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 시무식서 밝혀

▲ 과총은 올 한 해 사업 추진의 기조를 '수렴'과 '발언'으로 잡았다. 과학기술인의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여서 정책 결정 과정에 '발언'하고, 과학기술인의 활발한 사회 참여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년인사회 모습.

과학기술인 목소리 ‘수렴’해서 적극 ‘발언’할 터
 
“올 한 해 과총 사업의 목표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고객 만족’입니다.”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은 지난 2일 오전 열린 2006년 과총 시무식에서 “과총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알고,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만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진 78%는 경영 혁신의 가장 큰 원천으로 ‘고객 및 거래업체’를 꼽고 있다”며 미국 경쟁력위원회(Council on Competitiveness)의 최근 조사결과를 소개한 뒤 “과총도 우리의 고객인 회원 단체 및 개인 회원의 요구를 충실히 귀담아 듣고 발전 방안을 찾아내 경영 혁신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과총 설립 40주년을 맞는 해여서 ‘네트워킹’ ‘고객 만족’ 등의 표현 속에는 여느 해 시무식과는 다른 결의가 담겨 있어 보였다.
 
과총은 올 한 해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와 ‘고객 만족’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좇을 수 있을까.  ‘2006년 사업계획서’를 미리 살펴봤다. 
 
올 한 해 과총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과학기술정책기획 . 조사 . 자문’과 ‘과학기술이해저변 확대’ 사업.
 
과총은 이 두 사업에만 지난해보다 20억여 원의 예산을 늘려 잡고 신발 끈을 단단히 묶었다.

‘과학기술정책기획 . 조사 . 자문’ 사업의 목적은 과학기술 현장의 목소리를 상시 모

   
▲ BRAIN POOL 홈페이지.
니터링하고 의견을 수렴해 이를 정책 과제화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 정부에 건의하기 위한 것.

또 ‘과학기술이해저변 확대’ 사업은 과학기술인과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예술 . 종교 등 각계 여론 주도층 간의 접점을 좁혀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전문가 집단으로서 과학기술인의 책임을 늘리며,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두 사업의 핵심 키워드만 추려보면 ‘수렴’과 ‘발언’. 한마디로 과총이 과학기술인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이를 정부와 사회 각 계 및 국민을 향해 ‘발언’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과학기술정책기획 . 조사 . 자문 사업’의 대폭 확대다. 과총은 이 사업의 올해 예산으로 10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예산 2억 원보다 400% 늘어난 금액이다.
 
과총은 이 돈을 먼저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쏟을 예정이다. 과학기술인의 인터넷 커뮤니티(까페)를 만들어 운영하고 지원하며, 각 분야 및 지역별로 ‘과학기술 리포터(가칭)’를 구성해 활발한 활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리포터’는 각 분야 및 지역에서 일어나는 과학기술 동향과 현안 등을 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과학기술현장 상시 모니터링 및 연계 체제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이 사업에 올 한 해 1억8000만 원이 투입된다.
 
과총은 매 주 발행하는 뉴스레터 ‘STS observer’ 역시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수렴하

   
▲ YGF는 국내·외 젊은 과학기술인들의 인적 교류의 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는 인터넷 공간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정책 동향과 과학기술계 현안에 대한 기사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뉴스레터의 본연의 발행 목적에 연착륙하겠다는 계획이다.
채영복 회장은 지난해 9월 뉴스레터 창간사를 통해 “뉴스레터는 과학기술계의 모세혈관이자 사회를 향한 확성기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수렴’의 사업 기조라면 이를 ‘정책 과제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은 ‘발언’을 위한 노력이다.
 
과총은 올 한 해 순발력 있는 정책 과제 이슈화를 위해 각 분야 및 이슈별로 ‘한시적 전문위원회(Ad-Hoc Committee)’를 꾸릴 계획이다. 사안 별로 융통성 있게 대정부 건의도 하고 대국민 이슈화도 해나가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해 첫 시작해 5차례 열린 ‘월례 열린포럼’은  오는 1월 말 ‘연구 윤리’에 대한 포럼을 시작으로 과학기술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대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호식 정책조사팀장은 올 한 해 정책과제 이슈화 사업의 기조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과학기술인의 사회 참여를 통해 추락한 과학기술계의 신뢰를 회복해나가고 국가연구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과총이 일조 하겠다”고 말했다.
 
 과총 ‘지역연합회’부터 ‘재외과협’까지 네트워킹 활성화

 

   
▲ KCIST-2006은 과학기술 연구활동의 질적 향상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지난 2002년 처음 열려 올해 다섯 번째 개최를 맞는다. 지난해 KCIST-이학부문 회의에서 장호완 공동조직위원장(과총 부회장)이 채영복 회장의 환영사를 대독하고 있다.
 ‘과학기술이해저변 확대’ 사업은 과학기술인의 대정부 . 대국민 ‘발언’에 집중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해 4억5천여만 원 예산에서 16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 예산은 과학기술(ST, Science & Technology)과 사회(S, society)를 잇는 STS 연계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STS 연구 저변을 확대하고, STS포럼도 활발하게 개최하는 데 쓰여진다.  
 
지난 해 처음 시행한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발표 사업도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이해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국민들이 한 해 동안 일어난 국내 과학기술계 뉴스를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과총은 지난해 10대 뉴스를 선정, 뉴스 별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발표하면서 ‘황우석 교수팀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 파문’을 2005년 최대 과학기술 뉴스로 꼽았다.
 
‘과학기술이해저변 확대’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지역과학기술인 활동 강화 및 네트워크 구축’ 사업이다.
 
과총은 전국 13개 과총 지역연합회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지역 과학기술인의 DB를 구축하고 역량 기초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각종 과학기술 혁신 포럼을 비롯해 심포지엄과 세미나에 대한 지원도 적극 펼쳐갈 계획이다.
 
지역 연합회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한민족 과학기술인의 네트워킹도 함께 추진된다.
 
이를 위해 과총은 브레인 풀(Brain Pool) 사업의 수혜 대상인 외국인 과학자를 재외과협으로부터 추천받음으로써 ‘과총-재외과협-외국인 과학자’로 이어지는 네트워크를 보다 활성화할 계획이다. 브레인 풀은 외국인 고급과학기술인력의 국내 유치를 위한 ‘해외고급과학두뇌 초빙 활용’사업이다.
 
국제협력팀 박계영 담당은 “기존에도 외국인 과학자 추천을 재외과협으로부터 받아왔지만 올해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재외과협의 인재 추천을 위해 여러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인적 교류는 물론 국제학술단체와의 학술 네트워킹도 한층 강화된다.
                    
오는 7월 19일 과총 40주년을 맞아 열릴 예정인 ‘세계한민족과학기술자대회’는 General Session과 Technical Session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General Session에서는 과학기술과 거버넌스, 국가연구사업 추진관리, 과학기술교육, 과학기술 지역균형발전 등 과학기술계 주요 이슈를 주제로 각계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해 토론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Technical Session은 국제학술회의 ‘KCIST(Korea Conference on Innovative Science and Technology)’ 와 연계하여 개최될 예정이어서 ‘학술 활동’과 ‘정책 토론’이 어우러지는 과총 40주년 기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계한민족과학기술자대회’는 국내?외 청년 과학기술자 150여명이 참석하는 YGF(Young Generation Forum)행사를 비롯해 과총 40주년 기념식도 함께 열린다.
과총 설립 40주년 기념식은 과학기술계 및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과총의 비전을 선포하는 영상물 등이 방영될 예정이다.

학회 학술활동, 합리적 ‘지원 기준’ 모색

국내 학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학회지원을 위한 예산이 지난해 38억7800만 원에서 올해는 47억4000만 원으로 22% 늘어났다. 이 예산 가운데는 세계적인 유명 학술회의를 국내에 유치한 학회 지원금도 4억 원 신설됐다. 
 
과총은 이 같은 학회 지원금의 증액 및 다각화와 함께 합리적인 ‘지원 기준’을 마련, 학회 활동의 실효성 제고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군소 학회 및 학술지가 논문의 품질 저하는 물론 학술지 국제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과학기술계 내에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학회가 올린 성과나 활동 실적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하거나 아예 지원여부까지 전면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과총은 지난해 12월 12일 학회 및 학술 관련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회 학

   
▲ 보다 합리적인 학회 학술활동 지원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총이 주최한 ‘학회 학술활동 지원 강화와 실효성 제고 방안’ 공청회.
술활동 지원 강화와 실효성 제고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날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먼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정기 학술회의와 공동 학술회의, 국제 학술회의에 대한 적절한 예산배분과 계획으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학술회의의 질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학술 프로그램을 줄이는 대신 교육 세션과 심포지엄, 학생연합 프로그램 개최를 통해 수요자 중심으로 학술회의의 성격을 바꾸자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다.
 
반면 일선 소규모 학회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자칫 소수 학회에 대한 지원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원 수나  논문 투고 수, 학술회의 개최건수 등 학회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할 경우 한국적 특수성에 기반한 일부 학문에 대한 지원이 거의 중단될 수 있다” 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과총 학술진흥팀의 강필선 대리는 “2006년 학회 지원기준 및 방법, 평가, 절차 등을 심의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하고 학회 학술활동 지원 예산의 효율적 배분과 합리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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