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자원’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흔히, 미래도시를 형상화하는 영화나 만화를 보면 각종 자원들이 쓰임을 다하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는 것을 본다. 만화 영화 ‘코난’속에서는 각종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빵을 만들어, 주 음식자원으로 사용하고, 또 다른 영화 속에서는 고철로 옷을 해 입는 장면이 눈에 뜬다.
최근 들어 지속가능이라는 주제로 환경부, 산업자원부, 재정경제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경제적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원의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시점이다. 또한, 인간이 살기 위해 그렇고 국가간 교역활동을 위해서라도 자원은 계속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주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속가능성을 놓고 가장 기본적인 자원인 빗물의 유용적 이용을 놓고 다각적인 연구와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물관리 새로운 패러다임 ‘빗물’



최근 우리나라 물 문제의 가장 큰 특징은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된 강우 패턴의 변화이다. 연간 총 강우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 홍수기 강우 집중도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강우 패턴의 변화가 심화될 경우 도시 지역의 경우 기존의 하수도 및 하천의 설계 홍수량을 초과하게 되어 도시 내의 홍수 피해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최근 기후변화, 산업화 및 인구증가 등으로 인한 각종 물 문제의 변화에 대처하는데 기존 물 관리 방식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빗물 모으기’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설명 designtimesp=10411> 육군 노도부대에 설치된 빗물이용시설 조감도.

이제까지의 수자원 관리는 수학적 모델 예측과 댐, 하천 제방과 같은 대규모 집중형 시설의 건설을 중심으로 국가기관의 주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방식은 물 재해 피해 경감, 수자원 증대, 농업 생산량 증대 등 이제까지 산업화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지성 집중 강우현상의 빈번한 발생 등 기후 변화는 물론 인구 증가 및 산업화 추세가 가중되면서 기존 방재체계가 그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자연스런 물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기존방식은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특히 인구가 집중된 도시내의 국지적 홍수 발생에 대해서는 거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 맞는 즐거움, 이용하는 즐거움

빗물이야말로 모든 수자원의 출발점이다. 물로 인한 홍수 및 가뭄 등의 수량적 문제와 하천오염과 같은 수질의 문제 모두 강우현상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나 토지를 흘러내린 빗물은 오염되어 있으나 빗물관리를 통해 집수면에서 받은 빗물은 깨끗하여 다른 용도로의 사용이 가능하다. 발생원에서 빗물을 집수하게 되면 수량과 수질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해 진다.
최근 들어 하천 본류에 다다르기 이전의 국지적 홍수 및 지류의 건천화 문제, 주거 지역 주변 지류의 오염문제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발생원에서부터 문제를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것이 기술적, 경제적인 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2000년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 현재 전세계 인구의 1/6에 해당하는 10억 이상의 인구가 적절한 물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거나, 시간과 수질면에서 한정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또한 멀지 않은 미래에 개발도상국의 수백만 인구가 깨끗한 음용수를 얻지 못해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물 공급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인류의 행복과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해결책의 하나로 ‘빗물 모으기’가 전세계적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UN총회는 최근 8가지 새천년 개발목표(MDGs: Millenium Developement Goals)를 설정하였다. 이중 물과 직접 관련된 것은 7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개발의 보장’으로 3가지 실천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세계 각국의 정책과 프로그램에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종합적 원칙을 마련토록 하여 자연자원의 손실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안전한 음용수 공급을 못 받는 세계 인구를 반으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UN총회는 최근 2003년을 ‘세계 물의 해’로 선언하여 위기에 처한 수자원을 보호하고,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실제적인 실천 추진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2000년 9월, UN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 각국의 정상들은 2015년 안에 안전한 식수를 구할 방법이 없거나 얻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을 반으로 줄이기로 서약했다. 그리고 2002년 요하네스버그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 필요한 위생시설 확보가 어려운 인구의 비율 또는 2015년까지 반으로 줄이기로 합의를 했다.

이러한 UN총회의 움직임에 부응하여 UNEP 산하 IETC는 전세계의 친환경 기술정보 교류와 발전을 위한 인터넷 통합 Data Base 구축을 구상하여 ESTIS(Environmentally Sound Technologies Information System)라는 인터넷 서버망을 보급 중에 있다. UNEP-IETC는 빗물 이용 기술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2003년 7월 서울대학교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ESTIS 서버를 한국에도 설치하는 것은 물론, 공동연구센터인 ‘빗물연구센터’를 서울대학교 공학 연구소 내에 개소하였다.
이처럼 UN 차원에서 물 문제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업분야의 하나로 부각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적인 노력의 하나로 ‘빗물 모으기’에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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