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농가 물 부족 해법 ‘빗물’에서 찾는다

농촌진흥청은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와 최근 개발된 ‘온실용 빗물이용시스템’에 대한 현장평가회를 열었다고 지난 4월19일 밝혔다.

이번 현장평가회는 지난 4월17일 시설원예 시험장과 국화재배 농가(부산 강동동)에서 농업인, 연구·지도기관, 생산업체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개발된 빗물이용시스템 소개 및 농가 현장에 설치된 시스템을 살펴보면서 개량보완 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온실용 빗물이용시스템은 각종 이물질이 혼합된 초기 빗물을 이용자가 설정한 시간만큼 자동으로 흘려버리고 맑은 빗물만 모이도록 개발됐다. 비가 많이 와서 저장 탱크에 가득 차면 자동으로 빗물 저장이 차단된다.

이 시스템은 △빗물을 모으는 집수시설 △초기 빗물 배제장치 △불순물을 걸러주는 여과장치 △빗물을 보관하는 저장탱크 △모인 빗물을 작물에 공급해주는 관수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온실용 빗물이용시스템 구성도

빗물 저장조는 땅속에 물탱크를 묻어 빗물을 저장하는 지하 저수탱크형과 비교적 설치하기가 쉽고 설치비가 저렴한 지상 저수탱크형으로 나뉘며, 저장조의 형태·크기는 농가의 시설규모와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농가의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상 저수탱크형 구조재는 토목건축용 거푸집을 이용해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이 좋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부산에 위치한 농진청 시설원예시험장 유리온실에는 800톤 규모의 지하 저수탱크형과 연동형 비닐하우스에 60톤 규모의 지상 저수탱크형이 설치돼 가동 중에 있다. 또 부산 시설농가에 건축용 거푸집을 이용한 저가의 100톤 규모 지상 저수탱크가 설치돼 국화재배 실증시험을 하고 있다.

부산 강동동 시설농가에 모아진 빗물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pH와 전기전도도(EC)는 농업용수에 비해 월등히 낮았고, 시설토양의 염류농도와 관계되는 나트륨과 염소도 농업용수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시설원예재배지는 지역에 따라 지하수 고갈, 철 성분 과다 등 수질이 좋지 않아 작물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해안이나 간척지 주변의 지하수는 염류농도가 높아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시스템을 활용한 빗물을 이용해 딸기, 국화 등의 작물을 재배하면 기존 농업용수에 비해 생육과 수량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우리나라 온실 전체 면적인 약 5만2천㏊의 10% 면적에 적용하면 3천900만 톤/년의 물이 절약되고, 이는 440억 원/년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CO2)는 1만2천927톤/년 감소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 전종길 연구관은 “이번 빗물이용시스템 개발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원예농가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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