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물환경 서비스’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

2014 KEI 국제 물 심포지엄 지속가능한 물환경 서비스


‘지속가능한 물환경 서비스’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

물 부족·사회적 변화 등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법에 기반해야
KEI, 7월 11일 서울 포스트타워서 ‘2014 국제 물 심포지엄’ 개최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물환경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11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2014 KEI 국제 물 심포지엄(KEI International Water Symposium)’을 개최했다. 사진은 브라이언 모리슨(Brian Morrison) 인더스트리얼 이코노믹스 이사의 ‘물의 경제적 중요성’의 기조연설 모습.


우리나라는 사회와 경제발전에 필요한 물 관련 시설물을 건설해왔고,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최소한의 물과 물환경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과 물환경이 주는 서비스 가치가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국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 이병욱 전 환경부 차관)은 물환경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11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2014 KEI 국제 물 심포지엄(KEI International Water Symposium)’을 개최했다.

‘지속가능한 물환경 서비스(Sustainble Water Enviroment Service)’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 물 심포지엄에는 정연만 환경부 차관, 이병욱 원장, 브라이언 모리슨(Brian Morrison) 인더스트리얼 이코노믹스 이사, 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세계은행(World Bank) 물 공급 및 위생 분야 리드스페셜리스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물과 물환경이 주는 다양한 서비스와 가치를 생각해보고, 건설 시기를 넘어 유지 관리와 재구축 시기로 진입하고 있는 물과 물환경 인프라 시설의 적정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 국내외 주요 참석자들이 개회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자원 관련 인프라 눈부신 성장”

이날 이병욱 KEI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되돌아 볼 때 빠질 수 없는 분야가 수자원과 관련된 인프라의 눈부신 성장”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지금, 건설 단계를 넘어 인프라 유지관리와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제공에 대해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특히,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과 물환경이 주는 서비스 가치가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국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며, 물환경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는 고도로 산업화·도시화되어 있어 자원 다소비국이면서도 자원 빈국이어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건”이라며, “수도 보급률 개선, 생태하천 조성 등 물환경 서비스 공급 측면의 발전도 있었지만 집약적인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하·폐수로 인한 수질오염 등도 일부 발생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까지 극심해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물 관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주해 온 그간 노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모색하는 이 자리는 매우 의미가 크다”라며, “우리 삶의 기반이 되는 물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물환경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발전 이외에 달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은 한정적 자원…경쟁 심화될 것”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브라이언 모리슨(Brian Morrison) 인더스트리얼 이코노믹스 이사는 미국 환경청이 실시한 미국 경제에서의 물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수자원의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사용 방안을 제시했다.

모리슨 이사는 “물은 생활에 필수적이며 물의 총 경제적 가치는 측정할 수 없다”라며, “이와 동시에 물은 한정적 자원이며 세계 인구가 증가하고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물에 대한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격화된 경쟁으로 인해 물의 한계가치는 증가하고 이와 함께 물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경우 기회비용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및 공공 분야의 의사결정권자들은 비용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물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물 사용으로 인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보를 요구함으로써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세계은행 물 공급 및 위생 분야 리드스페셜리스트는 ‘미래 도시를 위한 물의 재고찰’이라는 주제로 물의 희소성과 사회 및 기술 흐름에 따른 물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시의 물 공급 및 위생시설을 계획·설계·이행하는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물 부족, 사회적 변화, 기술적 변화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물 자원 자체의 원천과 사용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도시 계획, 교통, 공중 보건, 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통합적 계획 접근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패러다임은 △도시 물 문제는 유역 문제와 긴밀히 연결 △도시 계획에서 물 계획은 필수 △수원의 다양성이 더 나은 물 안정성을 제공 △수질이 목적에 맞도록 추진 △적응 시스템이 불확실성에 가장 잘 대처 등 총 5가지 원칙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14 KEI 국제 물 심포지엄’좌장 및 주제발표자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 이병국 KEI 선임연구위원(이상 좌장), 샤디 에스카프(Shadi Eskaf) UNC 환경금융센터 선임프로젝트디렉터,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강형식 KEI 부연구위원, 피터 웨이(Peter Way) IPWEA 국가자산관리전략 의장, 박규홍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이상 주제발표자).

“물환경 서비스 가치, 정확히 인식해야”

오후에는 크게 2가지 세션으로 나눠 주요 연사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했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물환경 서비스와 그 가치’를 주제로 샤디 에스카프(Shadi Eskaf) UNC 환경금융센터 선임프로젝트디렉터,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강형식 KEI 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샤디 에스카프 UNC 환경금융센터 선임프로젝트디렉터는 “물 시스템에 대한 건설비용이 막대하지만 건설 이후 수십 년 간 인프라를 운영·유지·보수·복구하는 라이프사이클 비용은 훨씬 더 막대할 수 있다”라며, “수도사업자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모든 비용을 지불할 재정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용을 결정하는 것은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서비스 비용 전체를 지불하기 위해 어떻게 요금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부과하고 필요한 수입을 징수하는가는 훨씬 더 복잡하다”라며, “운영상 변화, 재정적 위험, 경제적 여건, 정치적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를 포함시키면, 서비스 수준에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어떻게 요금을 부과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고 언급했다.

“건설보다는 유지관리·재구축 단계”

최지용 교수는 물과 물환경 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과 물환경 서비스가 주는 가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첫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물은 인간과 생태계 모두가 필요로 하지만, 그동안 물 이용과 관리에서 생태계에 대한 배려가 소홀했다며, 한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물 인프라를 건설해왔으며, 이제는 유지관리와 재구축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물 인프라 건설 시 국고보조금을 집중 지원한 이후, 이용 단계의 물 가격에 물의 가치와 장기적인 물 인프라의 재구축이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이로 인해 물은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되고 있지만 물의 고마움과 가치는 저평가되었으며, 물 인프라의 재구축 시기가 도래하면 그동안 누적된 정부 보조에 의한 재원 부족은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공된 물 서비스의 수혜자가 명확한 부분은 서비스 가격에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그동안 소홀히 했던 생태계의 물환경 서비스와 국가의 관리가 필요한 물 인프라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운영 단계서 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

다음 발제자로 나선 강형식 KEI 정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하천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및 공무원의 인식 차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강 부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내 하천 관련 정책과 사업은 정부 주도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하천의 다양한 가치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로 하천 사업에 있어 시민사회를 객체화시킨 점을 꼽았다.

이어, “최근 제도적으로 하천사업에 있어 지역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형식적인 참여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 지역의 문화는 그 사회의 총체적인 역량이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하천에 대한 가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하천 사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물환경 서비스와 그 가치’를 주제로 한 전문가 패널토론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좌장), 김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궁은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유승훈 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김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환경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남궁은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유승훈 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가 참여, 물환경 서비스와 가치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남궁은 교수는 “운영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 확보”라며, “지자체들도 자체적으로 예산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비용을 충전해 향후 계획을 세우는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물값 현실화’가 아닌 시설 보수와 관련 서비스까지 생각하는 ‘물값 합리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 인프라, 효과적 비용 운영·관리해야”

 두 번째 세션은 이병국  KEI 선임연구위원을 좌장으로 ‘물 인프라와 자산 관리’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피터 웨이(Peter Way) IPWEA 국가자산관리전략 의장, 박규홍 중앙대학교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오병동 한국수자원공사 댐·유역관리처 댐시설팀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피터 웨이 의장은 “호주는 지구상 가장 건조한 대륙으로 부족한 물 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에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는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 10년 간 호주 동부해안을 따라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가뭄에 견딜 수 있도록’을 포커스로 대형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여기서 담수화 계획, 댐 구축, 수도망 개선, 물 재사용, 물 절약 방법에 대한 사용자 교육이 진행됐으며 이는 최종 사용자에게 상당한 비용을 유발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물 인프라에 대한 이런 대규모 투자는 물 인프라를 얼마나 효과적인 비용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호주의 수도 서비스는 주로 정부가 소유한 일련의 공기업이 제공하며 외딴 지역에서는 지방 정부가 제공하고 있다”며, 이들은 모두 규제를 받고 있고 식수 품질과 환경보호라는 높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며, 우수 배수는 하수 집수 시스템과 독립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자산관리, 물 서비스 지속성에 필수”

이어진 발표에서 박규홍 교수는 “세계의 어느 대도시에서도 하수관거 시설은 매우 값진 공공부문의 자산”이라며, “하수관거 시설의 구조적 수준과 운영의 효율을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공공자산의 우수한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수관거 시설은 지하에 매설되어 있고 오수가 흐르기 때문에 다른 사회기반 시설보다 부식과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홀한 유지관리, 인구 증가, 처리 구역의 증가 등의 이유로 기능 열화와 과부하 등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라며, “하수관거 시설의 효과적인 정비를 위해 기술적인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과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는 최근 물관리 산업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서비스의 지속성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인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병동 팀장은 기후변화, 지진, 댐체의 노후화 등 댐의 안전을 위협하는 외적 요인이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사고대응형 유지관리에 치중하고 있어 앞으로 예방중심의 체계적·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노후 SOC에 대해 경영학적·예방적 유지관리 활동을 포함하고, 성능 향상을 위해 경제성까지 감안하여 운영 및 재투자가 가능한 새로운 자산관리 활동 도입이 활발하게 논의 중이며, 이를 통해 자산의 수명연장 및 생애주기 비용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K-water에서도 댐 및 부속시설의 기능성·안정성·경관성의 3가지 측면에서 노후 댐 성능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노후 댐 및 부속 시설의 성능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자산의 수명연장을 통해 최적의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물 인프라와 자산 관리’를 주제로 한 전문가 패널토론 모습. 사진 왼쪽부터 이병국 KEI 선임연구위원(좌장), 황석태 환경부 수도정책과장, 정희규 국토교통부 하천운영과장, 최용철 한국상하수도협회 부회장, 채명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황석태 환경부 수도정책과장, 정희규 국토교통부 하천운영과장, 최용철 한국상하수도협회 부회장, 채명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참여해 물 인프라 자산과 지속가능한 관리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국제 물 심포지엄에서 4명의 외국 초빙강사가 발표한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특별취재반 = 배철민 편집국장·권신익 차장·강민지 기자] 

 

■ 글 싣는 순서 ■

Part 01. 물의 경제적 중요성 / 브라이언 모리슨(Brian Morrison) 인더스트리얼 이코노믹스 이사 ……………
Part 02. 미래 도시를 위한 물의 재고찰 / 마이클 제이콥슨(Michael Jacobsen) 세계은행 물공급 및 위생분야 리드스페셜리스트 ……………
2014년 9월호 게재

Part 03. 건설 후 서비스 수준 유지비용 / 샤디 에스카프(Shadi Eskaf) UNC 환경금융센터 선임프로젝트디렉터
Part 04. 물 인프라 자산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툴과 자원 / 피터 웨이(Peter Way) IPWEA 국가자산관리전략 의장

[『워터저널』 2014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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