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탁 ㈜한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사

전문가 제언


“20년 이상 콘크리트계열 노후 하수관로 조사결과
평균 3.3m당 1개소가 이음부 불량·관로 파손·균열”


지반침하·동공 원인…굴착·비굴착 교체·보수 등 관로정비 필요
오수맨홀에만 설치하는 인버터, 우수·합류식 맨홀에도 설치해야

 

▲ 이 종 탁
㈜한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사
공학박사·상하수도기술사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 과정서 느낀 하수관로 정비·관리 중요성

전국 4만㎞ 대상 노후 하수관로 조사

도심지 지반침하는 지반굴착, 지하수위 저하, 상·하수관로 파손, 포장재료 및 뒤채움재 다짐불량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지반상부(지표면)가 가라앉아 변형이 생긴 현상으로 발생원인과 규모에 따라 포트홀(pothole), 도로함몰, 싱크홀(sinkhole) 등으로 나뉜다.

특히 도로 하부에는 상·하수도, 전력관, 가스관 등이 매설되어 굴착공사 시 관의 파손, 되메움 다짐불량, 과적 차량 등에 의한 과도한 하중 등이 함몰 원인이 된다. 이에 환경부는 도심지 지반침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하수관로로 인한 지반침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내년 말까지 전국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정밀조사를 일제히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정밀조사는 매설년도가 20년 이상 경과된 전국 노후 하수관로 약 4만㎞를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시행될 계획이며, 올해에는 우선 서울시 등 90개 지자체의 1만2천㎞의 하수관로를 대상으로 총 사업비 712억 원(국고 350억 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개보수·교체 등 정비사업 본격 추진

조사대상은 설치된 지 20년이 경과되었거나 지하 10m 이상 굴착공사 또는 10층 이상의 건물 건설공사 등 대형 공사장 인접 관로와 차량하중의 영향이 예상되는 도로 구간에 매설된 관로를 중심으로 선정한다.

이번에 처음 시행된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는 지반침하의 원인인 하수관로의 결함과 관로 주변 공동(空洞)의 정비를 통해 하수관로로 인한 지반침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지반침하로 인한 국민 불안감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조사결과에 근거한 보수계획에 따라 내년부터는 국비를 투입해 하수관로에 대한 개·보수, 교체 등 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이에 최근 시행하고 있는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에 대한 소개와 수행과정에서 느낀 하수관로 정비의 시급성 및 유지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 0년 이상 콘크리트계열 노후 하수관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균 3.3m당 1개소의 이음부 불량·관로 파손·균열이 발생, 동공 및 지반침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사고 예상구간, GPR 탐사 적용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는 환경부에서 2015년 2월 발간·배포한 ‘지반침하 대응 하수관로 정밀조사 매뉴얼’에 따라 수행 중이며 △건설 후 20년이 경과한 관로 △대형 공사 지역 인접 관로 △사고 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관로 △지반침하 발생 관로와 동일 노선 관로 등에 대해 시행하고 있다([표 1] 참조).

조사방법은 하수관로 내부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거나 폐쇄회로 CCTV를 장착한 소형 장비를 진입시켜 관로의 부식, 파손, 손상 등 전반적인 관로 상태와 결함 여부를 확인한다. 또한 실제 공동이나 지반침하가 예상되는 구간은 지표투과 레이더 탐사(GPR, Ground Pene-trating Radar), 내시경 및 시추공 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조사방법 중 CCTV 조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하수관로 내부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 방식의 고화질 카메라를 적용한 CCTV가 장착된 로봇차를 관 내부로 투입하여 관의 상태를 촬영하는 방법이며, GPR 탐사는 땅 속의 지층·지하매설물·동굴 및 공동을 조사하는 비파괴 탐사이다.

GPR 탐사의 원리는 송신안테나로부터 전자기파를 발사한 후 땅 속 목표물에 반사되거나 투과되어 수신안테나에 감지된 전자기파를 이용해 지반구조, 지하매설물 등을 영상화해 추정한다. 조사결과는 하수관로 내 파손이나 누수 등 결함 상태의 경중과 시급성에 따라 긴급 또는 일반보수, 부분 또는 전체보수 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1m당 0.3개소 이상…3.3m당 1개소

많은 자치단체가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 용역을 발주·수행하고 있으며 하수관로에 대한 CCTV 및 육안조사 등의 내부 조사를 시행해 연결관 도출·이음부 이탈·관 파손 등 구조적 결함과 기타장애물·토사퇴적·뿌리침입을 포함한 운영적 결함항목 등을 분석 중이다. 이에 3개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에 대한 개요와 중간성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관거는 설치된 지 20년 이상 경과된 합류식 하수관로 또는 우수관로로 전체 150㎞이며 CCTV 및 육안조사를 이용해 관로 내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조사 대상 관로 150㎞ 중 약 50%에 해당되는 관로에 대한 내부조사를 완료했으며 대상관로의 관종은 대부분 콘크리트 계열로 나타났다.

약 25∼30% 정도의 관로는 퇴적물로 인해 CCTV장비의 주행이 불가해 준설 등 관내부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준설이나 기타 장애물로 인해 내부 조사가 불가한 구간은 지자체와 협의해서 준설 및 장애물 제거 후 재조사를 시행한다.

또한 이상항목의 분석 결과 평균 1m당 0.3개소의 이상항목이 발견되어 하수관로 평균 3.3m당 1개소의 이상항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조적 결함 측면에서 조사된 항목별 개소 수를 기준으로 나열하면 이음부 이탈·이음부 결함·이음부 단차 등의 관로 이음부 불량 42.9%, 연결관 접합부 및 돌출 등의 연결관 접합 시 발생되는 불량항목 13.6%, 관로의 원주 및 길이 방향으로 발생되는 균열 13.7%, 관로 파손 10.9%, 기타 불량 항목으로 조사되었다. 운영적 결함 항목 측면은 토사퇴적이 7.5%, 뿌리침입이 5.3%를 차지했다.

▲ 이음부 결함
▲ 연결관 접합부 파손 및 돌출
▲ 관로의 균열
▲ 관로 내 토사 침입 및 퇴적

이음부 불량, 되메움 다짐 등 원인

발생된 불량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관로 이음부 불량의 경우 관로 매설 시 되메움 다짐 불량이나 과적 차량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음부 파손 부위에서 외부 토사가 유입된 구간이 확인되었으며, 하수관로 시공 시 정밀 시공의 중요성과 이음부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접합 방법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연결관 접합부 불량 및 돌출의 경우 건축물 신축과정에서 배수설비를 연결할 때 기존 하수관로의 천공 후 연결관을 설치하면서 △연결부위의 과다한 천공 △천공부위의 복구 미흡 △과다 길이의 연결관 삽입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관로 이음부 불량과 마찬가지로 접합부 파손 부위에서 외부 토사가 유입되고 있는 구간이 확인되었다. 앞으로 배수설비 준공의 검사 시 내부에 CCTV장비를 투입해 적정 길이의 연결관 설치, 접합부의 완전 복구 등을 확인한 후 준공을 허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관로 내 토사 퇴적은 관로의 경사가 적어 유속이 낮은 구간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구간은 외부에서 유입된 토사로 인해 관로가 막힌 구간도 발견됨에 따라 관로 계획 시 토사 등 고형물 퇴적을 방지할 수 있는 최소 경사 및 최소 유속을 확보해야 하며, 외부에서 토사 등이 유입되는 지점은 침사지 등을 설치해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나무뿌리 침입 구간은 도로에 식재되어 있는 가로수의 나무뿌리가 관로의 이음부 등으로 침입하여 관로 내부를 폐색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므로 정기적인 유지관리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나무뿌리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 관로 내 토사 침입 및 퇴적

동공 및 지반침하 발생 주의

이음부 파손, 접합부 파손, 관로 파손 부위에서 외부 토사가 유입되고 있는 구간은 동공 및 지반침하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 GPR 탐사, 시추 및 내시경 조사 등과 같은 추가적인 조사가 시행되어야 한다. 토사 퇴적, 나무뿌리 침입 및 연결관 돌출 정도가 심해 관로의 단면적을 축소하고 있는 구간은 집중호우 등 큰 강우 시 유수 흐름 장애로 인한 침수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연성관 계열의 하수관로에서는 관로 변형이 발생된 구간이 발견되었으며, 맨홀하부에 인버트(invert)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는 하수가 정체되어 고형물 퇴적, 그로 인한 악취가 발생되는 구간도 확인되어 인버트 설치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하수관로 내로 가스관, 통신관, 상수관의 타관이 통과하는 구간뿐만 아니라 상수도 제수밸브, 합판, 콘크리트 폐기물, 전주 등과 같은 각종 장애물도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장애물은 하수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해 침수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관련 유관기관에 이설 및 제거를 요청해야 한다.

 
▲ 관로의 파손

관로 단면 축소 시 침수피해 원인

20년 이상 경과된 콘크리트계열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정밀조사 중간성과를 살펴본 결과 하수관로 평균 3.3m당 1개소의 이상항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요 이상항목으로는 구조적 결함 측면에서의 △이음부 불량 △연결관 접합부 및 돌출 △관로의 균열 △관로의 파손 △기타 불량 항목 순으로 나타났다. 운영적 결함 측면에서는 토사 퇴적, 뿌리 침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노후 하수관로 정비의 시급함과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 관로 변형
▲ 관로 내 하수의 정체

구조적 결함에 해당되는 이음부 이탈 및 결함, 연결관 접합부 및 관로 파손, 균열 등은 관로 붕괴 발생 또는 파손부위로 외부 토사 등이 유입될 경우 동공 및 지반침하로 이어져 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굴착교체·비굴착교체·전체보수·부분보수 등 신속한 관로 정비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연결관 돌출·타관의 통과·뿌리침입·토사퇴적 등이 심한 구간은 관로 단면을 축소해 집중호우 등과 같은 큰 강우 시 유수 흐름 장애로 인한 침수 피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연결관 돌출 부위 제거, 통신관·상수관·가스관을 포함한 하수관을 통관하는 타관의 이설, 침입된 뿌리의 제거 및 퇴적토의 준설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버트, 오수맨홀 외에도 설치해야

▲ 장애물(상수도 제수밸브)

관로 유지관리 측면에서는 조사과정에서 하수관로에 대한 퇴적심도 및 퇴적물 성상 등의 조사를 통해 퇴적이 심한 구간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장마철과 같은 우기 전에 집중적인 준설 작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장래에 하수관로 계획 시 토사 등 고형물 퇴적을 방지할 수 있는 최소 경사 및 최소 유속의 확보가 필요하다. 외부에서 토사 등 유입이 많은 지점은 침사지 등의 설치를 통해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연결관 접합부 파손 및 연결관 돌출 부분은 건축물 신축과정에서 배수설비 연결 시 발생되는 문제점으로 배수설비 준공검사 시 CCTV조사 등을 이용해 연결관 돌출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접합부의 완벽한 복구 등을 확인한 후에는 준공을 허가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가로수 인근에 하수관로를 설치할 경우 관로 이음부 등에 나무뿌리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의 관 접합방안을 활용하고 필요 시 가로수와 하수관로를 이격시켜 설치해야 한다.

맨홀 내부의 인버트 설치와 관련해서는 오수맨홀에만 인버트를 설치하고 우수맨홀 및 합류식맨홀을 설치하지 않는 사례가 있으나, 인버트는 하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하수 정체 및 고형물 퇴적물을 방지하여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맨홀 부속물로서 우수맨홀 및 합류식맨홀에도 설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의 = avt1731@hanmail.net]

[『워터저널』 2015년 12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