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 건설경기지표 해석·동향 발표

건설경기와 주택건설경기와의 상관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를 예측·분석하기 위해 사용되는 선행지표로는 건설수주액 및 건축허가면적, 동행지표에는 건설기성액, 건축착공면적 등이 있다. 최근의 건설경기지표를 통해 알 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은 과거보다 주택건설경기의 영향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의 건설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주택건설경기부양이라는 성장엔진을 통해 모색함에 따라 주택건설부문 비중이 증가된 결과로 해석된다.

주택건설경기는 주택매매가격과 정부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주택건설경기는 주택매매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매매가격이 상승한 2002~2004년 동안 주택건설실적은 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주택시장의 경우 부동산 과열현상 및 침체현상을 막고 안정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유지해 나가려는 정부정책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건설산업의 성장률 둔화세가 나타남에 따라 질적 차별화가 부각되고 있다. 과거 건설산업은 산업연관효과와 고용효과가 높은데다, GDP증가율을 넘어서는 고성장산업으로써 경기의 변동율이 큰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의 지표들을 살펴보면, 평균에 회귀하는 변동율을 나타내는 등 성장산업의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은 이미 저성장기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며, 안정적 성장 속에서 건설업체간 질적 차별화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산업연관효과와 고용효과가 커 국내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건설경기부양을 통해 국내경기부양을 꾀하는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건설업의 성장을 통한 국내경제성장을 도모하기도 한다.

몇몇 대표적인 건설경기지표는 국내 경기종합지수를 구성하는 경제지표로 포함되어 있으며, 정부는 건설경기국면의 판단을 통해 관련 정부정책을 결정하기도 한다.

우선, 건설경기(景氣)라 함은 건설업의 평균적인 경제상태, 즉 건설산업의 총체적인 활동수준을 의미하며, 건설경기지표는 건설업 경기동향을 예측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통계자료를 일컫는다. 여러 다양한 건설경기지표는 특성에 따라 선행지표와 동행지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선행지표는 비교적 가까운 장래의 경기동향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며, 동행지표는 현재의 경기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이용되는 지표이다. 대표적인 선행지표와 동행지표로 건설수주액과 건축허가면적, 건설기성액과 건축착공면적을 들 수 있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크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수주액으로 구분된다. 건설수주액 전년비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2002년까지 부동산 경기 활황세에 힘입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증가세는 민간부문의 수주액 증가에 기인한 바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1998년 38%부터 2004년 말 66%에 이르는 민간비중의 꾸준한 상승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총수주액의 증가추세는 2003년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3년 10촵29대책부터 최근의 8촵31대책까지 아파트가격을 잡기위한 정부의 일련의 대책으로 인해 주택경기활황세는 한풀 꺾인 듯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민간부문의 영향이 컸던 건설수주액 역시 전년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다른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지표를 살펴보면, 건설수주액의 증감률과 비슷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1998년 -55%에 달하던 전년대비 건축허가면적의 감소율은 1999년 전년도의 기저효과 영향으로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을 시작으로 2003년까지 꾸준히 (+)의 증감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2년 건축허가면적의 증가율이 컸던 것으로 보이며, 이 때 민간부문 건설수주액 증가율 이 상승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이 역시 민간부문의 수주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증가추세는 앞서 살펴본 건설수주액과 마찬가지로 2004년 들어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건설경기의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액의 경우 1998년~2000년까지 별다른 변동을 나타내지 않다 2001년부터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 변동폭은 -5%`~ 15%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어, 건설수주액 및 건축허가지표의 증감률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건설수주액 및 건축허가면적지표와는 달리 2004년 들어서도 증감률이 (-)로 돌아서지 않고 오히려 소폭 증가하였는데, 이와 같은 건설기성액의 안정성은 공사잔량의 안정적 확보에 기인한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 즉, 2001~2003년 대규모 수주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공사잔량이 일정수준 이상 유지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기성액과 함께 건축착공면적을 건설경기 동행지표로 이용하고 있는데, 건축착공면적의 경우 2002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등 건설기성액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계열자료가 짧아 다양한 분석시도에 한계가 있으나, 오히려 건축허가면적과 유사한 추세를 나타냄을 알 수 있다.

통상 건축허가면적은 선행지표이고, 건축착공면적은 동행지표로 이용되고 있어 선행지표와 동행지표 사이에는 일정기간의 선행성과 후행성이 존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나, 일반적으로 건축허가 이후 착공까지 소요되는 기일이 길지 않아 분기단위로 살펴본 건축허가면적지표와 건축착공면적지표는 별다른 추세의 차이는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건축착공율(건축착공면적/건축허가면적)은 향후 건설경기의 호촵불황 정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건축착공율의 감소는 사업승인을 받고도 공사진행을 못한 사업지가 증가함을 뜻하므로 잠재적 사업물량이 실제 기성액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해당 건설업체의 외형유지 전망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부정적 시장전망, 사업진행의 어려움, 사업의 전략상 이연, 비우호적 정부정책 등의 원인으로 건축착공이 지연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건설경기에는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기도 한다.

국내 건설산업은 한때 국내 GDP의 20%(건설투자/GDP)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던 거대산업이다. 그러나, 산업구조 고도화로 국민경제내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저임금에 기초한 물량위주의 성장을 도모해왔던 건설업계는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GDP 비율은 1998년을 저점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여타 건설경기지표와 달리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2003년, 2004년 주택매매가격 급등에 따른 주택경기활황시기에 그 비중이 소폭 증가하였다.

과거 호황기때에는 GDP성정률을 상회하던 건설업성정률은 차츰 증감률의 변동폭이 감소하면서 평균에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업성정률의 회귀현상은 국내 건설산업이 과거 성장산업의 면모를 벗어나 저성장기조가 정착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또한, 향후 국내 건설시장의 경쟁요소가 질적차별화에 무게가 실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경기는 주택매매가격과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주택매매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건물건설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반대로 주택매매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건물건설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경우 공급이 증가하는 당연한 모습일 수 있으나, 건설업의 경우 소위 완성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바, 주택매매가격지수가 건물건설증감률에 대해 선행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다만, 주택시장의 경우 부동산가격급등을 우려한 정부정책이 빈번하며, 또한 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택가격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에 의해서도 건설실적은 변동되어진다. 따라서, 2005년 들어 여전히 나타나는 주택가격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건설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정책을 반영한 건설실적위축 및 관망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경기의 또 하나의 바로미터인 아파트 미분양수를 통해 주택시장의 거래동향을파악할 수 있다. 미분양수는 전국적으로 2002년 4월 최저치를 기록한 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4년 12월에는 691백호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2005년 들어 8월말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이후 하반기에는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띄고 있다.

한편, 서울지역의 미분양수는 큰 증가없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서울지역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지역간 주택경기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2004년 기준 전국적인 주택보급율은 102%에 다다르고 있으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서울은 90%가 채 안되며, 수도권의 경우에도 9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국 수준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서울의 주택보급율 저하에 의해 전국적인 미분양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미분양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2004년 기준 미분양비중 역시 1.3%에 불과하여 전국평균(17%)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건설경기실사지수(BSI)는 경기예측의 한 방법으로서 경기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 그리고 이에 대비한 계획서 등을 설문을 통해 조사, 수치화하여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지표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여 100이상이면 전월보다 체감경기가 상승하였음을, 100이하이면 전월보다 체감경기가 하락하였음을 나타낸다.

건설경기실사지수의 추세를 살펴보면, 2002년 하반기 이후 체감경기지수는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05년 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상승하였으며, 이후 8.31대책의 여파로 다시 감소하였다.

건설경기실사지수는 다른 경기관련지표와는 달리 기업가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까지 조사가 가능하고, 정부정책의 파급효과를 분석하는데 활용되기도 하며, 경기의 전환성을 예측하는데는 효과적이다. 다만, 경기의 진폭이나 강도를 예측하는데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건설경기지표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건설경기는 말 그대로 사이클(cycle)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게 된다. 최근의 건설경기지표를 통해 알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은 과거보다 주택건설경기의 영향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의 건설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주택건설경기부양이라는 성장엔진을 통해 모색한 결과로 해석된다. 상당수의 건설업체가 주택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로 진입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은 봇물을 이루었다. 그러나, 전국적인 주택보급율이 100%를 상회하고,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강화, 부동산세제강화 등의 정부정책을 감안할 때, 향후 판교, 송파 등 대규모 택지개발 등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주택경기의 활황세를 기대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건설산업은 GDP증가율을 넘어서는 큰 폭의 변동율을 나타내는 고성장산업으로써의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의 건설경기지표는 변동폭이 잦아들고 있으며 평균에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건설산업은 저성장 기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외형성장 및 가격경쟁력을 추구하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수익성 개선 등의 질적 차별화를 도모할 단계에 이미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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