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3대 우수배제시설’ 적절히 조합해 사용 가능”


도시지역 침수 방지 위한 근본적 대책은 투수지표면 늘리는 것이나 방법에 한계
지하공간 상황 따라 우수관로·저류지·펌프시설 골고루 조합해 우수배제능력 확충


기후변화 대비 하수도정책 방향

하수도, 도시침수 문제 원인

하수도의 2대 기능은 크게 우수배제와 생활하수 정화처리로 나뉜다. 도시와 같은 인구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우수가 제대로 배제되지 않으면 도시에 침수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 2011년 7월 26∼27일 2일에 걸쳐 서울에 쏟아진 587.5㎜의 집중호우로 인해 지하철 강남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는 하수도가 우수배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피해사례이다.

한편,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적정하게 수집하여 정화처리하지 않으면 유입수역의 수질을 오염시켜 생태계를 교란·파괴하고 상수원수를 오염시켜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전국 대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도시하천의 수질은 허술한 생활하수 수집체계와 부실한 정화처리로 인해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없음은 물론, 생물등급 Ⅲ∼Ⅴ의  수준으로 악화되어 있다.

기후변화로 하수도 기능 악영향 예상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기후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으며 극한기후사건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의 기온은 지난 100년간 1.7℃ 상승했으며, 이것은 지구적 평균기온상승 수치인 0.7℃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또한 지난 100년간 연간 강수량은 17% 증가한 반면 강수일수는 18%가 감소하였다. 이는 강수의 집중도가 더욱 높아지고 집중호우의 빈도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연평균 폭염일수가 현재의 3배로 증가하고 집중호우일수는 60% 증가하며, 연간 강수량이 현재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의 기온상승은 강수량의 시간적·공간적 편차를 늘려 혹한과 혹서, 홍수와 가뭄 등 극한기후사건의 발생빈도를 크게 증가시키고, 이는 우수배제라는 하수도 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92개 상습침수지역이 있다.

도시지역 지표유출수 81% 달해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지역 침수의 가장 큰 원인은 강수량의 대부분이 유출수로 흘러가 지하로 침투해 천층지하수나 심층지하수가 되는 양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강수량의 12%만 유출수로 흘러가고 42%가 지하로 침투하며, 나머지 46%는 증발·증산한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강수량의 7%만 지하로 침투하고 증발산량은 12%에 불과하며, 도시침수와 유입하천 범람을 유발하는 유출수는 81%에 달한다. 도시지역은 자연 상태의 토지에 비해 지표유출수의 양이 4배 이상 많은 셈이다([그림 1], [그림 2] 참조).

도시지역의 강수량 중 유출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포장, 건축물 등에 의한 불투수면적의 증가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2000년 유출수의 양은 1960년에 비해 6배 증가하였으며, 갈수기의 유출량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강우량 중 지하로 침투한 양이 매우 적었기 때문으로, 서울시의 지표면 중 불투수면적은 1962년 7.8%에서 2006년에는 47.5%로 증가하였다.

 
빗물펌프시설, 도시 침수 방지 대책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지역 침수의 일차적인 원인은 불투수지표면으로 인한 지표수의 범람이다. 따라서 도시지역의 침수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불투수지표면을 투수지표면으로 바꾸어 강우 시 지표수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투수성 포장재의 사용, 건물옥상녹화 등 불투수면적을 투수면적으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투수면적 확대와 같은 대책을 보완하는 방법 중 하나로 강우의 지하침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있다. 지하침투시설은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켜 지하수로 흐르게 하는 시설로서 저류형 시설과 침투형 시설로 구분할 수 있다. 저류형 시설은 공원, 녹지, 학교 등 저류, 주택정원저류, 하수도저류 등이 있고, 침투형 시설로는 침투통, 침투트렌치, 침투측구, 투수시멘트시공, 투수성블록시공 등이 있다.

서울시가 상습침수지역인 강서구, 양천구 일대의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고 있는 연장 3.6㎞, 내경 7.5m, 저류용량 32만㎥ 규모의 저류시설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지역 저수시설은 지상저수시설 설치 공간이 없을 경우에 유력한 대체 저수시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적합한 지하공간을 찾기 어렵고 설치비용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강우침투시설의 한계에 대한 보완대책의 하나로 빗물펌프시설의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국의 상습침수지역은 주위지역에 비해 일반적으로 저지대이다. 이것은 침수지역이 주변토지에서 발생하는 강우의 저류지로 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논리로 이러한 침수지역의 침수문제는 지반을 주변지역과 같게 하거나 더 높이는 방법에 의해서 침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지반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은 기술적·경제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대책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빗물펌프시설이다. 빗물펌프시설의 설치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빗물펌프시설의 용량으로, 설치비와 유지비 등 경제성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빗물펌프시설의 설치여부와 용량의 결정은 집중호우의 발생주기, 빗물펌프시설의 설치, 유지관리 비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지역 침수의 일차적인 원인은 불투수지표면으로 인한 지표수의 범람이다.

하수도종합계획서 침수대응 설정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나라 하수도 정책의 핵심은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지역의 침수피해를 방지하는 것이다.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16∼2025년)’에 의하면 기후변화 대비 하수도 침수 대응능력 강화의 목표를 ‘하수도시설의 빗물관리 능력을 높여 집중호우에 의한 도시지역 침수피해 발생을 최소화’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비 제도 개선 및 시설 정비’ 및 ‘하수도 우수배제시설의 적정 운영관리’를 주요 추진과제로 설정하였다.

첫 번째 과제인 기후변화 대비 제도 개선 및 시설 정비를 위해 2025년까지 침수피해발생 또는 침수우려지역 107개소를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들 지역에 우수관로 1천875㎞, 저류시설 57개소 및 펌프장 80개소를 건설하여 3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 과제인 하수도 우수배제시설의 적정 운영·관리를 위해서는 하수관로 준설 및 개·보수를 철저히 하도록 했으며, 우수관로, 저류시설, 펌프장 등 우수배제 하수도시설의 최적조합을 통해 배수능력을 최대화했다. 이를 위해 하수관로 준설실적 전산화, ‘하수도정비중점관리지역’의 우수배제시설 운영·관리의 ‘스마트화’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도시, 투수면적·강우저장시설 확대

수문순환에 있어 도시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강우량의 대부분이 하천으로 유출되어 홍수를 일으킴으로써 하천생태계를 파괴하고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가능한 한 도시지역을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대책은 투수면적을 늘리는 것이다. 도시지역의 불투수면적은 도로, 주차장 등의 포장면적, 건물면적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시지역의 투수면적을 확대하는 방법은 투수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이며, 도시지역 중 도시공원, 녹지 등 자연 상태의 토지를 가능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경우 건물옥상의 인공적 녹화는 강우의 일시 저장과 증발산 효과에 의해 유출수의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의 옥상녹화식물은 잎이 넓은 덩굴식물 등이 적합하다. 옥상녹화의 문제점은 개인주택에 대해서는 그 강제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개인주택의 옥상녹화에 대한 공공단체의 재정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면 개인주택의 옥상녹화 면적을 얼마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강우침투시설의 한계에 대한 보완대책의 하나로 빗물펌프시설의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수도시설 우수배제능력 확충

강우유출수로 인한 도시지역 침수를 방지하기 위한 두 번째 대책은 하수도시설의 우수배제 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16∼2025년)’에 포함되어 있는 △우수관로의 확충 △저류지의 건설 △펌프시설의 설치는 ‘3대 우수배제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우수관로의 경우 도시지역의 구역에 따라서는 합류식 하수관거와는 별도의 우수관로나 저류지를 설치할 지하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으로 빗물배수펌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도시지역의 지하 공간 상황에 따라 우수관로, 저류지, 펌프시설 중 1개, 2개 또는 3개의 시설을 가장 적합하게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지대의 침수피해는 저류시설과 펌프시설의 확충에 의해서, 평탄지대 및 고지대의 침수피해는 우수관로의 설치 및 확장에 의해서 방지할 수 있다. 

▲ 저지대의 침수피해는 저류시설과 펌프시설의 확충에 의해서, 평탄지대 및 고지대의 침수피해는 우수관로의 설치 및 확장에 의해서 방지할 수 있다.

[『워터저널』 2016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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