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해설]이규용 환경부 차관

▲ 이규용 환경부차관.

새집증후군, 황사 등의 환경문제가 사회적인 논의거리가 되면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자사 제품이 새집증후군 예방이나 아토피, 천식 등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으나 현재 국내에는 대략 200여 개 이상의 업체에서 400여 종 이상의 모델을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공기청정기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신기술을 적용했다고 광고하는 제품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의 효율이 높은지, 광고 내용은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는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는 공기청정기의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한국기계연구원에 의뢰해 유통되는 공기청정기의 공기정화 능력과 오존발생량을 표본 조사했다. 필터식 17대, 복합식 15대, 전기집진식 1대, 음이온식 9대, 습식 3대 등 모두 45대가 대상이었다.

공기청정기 종류

   
음이온 공기청정기 오존 방출 과다

조사 결과, 음이온을 발생시켜 유해한 물질을 무해한 물질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음이온 공기청정기는 공기정화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9대 중 6대가 기준치를 초과해 인체에 유해한 오존을 방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존은 호흡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건강기준치 이상으로 오래 노출되면 폐기능 감소,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우려되며 눈이나 피부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0.06~0.08ppm인 오존 건강기준치를 0.05ppm 이하로 강화할 필요성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음이온 공기청정기와 달리, 필터식과 복합식 제품은 집진, 탈취, 유해가스 제거에 효과가 있었으며, 표본 조사한 전 제품의 오존방출량도 0.05ppm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습식 제품도 오존이 발생하지 않았고 암모니아처럼 물에 잘 녹는 물질의 제거효율이 높았으며, 다만 톨루엔처럼 물에 녹지 않는 물질이나 먼지 제거 능력은 필터식이나 복합식에 비해 낮았다.

 적정성능의 공기청정기는 실내공기질 개선

이번 조사를 통해 몇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적정한 성능을 가진 공기청정기는 먼지제거나 유해가스, 냄새물질 제거 등 실내공기질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공기청정기가 아토피, 천식 등의 개선에 실제 효과가 있는지, 미생물 제거 능력이 있는지, 음이온이 건강에 이로운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평가시스템이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다수의 음이온식 제품이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기준치를 초과해 방출하는 만큼 소비자가 피해를 겪지 않으려면 꼼꼼한 선택이 필수라는 것이다.

품질인증 받은 제품이 안전

이번 조사에서 오존방출 문제를 일으켰던 제품은 대부분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정화를 한다고 광고하는 것으로 전기용품 안전인증 등의 사전 검증를 받지 않았으며 KS 인증이나 (사)한국공기청정협회의 CA인증도 받지 못한 제품이 많았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는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오존안전성을 검증한 전기용품안전인증이나 KS인증, CA인증, 친환경상품진흥원의 환경마크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존은 의료용 등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도 전문가의 통제 아래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하는 물질인 만큼, 오존을 발생시켜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탈취,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공기청정기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오존 안정성 검증 서비스 실시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부처와 협의해 모든 공기청정기가 사전에 오존안전성 검증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며, 올바른 공기청정기 선택과 사용을 위해 소비자 권고문을 환경부와 한국소비자보호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제품 안에 필터가 없고 전기 장치만 있어 오존의 방출이 의심된다면 사용을 중단하고 판매회사나 관계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환경부, 한국소비자보호원, (사)한국공기청정기협회는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는 공기청정기를 대상으로 오존 발생 시험을 해 안전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공동 실시한다.

이달 말까지 신청접수 받아 8, 9월경 결과가 나올 이번 서비스가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안심하고 사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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