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양 감소시켜주고 섬유소 분해 활성

고혈압, 당뇨병, 비만, 소화기계통 암 예방 효과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다.

기생충 알 김치가 나라 안팎을 뒤흔들어 놓는가 싶더니 집집마다 올해는 직접 김장을 해먹을 거라고 또 한번 시끌벅적하다. 이래저래 여자들만 피곤해진 감도 있지만 그래도 겨우내 온 가족이 영양 덩어리인 김치를 맛나게 먹을 생각을 하면 손톱 밑에 낀 고춧가루와 온몸에 밴 마늘 냄새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듯 싶다.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김치!

김치의 주원료들을 살펴보면, 배추 등의 채소는 대장암 예방효과가 탁월하고 마늘은

   
위암 예방, 고춧가루는 켑사이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작용을 도와주며 비타민A와 C의 함유량도 많아 항산화 작용까지 한다. 그리고 생강에 함유된 진저롤은 식욕증진 및 혈액순환에 좋은 효과가 있다.

동물성 재료인 젓갈은 아미노산이 풍부한데 이는 밥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니 요모조모 골고루 참으로 대단한 김치가 아닐 수 없다. 이 낱낱들이 사이좋게 버무려져 숙성이 되면서 발생하는 젖산균은 새콤한 맛을 내 식욕을 돋워 줄 뿐 아니라 장 속의 유해균 작용을 억제해 주는 항균작용까지 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김치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켜주고 fibrin(섬유소)을 분해하는 활성을 가져 고혈압, 당뇨병, 비만, 소화기계통의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여기다 더해 최근엔 조류독감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미국의 언론보도까지 더해져 그 어느 때 보다도 한국김치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효과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이다.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 침채(沈菜) 혹은 딤채!

침채류는 채소 저장법의 하나로 담그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리의 공통점은 원료채소를 소금물에 절이면 삼투압에 의해 원료채소의 세포액 성분이 절임물로 빠져 나오고 미생물의 번식으로 인해 빠져 나온 채소의 세포액 성분이 분해되어 산 또는 조미성분을 만들며 이것이 소금과 함께 채소의 세포조직 속에 들어가 특수한 맛과 향을 내게 되는 것이다.

침채류는 채소를 원료로 하므로 섬유질의 중요한 공급원이며 발효과정 중에 생기는 각종 효소는 소화를 돕고 젖산균 등의 세균은 정장작용까지 하므로 침채류의 영양적 가치는 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치가 피클보다 멋진 이유

사실 채소를 절여서 보관하는 것은 세계 공통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피클은 피자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젖어(?) 비틀어진 오이피클 정도이나, 사실 피클의 원료는 오이, 양파, 토마토, 올리브 열매, 무화과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이 피클 역시 침채(沈菜) 발효 음식으로 다소의 영양소를 내포하고는 있으나 고추와 젓갈을 가미하여 한번 더 변용을 일으키면서 전혀 다른 제3의 채소절임으로 둔갑한 김치에 감히 견줄 바가 못 된다.

   
▲ 김치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켜주고 fibrin(섬유소)을 분해하는 활성을 가져 고혈압, 당뇨병, 비만, 소화기계통의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피클뿐만 아니라 배추나 오이를 소금이나 식초에 절인 중국의 파오차이, 잘 알려진 일본의 다꾸앙 등도 어느 모로 보나 한국의 김치엔 결코 게임이 되지 않는 음식들이다. 맛에 있어서도 ‘피클’이나 ‘파오차이’의 신맛은 김치 특유의 맛을 따라올 수 없다. 물론 김치도 발효되면서 유산균을 생성하고 유산균이 젓산균으로 바뀌면 신맛을 내지만 신맛을 내기 전에 젓산발효로 국물에 탄산이 녹아 특유의 시원한 맛을 낸다.

특히 식품의 다섯 가지 기본 맛에다 젓갈로 인한 단백(蛋白)한 맛과 발효의 훈향을 더하는 일곱 가지 독특한 풍미를 갖춘 발효야채식품은 한국의 김치뿐이다. 발효를 거치지 않고, 화학 첨가물로 신맛을 낸 일본의 기무치가 한국의 김치를 따라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치를 담그는, 혹은 먹는 센스! 김치를 맛있게 담글 욕심으로 양념을 과하게 넣으면 김치가 빨리 시어지고 물러지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찹쌀과 멥쌀가루로 푼 물을 넣으면 맛은 있지만 이 역시 빨리 시어지므로 특히나 여름엔 넣을 일이 아니다.

김치의 맛과 영양가는 숙성온도와 보관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체로 2∼7℃에서 2∼3주간 숙성시킨 김치가 가장 맛있다. 이때는 pH가 4.3 정도 되기 때문에 영양 가치면에서도 가장 높다.

이미 시어진 김치를 조금 덜 시게 먹고자 한다면 김치 한 포기당 날계란 두개를 넣어 두었다가 12시간쯤 지나서 꺼내 먹으면 신맛이 한결 덜해진다. 물론 계란이 흐물흐물해지긴 해도 내용물엔 이상이 없으니 원래의 제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계란 대신 조개껍데기를 넣어도 된다.

음식에는 궁합이 있다. 바야흐로 고구마의 계절이 돌아왔는데 이 고구마가 바로 김치와 나무랄 데 없는 찰떡궁합이다. 비타민, 무기질, 아미노산, 유기산 등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김치지만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바로 염분의 과다 즉 나트륨 함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나트륨은 김치의 다른 성분이 예방해주는 고혈압과 기타 성인병을 오히려 유발시킬 수도 있는 원인물질이기도 한데 이 때의 답이 바로 고구마다. 고구마의 풍부한 칼륨이 김치의 과한 나트륨 성분의 배출을 도와주는데 아마도 우리의 신비로운 인체가 귀신같이 이를 감지하고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치를 땡기게(?) 한 것은 아닐런지.

전문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김치의 주원료에 의한 분류만으로도 배추김치류 25종, 무김치류 62종, 오이김치류 10종, 기타 채소김치류 54종, 해조김치류 5종, 기타 김치 21종 등 187종에 달하고 있다.

이렇듯 장하디 장한 우리의 김치가 어느 때부터 인가 메이드 인 차이나에 밀리고 일본과는 원조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는 우리가 매일 밥상에서 대하는 김치를 너무 홀대한 원죄 때문일 지도 모른다.

김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는 너무 늦게 우리 김치의 새로운 면모를 알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김치, 그 오묘한 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안 느껴 질 수가 없으며 우리 조상들의 발효기술과 식문화에 대한 높은 식견과 지혜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자료출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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