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① 해외 빗물관리 시스템과 방향


“선제적 통합 물관리 체제 전환 시급”


선진국, 물순환 그린 인프라 조성·빗물 이용 등 강수 자원화 앞장
도시기반시설, 물관리 시설로 전환 필요…물순환 관련법도 정비 필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전세계 대도시, 물순환 회복 관심 증가

전 세계적으로 도시 지역의 쾌적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최근 물순환과 관련 회복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특히 기후의 극심한 변화 등으로 인해 현재 가지고 있는 인프라는 한계에 온 실정으로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적용된다. 도시 공간은 물이용 공간을 넘어 물관리 공간의 기능을 부여받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 안전한 도시 공간을 물려줘야 한다는 개념도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지역의 수질문제 및 수량관리, 도시용수 문제, 하천 생태계 관리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대규모 관리에서 벗어나 분산형 도시 설계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나 한정된 예산으로는 도시문제 극복 및 기후 변화 적응 등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물순환 도시와 관련한 물 관리 변화 과정 및 물공급 중심의 해외 빗물관리 시스템을 참조해 현재 우리나라의 빗물관리 시스템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후 극복 방안을 제시, 서울시의 물순환 도시 역할과 시사점을 점검해 서울시가 앞으로 진행해 나가야할 방향을 논하고자 한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 빗물이용 적극적

독일,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중국 등 해외 6개국의 물순환 관리 동향을 살펴보면 △발생원 관리 △첨두유출관리에서 용량관리 및 무방류 시스템 전환 △기반시설의 물관리 시설 변모 △경관 시설의 입체적 기능화 △강수 자원화 노력 등의 특징이 발견됐다.

현재 도시공간은 도시용수, 가뭄, 다양한 기후 현상 등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물에 민감한 도시 설계에 대한 방법의 접근이 필요한 실정이다. 때문에 도시문제에 따른 발생원 관리로 변모하고 있으며, 도시의 한계 극복 및 건축공간, 도로공간, 녹지공간 등의 깨끗한 도시환경 형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보로 이어져 개발 이전 수준의 수문 특성을 회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도시용수 관리 중심의 첨두유출관리 방식에서 현재는 작은 비 등을 관리하는 용량관리 방식 및 개발 지역 전체에 적용되는 무방류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강우관리 중심에서 최근 소규모 강우관리와 대규모 강우관리를 혼합해 운영하는 관리방법의 적용 및 수질·수량·수온 등의 생태의 통합관리 등에 따른 결과이다.

공원·학교 등 기존 시설에 빗물을 자체로 조절하는 기능을 접목하는 등 기존 관리시설을 물이용 공간에서 물관리 공간으로 전환하는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옥상 노후화에 따른 정화조 공간의 형성, 도로공간의 투수 포장 적용 등도 같은 예이다.

한편, 오목한 녹지 및 입체적 공간을 활용한 도시경관 시설의 입체적 기능화를 위한 노력과 발생원에서 실행되는 적극적인 빗물이용 및 물 재이용 등 에너지 절약 측면이 발견된다. 또, 빗물의 침투 및 저류 후 근거리를 활용하는 방식은 지역에서 보유한 수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수원을 확보해 강수의 자원화와 연결지을 수 있다.

 
독일, 다양한 분야에 빗물관리 적용

독일의 경우 약 40여 년 전부터 빗물관리에 대한 노력이 건축 및 수자원 분야에서 나타났으며, 현재는 분산식 빗물관리가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빗물관리의 도입 초기부터 생태건축가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 다양한 공간에서 물순환 관리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건축물의 경우 외부공간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에도 물순환 기술이 적용됐으며, 옥상녹화, 생태연못 등 물·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한다. 또, 빗물 및 태양광을 이용한 기술의 적용은 습도를 조절하고 낙차를 이용한 소리공간을 창출해 실내 물공간으로 활용됐다.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는 도시 재개발 시 하천의 수질보호를 위해 강우유출을 1%만 허용, 99%의 저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19개 동의 옥상 녹화와 빗물 저류조, 도로 상부의 저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침투시설 없이 강우유출 저감효과를 보였다.

▲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는 빗물을 땅속 침투 없이 옥상녹화, 지하저류, 저수지 등으로 유입토록 해 빗물 유출을 99% 저감시키고 있다.

흄볼트(Humboldt) 대학의 경우 건물 내부의 냉방에 대한 에너지를 줄이고자 건물 내부에 저수지를 지어서 수면증발을 유도했으며, 옥상녹화, 빗물저류, 식생수로, 빗물침투 등의 기술을 적용해 무방비 시스템을 구현했다. 또한, 저류된 빗물은 UV 소독과정을 거친 후 외부로 분사시켜 공조 설비로 활용하는 등 벽면 녹화에 수자원으로 활용했다.

도르트문트 앰셔(Emscher)의 공동주택에는 연석 식생지, 투수포장, 지하침투 등의 기술이 적용됐으며, 지역문화를 반영시켜 기능과 경관의 조화를 이뤘다. 경관시설은 평상시에는 건조돼 있지만, 도시 홍수를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오목형 녹지 활용 도시홍수 예방

빗물관리 분야에서 미국은 급속도로 변화를 겪고 있어 물분야에 대한 다양한 노력이 나타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의 해결보다 눈에 보이는 녹지공간을 활용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주거·상업지역이자 녹지인 포트 칼린즈의 경우 도시홍수를 막기 위해 오목형 녹지를 활용했으며, 100년 재현빈도의 강우관리 및 연계처리기법을 적용했다.

MIT 공대는 경관 조절지와 빗물저류를 적용시켜 입체적 빗물관리를 구현한 사례로 평상시에는 경관시설이지만 비가 오면 설치된 빗물처리시설을 통해 양질의 빗물을 모아 화장실 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녹지공간을 얼마만큼 입체적으로 활용해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는 예이다.

필라델피아 또한 적극적으로 LID(저영향개발기법)·빗물시설·관리시설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수도원을 보유하고 양질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원 보존과 정수처리 시설을 좀 더 고도화하는 것보다는 발생원에서의 관리 및 비점오염원 관리 등에 주목한다.

빌라노바아(Villanova) 대학은 개발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유출 저감공간을 확보했으며,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빗물 유출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도시 정비과정에서 도심공원을 재개발해 홈통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녹지로 유입되게 만들어 물관리 공간으로 재정비 해 유출 저감과 수질 관리를 연동하고 있다.

High Point Village 등의 시애틀 지역은 투수포장 및 식생수로, 유수지에 이르는 경사지 등의 유출지역과 식생자연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워싱턴주립대는 빗물 정원에 대한 다양한 토양·식생 등의 효과와 연구를 추진중이다. 리버사이드 홍수관리 물보전센터는 시 규모로 설치됐으며, 수질·수량 유출과 효과에 주목한 검증시설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 High Point Village 등 미국 시애틀 지역은 투수포장 및 식생수로, 유수지에 이르는 경사지 등의 유출지역과 식생자연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캐나다, 빗물정원 설치·생태공간 제공

캐나다는 미국과 유사하지만 생태공간을 제공하는 관점이 보다 포함돼 새롭게 조성되는 도시지역은 발생원에서 빗물관리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근접 지역에서 시민과 공감할 수 있는 시설들에 주목, 도시농업과 연계를 추진중이다.

밴쿠버의 주거지역 및 스탠리 공원(Stanley Park)은 도시농업과 연계해 띠녹지, 식생수로 등에 의한 저류·여과·침투·증발산 등의 유도를 위한 노력이 발견되며, 스쿼미시(Squamish) 지역은 빗물홈통 연결을 차단, 식생여과대·식생수로·빗물정원을 설치해 발생원을 관리하는 동시에 녹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생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 캐나다 스쿼미시 지역은 빗물홈통 연결을 차단, 식생여과대·식생수로·빗물정원을 설치해 발생원을 관리하는 동시에 녹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생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빗물이용 물소비 절감률 30%

영국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물이용 시 빗물을 단독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중수와 결합해 공동주택 민간 분야에 활용되도록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빗물관리의 일반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영국의 런던의 베드제드(BedZed) 단지는 영국 최초의 친환경 탄소중립 복합단지로 절수를 우선하며, 가뭄을 적극 이용해 저농도 오수 등과 연동함으로써 공동주택임에도 물재이용을 통한 조경, 화장실 용수를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같은 지역의 밀레니엄단지(Green-wich Millennium Village)는 새로 조성 중인 지역으로 태양열, 고단열 등 에너지 절감률이 약 50%이고, 절수, 빗물이용, 중수 등 물소비 절감률은 약 30%에 달해 투수블록과의 연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 효율화 등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 영국 런던에 있는 밀레니엄단지는 템즈강과 연계하여 수변도시, 에코파크 등 오픈 스페이스가 전체 면적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지역으로 유명한 브리스톨(Bris-tol)은 대학 건립 시 일부 연구단지를 조성해 대규모 유수지를 형성을 추진했다가 방향을 바꿔 틈새 투수블록, 식생수로, 눈에 보이는 빗물관리 등 연계관리를 통한 물순환 인식을 시도했다.

캠브리지 캠본(Cambridge Cam-bourne)의 LAmb Drive 주택단지는 옥상녹화를 이용한 식생 여과대, 저류지 및 유수지, 생태수로 등 다양한 시설에 SUDS(지속가능 도시배수체계) 연계관리를 도입했다.

일본, 생태기능 조절지 하천 상류 조성

일본은 유럽, 미국과 달리 도시 홍수방어 쪽에 집중해 왔으며, 개발지역의 빗물 유출발생을 고려해 상류지역의 제방을 낮추고 하천수를 개발지역으로 유입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또한, 옥상녹화 형성 시 상부 옥상녹화는 경량골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무게를 무겁게 해 진동을 줄이고 있다.

사이타마(埼玉)현의 택지개발지역인 히가시오미야(東大宮)의 경우 강우 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공간을 발굴한 예로, 공원·학교 등의 공간이 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생태기능의 조절지 상류에 조성돼 하천 부하를 최소화했다. 또한, 같은 현의 월드컵경기장은 경기장 자체를 유수지로, 주차장을 조절지로 활용해 빗물을 자원화 했다.

 
▲ 일본 사이타마 월드컵경기장은 자체 유수지 조성 및 유출저감 기능의 주차장을 만들었고, 빗물을 자원화해 조경용수, 화장실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요코하마(橫濱)시는 침수 위험이 있는 지역이므로 국토교통성과 협업해 공원·경기장 개발 시 전지역을 유수지로 활용해 시 전체에 다양하게 분포되도록 했다. 평상시는 체육공간으로 이용되지만 비가 오면 시에서 가장 큰 유수지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신요코하마공원은 약 32만8천㎥가 저류한 경우 하류지점에서 약 22㎝ 수위의 저감효과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한편,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은 하천수 유입을 통한 홍수 조절이 가능하게끔 대규모 조절지를 조성했다. 이처럼 일본은 홍수방어를 위해 내부 유출저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배수중심으로 홍수방어를 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은 녹지자체를 침수시키는 등 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베이징 올림픽 공원의 경우 풍수기 강수량 456㎜ 중 97.8%의 빗물을 침투·이용하고 있으며, 여과된 물을 저장했다가 가까운 곳에서 사용해 근거리를 이용한 강수의 자원화를 실현하고 있다.

빗물관리 필요성 인식 전환 필요

최근 물순환과 빗물관리, 발생원 관리 등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해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해외사례와 비교했을 때 서울시의 물순환과 관련한 도시 지역 내부의 빗물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은 편에 속한다.

협력과 협업(協業) 경험의 부족은 지역·자치구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나 계획·설계 전문 인력의 부족이나 교육 프로그램 미비 등 산업기반 및 전문인력의 전반적인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발생원의 관리는 시민의 참여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 시민 참여공간에 대한 확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의무나 권고사항을 이해하기 위한 관점으로만 접근함에 따라 빗물관리시설에 대한 이해가 낮은 편으로 시설의 기능 및 효율성 고려가 떨어지며, 저류조 등 시설 중심의 인식 부족 및 제도 미비로 시공 이후 운영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순환 관리의 필요성 공감 △지속가능 사회 주도 등 법제도 혁신 △기술 및 행정 혁신 △운영·유지관리 강화를 통한 교육 및 참여 확대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물관리 공간 변화 등 물순환 도시 조성 노력

특히, 물순환 도시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물이용 공간에서 물관리 공간 변화 △선제적 통합 물관리 체제 전환 △물순환 관리 법률 정비 및 물순환 관리 지표 등 정책·제도 개선 △국내 고유 기술의 육성 등을 제시할 수 있다.

도시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 관행과 편견을 극복해 물관리 공간으로 전환이 요구됨에 따라 용도에 맞는 물사용 및 수요관리를 통한 유지보수에서 유지관리로 전환이 필요하며, 기존 관리방식에 분산식 빗물관리를 결합해야 한다. 

또, 분야 간 협력과 협업 시스템 구축을 통한 선제적 통합 물관리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에 용량관리 방식이 소규모·대규모 강우관리를 융합한 입체적인 시스템 형태로 발전해야 하며, 모든 도시 기반시설을 물관리 시설로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 관련 정책 및 제도의 개선으로 통합 물관리 및 물순환 법률 정비가 이뤄져야 하며, 원인자 부담을 원칙으로 빗물 저류·침투 시설의 보급을 유도하는 빗물 요금제·분담제를 적용, 수정생태 면적률 또는 물순환 관리 면적률의 한계를 극복한 적용 지표의 개선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워터저널』 2015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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