 플랜(NYC Green Infastructure Plan)’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불투수층 지역의 10%에서 발생하는 초기 빗물 1인치(약 25.4㎜)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까지 4%, 2025년 7%, 2030년 10% 순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참조하여 서울시에서는 2050년까지 연간 강수량의 40%에 해당하는 620㎜의 빗물을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는 ‘분산형 빗물관리 기준’을 설정하여 5㎜는 침투시키고 10∼50㎜는 저류하는 관리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K-water에서도 경기 화성시에 ‘송산그린시티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송산그린시티 조성사업’은 시화호 주변 지역의 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 시화 방조제 건설로 생성된 대규모의 간석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연과 환경, 인간 모두를 고려한 친환경 도시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K-water는 사업을 계획·설계하면서 물순환 목표를 수립했으며, 15㎜가량의 발생원 관리를 우선으로 했다. 또 물순환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물순환 공원 △비점유출 제로단지 △생태습지 △친환경 시범마을 등의 관련 시설을 조성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비점오염 최대 80% 저감 목표

 
일반적으로 물순환 도시 설계는 △비점오염·우수 유출 저감 및 물이용 등 물관리 목표 설정 △우수-유출 모의(SWMM-LID) 등 수문해석 △증발·침투·유출·수질 모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물 수지 및 결과 분석 △발생원 관리 및 처리 설계 등이 반영된 LID-BMPs(저영향개발 최적관리기법) △설계·시공·모니터링·유지관리 등 사업비 설계안 수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때 LID-BMPs 단계에서 최적관리기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장 첫 단계인 물관리 목표를 재설정하는 방향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마지막 단계인 설계안 수립 단계로 진행하면 된다.

K-water가 ‘송산그린시티 조성사업’의 물순환 목표를 설정하기 앞서 국내 강우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의 강우 발생일수는 10년간 평균 약 1천113일, 하루 최대 강우량은 276.5㎜ 정도로 파악됐다. 이를 바탕으로 K-water는 △물순환 : 약 15㎜ 발생원 관리(연간 70∼80%ile) △물관리 : 빈도별 홍수관리(5∼50년) △수질 : 비점오염 60∼80% 저감 △물이용 : 사용수량(계획급수) 10% 절감 등의 도시 설계 목표를 설정했다.

기준 시설별 물순환 관리 필요량 분담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발생원 관리로, ‘15㎜’라는 수치는 하루에 15㎜의 비가 내렸을때를 가정하여 빗물 누출을 최소화하고자 설정되었다. 발생원 관리량은 강우 시 저류와 침투,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데, 저류시설의 시간당 유출 저감량(건물 면적×0.05)과 침투시설의 시간당 유출 저감량을 고려해 산출한 결과이다.

K-water가 수립한 ‘물순환 기본계획’에 따르면 총 물순환 목표량은 약 581㎜로, 저류량은 201㎜, 침투량은 380㎜로 설정했다. 송산그린시티의 전체 관리 대상지 면적은 약 354만3천356㎡로, 저류(이용)면적은 약 97만9천907㎡, 침투면적은 약 256만3천449㎡로 파악됐다. 또 목표 관리량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저류 관리량은 시간당 2천903㎥, 침투 관리량은 약 5천563㎥로 나타났다.

이에 K-water는 대상지 전체 관리 필요량을 공공·교육, 공원·녹지, 교통·기반 등 시설별로 분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준 시설별로 할당된 물순환 관리량은 시간당 △공공·교육 2.6㎜ △공원·녹지 2.7㎜ △교통·기반 2.1㎜ △민간(대규모) 2.5㎜ △민간(소규모) 1.8㎜ 등이다.

 
분산형 물순환 설계…사업비 10% 절감

한편, 물순환 수변도시는 ‘분산형 설계’라는 개념을 도입한 물순환 최적도시이다. 분산식 물순환 관리란 강우 시 지붕이나 불투수 면적에 내린 유출량을 가능한 그 발생지점에서 자연적인 순환과정을 통해 처리되도록 침투·저류·저장·이용 등을 유역 내에서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맨홀, 우수관망 등에서 직접적으로 처리하는 중앙 집중형·배제형 신속 배수체계였다면 현재는 소구역별로 분산형 우수관리 방식으로 개선되었다. 이에 따라 4개의 방류구가 6개로 늘어나 분산형 물순환 체계에 맞게 재배치되었다.

또 물순환 도시설계 당시, 동측 지구에 18개의 초기 장치형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치가 계획되어 있었으나 저영향개발 자연형 시설로 바꿨으며, 최근에는 도심수로에 모래여과장치를 걷어내고 식생수로를 도입했다. 이밖에 하수 재이용수, 지하수 등의 수원을 확보하고 친환경 시범마을 등 특화단지를 설계하는 등 실시설계의 변경을 통해 저영향개발 기술의 적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개선된 분산형 물순환 설계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기존에 없던 식생수로, 자연형 습지(17개소), 침투 빗물받이 등의 설치로 약 34억 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기는 했으나, 초기 우수처리장치와 우수관로(원형)의 설치 등 우수방식의 개선을 통해 총 사업비가 기존 대비 약 10% 절감되었다.

 
지형도·토지 이용도 중첩해 물길 도출

아울러 물순환 수변도시는 ‘물길(Waterway)을 보존하고 살리는 친수도시’로서 가치가 있다. 친수도시는 친환경적인 개발을 통해 기존의 물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하천 중심의 수변공간을 창출 혹은 재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초기 저영향개발 설계 시 물길이 유역 전체적으로 분포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설계사로부터 대상사업지구의 지형도를 받아 본 결과, 물길이 사업지구 경계에만 분포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사업 대상지역의 전 유역에 대해 지형도와 토지 이용도를 중첩(overlap)시킨 후 도시 사업지구의 경계를 설정하고 전체적인 물길의 시작점과 끝점만 파악하여 물길을 도출하기 때문이다.

현재 K-water는 최종적으로 6개의 물길 시작 지점을 설정하고 5개의 매개 구역을 지정하여 기존의 물길을 최대한 보존하고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러한 계획 하에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에 있으며, 저영향개발 기술을 기반으로 물길을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는 방안을 개발해 실시설계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

ICT 활용 인체 건강한 수돗물 제공

마지막으로 물순환 수변도시는 첨단기술을 반영한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이다. ‘스마트워터시티’는 수돗물 전(全) 공급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수량·수질 등을 과학적으로 관리하여 소비자가 신뢰하는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워터시티는 크게 △스마트 장치(Smart Device) △스마트 솔루션(Smart Solution) △스마트 서비스(Smart Service)로 구성된다. 스마트 장치는 효율적인 상수관망 운영을 지원하는 인프라 설비를 의미하며 취수원 수질 모니터링, 고도정수처리, 재염소 설비, 원격제어밸브, 자동수질측정장치, 누수센서, 유량계, 블록시스템 등이 이에 속한다.

스마트 솔루션은 상수도의 최적 운영관리 및 정보 제공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상수관망 진단과 운영관리 시스템인 ‘워터넷(Water-Net)’을 통해 각종 누수 및 관로 파손 등을 감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실시간으로 개선하는 종합적 솔루션이다.

아울러 스마트 서비스는 △미디어보드 및 정류장 전광판(BIS)을 통한 수질정보 제공 △건강한 음수대 설치 △방문 수질검사 △옥내 배관 진단 서비스 △홈 오토에이션(Home Autoation) 및 어플리케이션(App)을 통한 수질정보 제공 등 소비자에게 건강한 물을 공급하는 물복지 서비스이다.

 
 
K-water, 스마트워터시티 확대 노력

K-water는 이미 파주시에서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워터시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수돗물 음용률을 약 30% 이상 끌어올린 바 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스마트 시티(K-Smart City)의 실증단지로 세종시가 선정되었으며, 부산 그린시티에서도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최근에는 유역의 통합 모니터링 및 종합 관리체계를 마련하고자 준비 중이며, 분야를 확장해 에너지 저장·운영, 탄소 평가, 전력 규제, 도시 수자원 효율화,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 등 물과 에너지를 융·복합하는 ‘넥서스(Nexus) 기술’을 도입하여 스마트워터시티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물순환 촉진을 위해 요구되는 개별 요소기술의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인·검증하고 기술의 연계효과에 대해 평가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K-water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한국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센터와 ‘제2의 K-water 센터’를 설립하고자 협력 중이다.

향후 △한국형 저영향개발 요소기술 연구·개발 △저영향개발 기술 검·인증 △수량·수질 효율성 분석 △물순환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 △국제 학회·컨퍼런스 주관 등 기술 교류·홍보 △기술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 등 물순환 통합관리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17년 5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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